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산하의 서울시극단(단장 김석만)이 국내 최초로 아랍연극 ‘왕은 왕이다’를 선보인다. 서울시극단은 2009년 세계현대연극시리즈 첫 작품 ‘다윈의 거북이(후안 마요르가 작, 김동현 연출)’로 2009년 베스트3연극, 대한민국연극대상(작품상, 연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용훈 연출을 통해 무대에 오르는 세계현대연극시리즈 두 번째 작품 ‘왕은 왕이다’는 9월 3일부터 1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아랍의 전통 문화 유산(천일야화)과 유럽의 유산(정치연극)을 조화시킨 작품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왕은 왕이다’는 아랍의 대표작가 사아달라 완누스의 정치 풍자극이다. 이 연극은 세헤라자데가 들려주는 아라비안나이트의 152일째 밤(판본에 따라 다름)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민정시찰을 나갔던 왕이 시장에서 만난 가난한 상인을 궁궐로 데려온 뒤 벌어지는 해프닝을 우화적으로 그린 이 작품은 원작과는 색다른 결말을 준비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최용훈은 “연극 ‘왕은 왕이다’는 권력이란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할 수 있는 연극이다. ‘천일야화’에서 에피소드를 빌려와 이야기의 결말을 원래 이야기와 반대로 전복시킨 작품이다. 관객들에게 권력의 허와 실을 알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공연관계자는 “‘나에게 왕관과 가운을 주시오. 당신을 왕으로 만들어 드리리다’라는 대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권력이란 사람에게서가 아닌 왕관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또한 권력의 논리가 지배하는 곳에서 정의와 공정함이 자리할 수 없음을 냉철하게 비판한 작품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아랍세계의 연극을 최초로 무대에 올려서 아랍의 사회, 문화를 한층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전달하게 될 시대적 화두를 통해 아랍세계가 고민하고 있는 현실의 문제와 해결방안을 함께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극단은 아랍권 외국인들도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공연에 영어와 아랍어 자막을 설치, 이해를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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