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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처방한 의사들10] 풍경이 그의 마음을 흔들다, 임동란안국갤러리 ‘예술과 의술의 만.남.’의 작품명 ‘꽃바람’
  • 뉴스테이지 김미성 기자
  • 승인 2010.07.2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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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꽃 그리는 수채화 숙제를 하다가 그림을 덧칠을 하다 보니 잘못됐다고 생각되는 그림을 제출하게 됐어요. 그런데 오히려 선생님께서 칭찬하시면서 미술에 이런 기법도 있다고 말씀해 주셨죠. 그 때 용기를 얻게 됐어요.”

 

임동란은 인터뷰동안 특유의 소박하고 사람 냄새나는 너털웃음으로 일관했다. 그는 윗말에 “선생님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라는 말로, 어린 시절의 남다른 재능에 대해 언급하기가 급하게 말미를 맺었다. 누구나가 선생님으로부터 그간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는 일은 비일비재한 일인진대 임동란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의 작품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번 안국갤러리 ‘예술과 의술의 만.남.’에서 그가 출품한 작품은 푸른 하늘과 흐드러지게 핀 배꽃을 표현한 ‘꽃바람’이다. 이 작품이 특별한 것은 거칠고 짧은 나이프 터치로 여러 색채가 한데 어우러져 따뜻하고도 아름다운 하나의 정경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어쩌면 수채화 숙제를 해갔던 초등학생 때의 그는 어려서부터 색의 입체감, 빛의 풍성함을 감지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저희 집은 강원도 원주 시골에 있어요. 집 주변에 배밭이 있죠. 매해 봄이 되면 환하게 피는 배꽃이 정말 아름다워요. 이 길을 10년 이상 지나다녔죠.” 임동란은 어느 날 운치 있는 배밭 풍경에 감탄해 사진으로 찍었고, 집에 마련한 8평 남짓한 작업실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이것이 이 작품이 탄생한 경위다. 그간 그는 주위에 친숙한 풍경들을 그려왔다. 이는 집 근처의 논밭과 배부른 산을 포함해 개발 이전의 개울의 풍경 등, 사계절 다양한 얼굴들을 표현했다. “풍경이 오랫동안 눈에 들어온 다음 그림으로 형상화해요. 주로 출근하면서 보게 되는 풍경들이죠. 아침빛이 참 좋잖아요. 그것을 그려요(웃음).”

 

임동란의 그림은 사실적 묘사보다는 감성과 더 깊게 맞닿아 있다. 특히 이 작품에서 나무에 비친 하늘빛이 인상적이다. 하늘은 땅으로 녹아나고 꽃도 하늘로 녹아나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대로 그려나갔다고 말한다. 작품에서 실제 풍경이 차지하는 비율은 반 정도에 그친다. 나머지는 그의 감각으로 채워진다. “실제적인 것보다 생각 속에서 색감으로 다가오는 그림, 그 중에서도 따뜻한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현대 사회에서 컴퓨터에 더욱 익숙해진 눈이 나무를 보면 시원한 느낌을 받잖아요. 그 느낌으로 그리고 싶어요.”

 

감탄이 동반된 풍경을 그리는 임동란은 작업 초기에 강한 누드를 주로 그려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그림을 그리게 됐다. 풍경을 좋아하는 그에게 여행은 하나의 영감이다. 그리고 싶으면 떠난다. 그리고 사진에 담긴 당시의 감동을 그림으로 그려 나간다. “아직 미숙해서인지 아무리 좋은 풍경이래도 인상에 남지 않는 것은 작업이 잘 안돼요. 결국은 집어치우게 되죠. 감성에 확 들어온 풍경들은 작품이 돼요.”

 

임동란에게 미술은 따뜻한 감성을 품게 해주는 고향, 그리고 추억과도 같은 존재다. 그가 논리적인 인지력을 필요로 하는 영상의학과를 전공했기에 더욱 미술은 특별하다. “저는 감성적인 사람이에요. 미술은 스스로 너무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주죠. 아침 출근 전 아무런 방해받지 않는 시간 2-3시간 정도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는 부부 세 쌍으로 이뤄진 8월 사진 그룹전에서 꽃 메크로 작업과 11월 14회까지 매해 진행된 선화우회전 ‘색체와 형상전’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다녀온 감청동을 주제로 연작할 예정이다. “감청동은 달동네인데 바닷가 언덕에 있어요. 색체가 있는 미적으로 아름다운 동네에요. 반면에 사연도 많은 삭막한 곳이기도 하죠. 골목골목 지나다보면 건축기법이 경이롭다는 생각까지 들어요. 꼭 들려보세요”

 

소탈한 웃음과 봄빛처럼 따스하고 포근한 마음씨가 느껴지는 잔잔한 목소리에는 의사라는 타이틀을 의심할 만큼의 작가로서의 기품이 느껴졌다. 자연스럽게, 부드럽고 편한 느낌으로 그림을 그려나가겠다는 소박한 꿈을 지닌 임동란의 작품에 기대를 걸어본다.

뉴스테이지 김미성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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