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의 도시 고양시와 고양문화재단은 올 가을 호수공원을 중심으로 야외공연예술축제를 펼친다. 호수, 거리, 자연, 사람이 어우러진 도심 속의 축제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총 80단체 82작품 340회 공연이 예정돼있다. 2008년 첫 페스티벌 이후 2년 만이다.

9월 30일 오후 3시 프레스센터에서 이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최성 고양시장, 고양문화재단 김영준 문화사업본부장, 극단 일로토피 예술감독 브뤼노 쉬네블랑(Bruno Schnebelin), 벨기에 겐트국제거리극축제 예술감독 파비엥 아우두런(Fabien Audooren)이 참석했다.

2010고양호수예술축제는 오는 10월 7일부터 10일까지 총 28개 장소(호수공원 내부 21개소, 호수공원 외부 7개소)에서 진행된다. 거리극, 무용, 마임,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들이 무료로 펼쳐진다.

‘물 위의 광인들(Water Fool)’
한국 초연, 물 위를 걷는 기묘하고 환상적인 드라마

프랑스 거리예술의 선구적인 극단 일리토피(Ilotopie)의 대표작 ‘물 위의 광인들’이 2010고양호수예술축제를 통해 국내에 첫 선을 보인다. ‘바다로 간 태양의 써커스’라 불리는 ‘물 위의 광인들’은 일산호수공원 주제광장에서 10월 8일과 10일 두 차례 공연된다.

새로운 차원의 다원예술이라 평가받는 이 작품은 특수 제작된 서핑 보드 위에서 물 위를 걷듯 연기하는 배우들과 거대한 무대소품들, 불꽃과 음악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선사한다.

극단 일리토피의 예술감독 브뤼노 쉬네블랑은 “물은 도시의 경관을 비추는 거울이다. 도시를 비추는 물 위의 작업은 한국에서의 시간을 추억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물 위의 광대들’을 선보인 이후 여러 나라에서 공연했다. 장소와 관객들은 모두 다르지만 이미지는 기억 속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도시에서의 물이란 이미지는 퇴색과 상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예술을 통해 신화를 만들어내고 상상력을 더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고 몽환적인 삶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꿈이 모두 아름다운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장면이 섞여 있다”고 덧붙였다.

어디든지 무대가 된다!
호수공원 곳곳에서 펼쳐지는 공연들

고양호수예술축제를 보는 재미 중 하나는 평소 전혀 생각지 못했던 장소에서 공연이 펼쳐진다는 점이다. 일산호수공원 내 무지개 조형물 옆에서는 호수공원으로 캠핑을 온 죽마고우 도이와 더기의 이야기 ‘귀성Ⅱ’가 공연된다. 극단 연극촌사람들은 호수공원을 샅샅이 뒤져 실제 캠핑 분위기가 날 수 있는 물가를 공연 장소로 택했다.

일산 호수공원의 전통정원 안에서는 가야금과 피리로 구성된 동서신악연구소 나라의 영화음악여행이 진행된다. 일산 호수공원 중앙에 위치한 달맞이 섬에서는 물과 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공간을 배경으로 무브먼트 당당의 ‘떠나는 사람들’, 퍼포먼스 그룹153의 ‘메밀꽃 필 무렵’, 리브레+디훼렌떼의 ‘봄을 품는 베개’ 등 실험적인 무용공연들이 준비됐다.

공연 외에도 학술행사로 벨기에 겐트거리극축제 예술감독인 파비엥 아우두런 초청 유럽의 거리예술 유형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이 마련되기도 했다.

벨기에 겐트국제거리극축제 예술감독인 파비엥 아우두런은 “겐트거리축제는 200만 명 정도가 찾는 대규모의 행사다. 50%는 초연작품, 나머지 50%는 기존 공연들을 올린다. 4~6개 국가가 참여해 제작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한국과 겐트의 거리축제가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작품은 내러티브가 많다. 대사가 많아 거리극에 맞게 조율할 필요가 있겠지만 협력의 가능성이 열려있다. 한국 예술가 김태균(줄타기)을 초청한 적 있다. 우리한테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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