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은 작가의 내면을 반영한다고 한다. 자유와 열정이 용솟음치는 작품을 그리는 심미선 작가의 전시가 윤당아트홀(관장 고학찬) 갤러리에서 열린다. 신체의 자유로운 몸짓을 부드럽고도 강한 느낌의 선으로 표현한 그녀의 작품은 열정적이다. “지금 전시하는 작품의 테마가 ‘자유’와 ‘열정’입니다. 제 작품의 주제이기도 하고요. 말 그대도 끝없이 자유로운 작품 세계의 몸짓, 저의 열정을 그린 것입니다.” 자신의 열정을 그린다는 심미선 작가의 작품에서는 강렬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 화선지에 내려앉은 신체의 아름다움

그녀의 작품은 신체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담고 있다.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그녀의 작품은 화선지에서 깨어나 현실로 나올 듯 에너지가 넘친다. 누드크로키 화를 그리는 그녀는 신체의 아름다운 선에 매료되어 있었다. “1998년 누드크로키를 처음 그렸을 때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순수한 인체의 몸짓과 기를 나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모델의 빠른 움직임, 선의 자유로움, 인체의 아름다운 선에 매료돼 신비로운 정신세계로 빠지게 됐어요.” 그때부터 신미선 작가는 신체의 다양한 몸짓을 화선지에 옮겼다.

묵과 한지를 사용하지만 그녀는 분명 서양화가다. 심미선 작가는 재료의 선택은 자유로워야 한다고 말한다. “전 서양화를 전공했어요. 동양화의 붓과 먹의 사용은 저의 새로운 표현을 위한 도구일 뿐이지요. 장지와 화선지의 흰 여백에 검은 먹을 그려나갈 때 가슴 벅찬 희열을 느끼곤 한답니다. 지금도 다른 혼합 재료들로 추상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인체의 역동적인 순간을 강하면서 절제된 붓 터치로 담아내는 그녀의 작품의 크기는 유독 크다. 그만큼 공이 많이 들어갈 터이다. “큰 작품을 그린다는 것은 꽤 어렵죠. 허리에 힘이 많이 가는 작업이에요. 먹에 담긴 큰 붓, 물의 농담 조절, 정신을 한데 모아 휘갈길 때면 손만이 아닌 제 온몸으로 그린답니다. 혼신의 힘을 다하죠.” 작품을 더욱 자유롭고 강렬하게 표현하고자 몸을 사리지 않는 그녀다.

- 매끄러움을 위한 정신집중

심미선 작가의 작품은 매끄러운 붓 터치가 인상적이다. 매끄러운 선을 보노라면 여러 번 덧대지 않고 한 번에 쓱 그린 걸로 보인다. “제가 그린 먹그림은 덧칠할 수가 없어 한 번에 빠르게 그림을 완성해야 하므로 동작이나 터치, 먹물의 농담, 작은 흔적까지 어느 한 가지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작업한 종이를 수없이 버리게 됩니다.” 그녀의 작품은 한 번에 그려야 하는 만큼 더욱 정신을 모아 작업에 임한다.

그녀는 새로운 작업에 대해 끊임없는 시도를 하고 있다. “거친 돼지털과 먹으로만 강한 역동성을 표현하려 했던 예전과 달리 현재는 먹에 담수를 섞어 농담을 표현하고자 했어요. 인체의 부드러우면서 강한 느낌의 표현에 집중했습니다.” 끊임없이 다양한 실험을 하고자 새로운 재료들을 항상 모색 중이라고 했다.

다채로운 실험을 원하는 그녀의 작업은 끝없는 고민의 여정이다. 심미선 작가는 작품 활동을 하면서 대중에게 새로움에 도전하는 작가로 인식되길 바랐다. 늘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는 심미선 작가의 작품은 오는 9월 10일까지 윤당아트홀 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 사진_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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