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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송현옥’에게 직접 들어보는 연극 ‘폭풍의 언덕’, “퍼즐 맞추기 같은 작품이죠.”

 

오는 6월 5일부터 15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연극 ‘폭풍의 언덕’이 공연된다. 연극 ‘폭풍의 언덕’은 ‘에밀리 브론테’가 남긴 단 한편의 소설 ‘폭풍의 언덕’을 송현옥(세종대 교수, 극단 물결 대표)가 연출, 각색해 2008년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사랑의 진정성에 대한 문제를 고찰시켜 주는 작품이다.

공연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여념이 없는 연극 ‘폭풍의 언덕’의 연습실을 찾아 송현옥 연출에게 작품에 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 작년에 이어 올해도 소설 ‘폭풍의 언덕’을 각색하여 무대에 올린다. 소설과 연극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인가? 또 작년 공연과는 어떤 차별성을 두었나?
▲ 많은 사람들이 ‘폭풍의 언덕’은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사랑으로만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그동안 드라마에서나 영화에서는 사랑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밀리 洹斤遼?� 소설에서 사랑이란 것을 통해서 인간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인간은 동물적 존재에서부터 문명화된 존재, 그리고 그것을 넘어선 영적인 존재까지 3차원적인 차원에서 인간을 말하고 있다. 폭풍이라는 것을 선이라고 할 것인가, 아니면 악이라고 할 것인가? 폭풍은 그냥 자연일 뿐이다. 폭풍 같은 사랑 역시 선이라고 할 수도 없고 악이라고도 없다. ‘에밀리 브론테’는 근원적인 자연 그대로, 우주적인 사랑을 얘기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에밀리 브론테’가 소설에서 말하고자했던 3차원적인 인간의 사랑이라는 것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또 소설은 굉장히 방대하고 내레이터가 두 사람이 나와 두 겹의 액자구성으로 되어있다. 이번 연극에서는 소설의 서사적인 부분보다 ‘히스클리프’가 죽는 날 하루를 겉 줄거리로 하고 ‘히스클리프’가 그 하루를 가면서 자신의 전생의 하루와 만나는 것으로 설정해서 현재라는 차원과 과거라는 시간의 차원이 뫼비우스의 띠와 같이 만나는 그 지점의 하루를 설정했다.
원작에서는 사랑과 증오는 양면을 가진 동전이라고 말한다. ‘에밀리 브론테’의 작품적인 세계관, 그리고 우주적이고 동물적이고 영적인 넓은 스펙트럼은 좁은 무대와 제한된 시간 내에 결합하기 위해 여러 장치를 사용하였고 과거와 현재가 떨어져 있다가 차츰차츰 가까워지며 현재의 ‘히스클리프’에게 스며든다. 처음엔 관객들이 다소 어리둥절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극이 진행 되어가면서 퍼즐 맞추기를 하는 느낌으로 과거와 현재의 결합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 발레와 연극이라는 두 클래식적인 장르의 결합을 시도하였다. 그것이 작품에서 어떤 표현적 특징을 가지고 있나?
▲ 공연 예술의 형태가 계속 리얼리즘 연기에 머물러서는 공연 예술의 생명력이 약해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사실주의적 연기는 티브이나 영화를 통해서 얼마든지 접할 수 있다. 관객이 굳이 불편하고도 비싼 연극을 보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또, 사상을 전달하는 데는 대사언어가 중요하지만 감정을 전달하는 데에 있어서는 음악과 신체를 이용하여 전달하는 것이 더 정서에 와 닿지 않는가 한다. 사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신체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운 배우들이 부족하다. 이것은 과도기적인 현상이다. 나는 작품에서 이러한 시도를 위해 아름다운 신체와 아름다운 대사를 접목하는 것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까지 지금부터 천천히 준비하는 단계를 밟고 있는 것이다.

▷ 연극 ‘폭풍의 언덕’에서 음악이라든가 무대장치 등은 어떻게 준비하였나?
▲ 이 극은 폭풍과 음악과 감정의 흐름이 극을 주도하기 때문에 음악을 많이 사용했다. 또, ‘에밀리 브론테’의 주옥같은 대사들을 감히 쳐낼 수가 없었다. 예전에 다른 작품들에서는 상징적인 동작과 오브제들을 많이 사용했었는데 이 작품만큼은 ‘에밀리 브론테’를 거역할 수 없다. 이 작품은 ‘에밀리 브론테’의 힘으로 가는 것이지 ‘송현옥’의 힘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겸손한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요즘 공연에서는 텍스트의 문학적 대사를 사용할 수가 없다. 하지만 오히려 과감하게 문학적 대사들로 얼마든지 리얼한 정서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작품을 보러오는 관객들에게 공연 전에 미리 알려줄 관람 포인트는 없나?
▲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가는가 하는 것에 대해 입체적으로 상상을 하면서 좋을 것 같다. 또 왜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을 20년간이나 못 잊고 증오의 감정으로 살면서 자신을 망가뜨렸을까 하는 것에 대해 현대가 잃어버린 비극적 연인의 모습으로써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 궁극적으로 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바는 무엇인가?
▲ 요즘 광고에서도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말을 쓴다. 그만큼 요즘은 사랑의 감정을 너무나 가볍고 가변적이고 유동적인 걸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포스트모던적인 유희현상에서 사랑이라는 것이 더 이상 우리가 쉬운 존재로 볼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영혼의 사랑을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


취재_이수근 sugun11@hanmail.net
글_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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