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 2시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연극 ‘프루프’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작품은 (주)악어컴퍼니, (주)나무엑터스, CJ엔터테이먼트가 손을 잡고 기획한 무대가 좋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개막작 ‘풀포러브’, 연극 ‘클로져’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자리에는 이유리 연출과 정원중, 김태인, 하다솜, 김동현, 강혜정, 이윤지 등 주요배우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강혜정과 이윤지는 데뷔 이후 첫 연극 도전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강혜정은 출산 첫 복귀작으로 공식석상에 참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연극 ‘프루프’는 천재 수학자 아버지와 천재성을 물려받은 딸 캐서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버지 역할에 베테랑 연극배우 정원중, 딸 캐서린 역할에 강혜정, 이윤지가 더블캐스팅됐다. 미국의 극작가 데이비드 어번이 쓴 이 작품은 2001년 토니상 최우수작품상 수상, 같은 해 드라마 부문 퓰리처상까지 수상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극단 연희단거리패 창단멤버로 연극계에 발을 내딛은 이유리 연출은 “그동안 기획자로, 프로듀서로 활동했고, 최근엔 뮤지컬 평론가로 활동하면서 본의 아니게 창작자에게 상처를 주는 역할도 한 것 같다. 그런 제가 연출을 맡게 됐다. 욕먹을 각오 단단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우리가 겪을 수 있는 가족사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밀도 있게 표현했다. 다양한 기질의 사람들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고, 다른 사람들과의 함수관계에서 그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그렸다.

강혜정은 “잘할 수 있을까도 되게 걱정을 많이 했다. 막상 해보니 ‘프루프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작품이다’라는 정원중 선배님의 말을 깨닫게 된다. 수학적이고 어렵고 무겁다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지만 연극 ‘프루프’는 인간에게 와 닿아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우리와 멀지 않고, 우리 안에 있는 내면의 어떤 것을 건드리는 작품이기 때문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윤지 역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 된 것처럼 조심스럽게 작업하고 있다”고 현재 심정을 전달했다.

강혜정은 출산 후 첫 복귀작으로 연극 ‘프루프’를 선택했다. “악어 쪽에서 연극 제의가 들어왔을 때 어떤 작품일까 궁금했다. 저희 회사에서 검토해본 결과 천재 수학자라는 이미지가 저랑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더라, 그래서 안할 수가 있나 (웃음). 아이를 낳은 지 5개월 정도 됐는데 사실 빠른 감이 있다. 하지만 제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삼기로 했다. 연기를 함으로서 다시금 살아있는 느낌을 받는다.”

극 중 유일한 현실주의자인 클레어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김태인은 캐서린 역할을 맡은 두 배우에 대해 “강혜정은 처음에 너무 놀랐다. 연극이 처음이기 때문에 에너지가 약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뿜어내는 에너지가 굉장히 강하다. 자극이 된다. 타고난 것 같다. 윤지는 섬세하고 민감하고 예민한 것들이 연기안에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두 배우가 서로 다른 매력과 색깔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극 ‘프루프’는 천재 수학자 존 내쉬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그의 가상의 딸을 소재로 천재성과 광기, 그 속의 끈끈한 인간관계를 다뤄 주목받았다. 퓰리처상, 토니상을 포함해 8개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3년 김광보 연출, 추상미, 장영남 출연으로 초연됐다. 2008년에는 김지호의 캐서린으로 다시 한 번 관객들을 만났다.

무대가 좋다의 세 번째 시리즈인 연극 ‘프루프’는 오는 10월 12일부터 12월 12일까지 컬처스페이스nu에서 공연된다.

글,사진_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newstage@hanm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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