욕망과 갈등, 죽음과 환희, 물과 빛의 이미지로 전환되는 극단 노뜰의 ‘보이체크’가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2010서울연극올림픽’ 공모선정작으로 공연되는 ‘보이체크’는 2006년 야외극으로 초연, 2009년 실내극으로 변신해 국내외 선보였다.

이 작품에는 가난한 병사 보이체크와 마리가 등장한다. 보이체크는 낮에는 대위의 이발사, 밤에는 의사의 임상실험 환자로 일하고 있다. 의사의 임상실험이 깊어질수록 보이체크는 환청과 환영에 시달리게 된다. ‘보이체크’는 인간존재의 근원적 물음을 시적으로 압축하고 이미지화시킨 작품이다. 관계자는 이 작품을 “보이체크와 마리를 위한 광시곡”이라고 표현하며 “도시는 그에게 탄생과 생명의 공간이 아닌, 눅눅한 지하세계의 질퍽한 매개체일 뿐이다. 그의 삶은 그렇게 물기 먹은 군복처럼 무겁고 차갑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작품은 원작의 이야기 구조에서 핵심적인 인물들을 차용, 새롭게 재구성했다. 관계자는 “보이체크와 마리 그리고 그 둘을 둘러싼 외부적(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 마리와 보이체크의 내면의 정서를 반영하는 정체불명의 ‘크리스티앙’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다시 정리 됐다. 작품의 대사는 원작에 비해 압축되었으며 인물의 심리를 새롭게 장면화해 작품은 현실과 관념 사이를 넘나들며 진행된다. 인물들은 춤을 추듯 고통과 사랑과 갈등을 표현한다”고 전했다.

연극의 보편성을 연극철학으로 삼고 있는 극단 노뜰은 “여러 나라, 다양한 관객을 찾아가고 전통을 통한 신비주의 연극이 아닌, 보편성을 토대로 정서를 나눌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1993년 연출가 원영오에 의해 창단된 극단 노뜰의 주요 작품으로는 ‘귀환 The Return’, ‘동방의 햄릿 Hamlet form the East’, ‘보이체크 Woyzeck’ 등이 있다.

극단 노뜰의 작품들은 1997년 모나코 페스티벌 초청공연을 시작으로 99도가페스티벌 초청, 2001/2002아비뇽 페스티벌 오프 참가공연, 국립극장,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대전예술의전당, 안산예술의전당 외, 2004년 베이징, 마카오, 방콕, 동경, 교토, 에들레이드, 멜번, 인도네시아, 타이페이, 루마니아, 몰도바, 싱가포르 외 20여 국가 30여 도시, 마을에서 공연됐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