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초연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6년 동안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 온 뮤지컬 ‘루나틱’이다. 그런 ‘루나틱’이 올 7월 드림팀으로 돌아왔다. 이번 공연에는 연출가 겸 배우 백재현을 비롯해 뮤지컬 배우 김선경, 소찬휘, 김경록, 김장섭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가창력 하면 떠오르는 가수 소찬휘와 V.O.S 김경록이 과연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정신병동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루나틱’은 다른 정신병동과 달리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조명 그리고 매력적인 굿닥터가 있다. 이 뮤지컬은 제 발로 찾아가기 두려웠던 정신병동을 면면히 보여준다. 장기공연을 해 온 터라 극의 내용도 변했을 테고, 다양한 무대에서 공연도 했겠지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포스터다. 장기공연을 증명하듯 ‘루나틱’은 여러 장의 포스터가 있다. 6년이란 시간 동안 뮤지컬 ‘루나틱’을 알려온 포스터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알아보자.

2004년 초연 당시 포스터는 달의 모습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절반은 5명의 인물이 자리를 메우고 있다. 인물들의 머리 위로 미치광이, 정신이상을 뜻하는 루나틱이라는 빨간 글씨가 보인다. 제목이 노골적이다. 루나틱이라는 제목을 보고 다섯 명의 인물을 보니 어딘가 좀 별나 보이는 것 같다. 루나틱의 첫 포스터는 화려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맨송맨송하지도 않다. 간략하게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간결한 포스터다.

2007년의 포스터는 세련돼졌다. 포스터는 이전과 같이 깔끔하지만 보다 멋스럽다. 빨간 배경을 전반으로 달 밑에는 달빛처럼 보이는 노란색의 선이 헝클어져 있다. 헝클어진 선은 마치 엉망이 된 머릿속과 같아 보인다. 환히 웃고 있는 달 위로 보이는 ‘미친듯이 웃고싶다!’는 글귀는 배우들이 ‘관객을 미친 듯이 웃기고 싶다’고 말하는 것만 같다.

2008년 포스터는 시원하다. 달이 해변으로 놀러 나온 듯한 포스터에는 세종문화회관 로고가 보인다. 장기공연을 한 만큼 다양한 공연장에서 공연했을 터. 이 포스터를 사용할 당시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했다. 최고의 웃음, 최고의 감동, 시원한 가격이라는 글귀로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읽을 수 있다. 4년 동안 꾸준히 공연을 해왔으니 자부심 가질 만하다.

2009년 포스터는 다소 부담스럽다. 그렇지만 포스터를 보면 절로 웃음이 난다. 두 남자의 얼굴 그리고 비대칭적으로 큰 입. 입에 돋보기를 갖다 대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웃는 능글맞은 두 사람이다. 주홍글씨처럼 새겨져 있는 루나틱이라는 글귀는 이들 역시 보통사람의 사고에서 살짝 벗어났음을 말해준다.

오는 9월 5일까지 마포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2010 루나틱 드림팀’은 이전과는 달리 크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다만, 귀퉁이에 조그마하게 달이 보일 뿐이다. 달 대신 한 여인이 해맑게 웃고 있다. 손으로 입을 가렸지만 가려진 손 위로 입이 선명히 보인다. 그 밑으로 ‘막을 수 없는 행복’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막아도 웃음이 새나오는 포스터의 여인처럼 뮤지컬 ‘루나틱’은 시큰둥한 얼굴도 금세 미소로 물들일 것만 같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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