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상동화’는 현재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에서 공연 중인 작품이다. ‘환상동화’는 제목이 풍기는 상큼함과는 반대로 ‘전쟁, 사랑, 예술’이라는 인간과 인생의 본질을 뚫고자 하는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토록 무거운 주제임에도 연극 ‘환상동화’는 전혀 난해하지 않다는 것이 특징이다.
‘환상동화’는 전쟁, 사랑, 예술을 담당하는 3명의 광대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넘치는 익살로 관객들의 웃음을 주름잡는 3명의 배우들은 어느 하나 뒤처짐 없이 뛰어난 연기실력을 선보인다. 그 중 전쟁광대 역을 맡으며 전쟁의 잔혹함을 실감나게 묘사했던 배우 최대훈과 인터뷰를 나눠보았다.
'환상동화'의 계보학
연극 ‘환상동화’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다른 연극 공연들을 보면 시즌 1, 2, 3의 구분이 명확한데 유독 '환상동화' 만큼은 이번이 몇 번째 시즌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 이유는 오늘의 ‘환상동화’가 있기 까지 그동안 많은 굴곡을 거쳐 왔기 때문이라고 배우 최대훈은 전했다. “신진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을 올리는 ‘변방연극제’가 2003년에 있었는데, 거기서 '환상동화'가 처음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 후 다른 기획사들과 접촉을 시도 했지만 잘 되지 않았고, 지원금 신청에서도 떨어지는 아픈 역사를 거쳤습니다. 2006년도에는 어렵사리 지원금을 얻게 되었으나 보름정도만 공연을 했을 뿐이고 드디어 2007년에 ‘이다’와 손을 잡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007년에 3개월 동안 공연을 했었고, 올해도 역시 ‘이다’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말을 듣고 보면 '환상동화'는 나름대로 시즌 4를 맞은(?) 공연이다. 2006년부터 합세해 벌써 3차례의 공연을 함께한 배우 최대훈은 이렇게 첫 만남의 감흥을 떠올렸다. “2006년 ‘환상동화’와 처음 만났을 때는 배우나 스텝들 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포진해 있었기 때문에 그때는 작품을 한다기보다 그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기분으로 공연에 임했습니다. 그 다음 2007년 두 번째 공연에서는 반가움으로 ‘환상동화’를 만났습니다. ‘환상동화’를 다시 공연한다는 사실도 좋았지만, 헤어졌던 배우들과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역시나 반가움과 설렘으로 작품과 만나게 되었고 연극에 대한 진정성을 고민하며 ‘환상동화’의 전쟁광대를 연기하고 있습니다.”
그가 전쟁을 선택한(혹은 선택된) 이유
연극 ‘환상동화’에는 3명의 광대들이 출연한다. 이들은 인생에 있어 빠질 수 없는 3가지 요소 사랑과 전쟁, 그리고 예술을 담당하는 광대들이다. 그 중에서도 배우 최대훈은 전쟁광대역을 맡았다. 달콤한 사랑도 숭고한 예술도 아닌 더러운 전쟁을 택한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저는 원래 제가 생긴 모습이나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여리고 약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전쟁광대역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환상동화’의 연출가님이 외향적으로 키가 크고,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사람을 구하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가 전쟁광대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연출가님이 저를 선택해 주신 거죠.(웃음)”

겸손한 그의 말과는 달리, 연극 ‘환상동화’에서 배우 최대훈은 거의 신들린 듯한 전쟁광대의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전쟁의 잔혹함과 유머를 오가는 그의 연기는 매 시간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이런 그도 전쟁광대를 연기함에 있어 나름의 어려움은 있지 않을까? “전쟁광대 캐릭터도 그렇고, 제가 연기하는 스타일도 그렇고 너무 강한 느낌이 드는 게 걱정입니다. 전 공연에서도 ‘광대들만 보인다’, ‘광대들에 의해 기복이 심하다’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공연에서 모든 배우와 연출진은 ‘환상동화’의 주인공 ‘한스’와 ‘마리’의 매력을 살리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전에 있었던 공연보다는 ‘한스’와 ‘마리’가 더 부각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저의 연기를 통해 주인공들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고 싶습니다.”
‘환상동화’가 끝나면 ‘아타미 살인사건’으로
대학로 문화 공간 ‘이다’에서 공연되는 ‘환상동화’의 공연은 다가오는 6월 29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배우 최대훈은 ‘환상동화’가 막을 내린 후의 계획을 이렇게 밝혔다. “서른 즈음에 ‘우리 돈으로 우리의 공연을 한번 만들어보자’하고 아는 형님들과 함께 ‘아타미 살인사건’을 제작해서 공연한 적이 있습니다. 연극 ‘환상동화’가 끝나면 올해도 다시 ‘아타미 살인사건’을 재 공연할 예정입니다. 아마 8, 9월에 연습을 하고 10월에 막이 올라갈 것 같습니다. 참! 제가 연기 시작하고 난생 처음으로 ‘더블캐스팅’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였단 사실도 밝히고 싶네요.(웃음)”
넘쳐나는 공연들, 하지만 ‘환상동화’는 자신 있다!!!
연극 ‘환상동화’가 시작 된지 벌써 횟수로 6년을 맞이한 2008년, 그동안 많은 골수팬들을 배출해온 ‘환상동화’이지만 아직 이 연극의 매력을 모르는 이도 많이 있다. 이렇게 숨어있는 관객들을 겨냥한 배우 최대훈은 “사실 요즘 연극계는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찌 보면 과도한 자신감이 아닌가 할 수도 있겠지만, 저희 ‘환상동화’는 수많은 공연 중에서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만한 공연입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이라면 꼭 한번 와주십사 강력히 추천하는 바 입니다!(웃음)”라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 연극 ‘환상동화’의 감동을 잊지 못하고 2차, 3차의 재관람을 해준 골수팬들에게는 “저희 공연이 그렇게 수요층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오셨던 분들이 계속 찾아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연극 ‘환상동화’만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계속계속 많이 찾아주시고 사랑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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