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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몽연’ 권호성 연출, ‘산다’라는 말에서 ‘사랑한다’는 말이 온 것

 

지난 10월 26일 소극장 ‘모시는사람들’이 개관했다. 이 소극장에서는 연극 ‘오아시스세탁소습격사건’으로 유명한 극단 ‘모시는사람들’의 다양하고 실험적인 작품들이 올려 질 예정이다. 현재는 개관작으로 연극 ‘몽연’을 공연 중에 있다. 연극 ‘몽연’은 사랑에 대한 소재를 다루었지만 인간의 존재론과 삶에 대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여주인공 ‘인우’는 죽은 남편을 잊지 못해 그를 만나러 매일 밤 꿈을 꾸는 여자로 탤런트 김지영 씨가 이 역을 맡아 열연중이다. 이 작품의 연출 권호성 씨를 만났다. 올해가 극단 ‘모시는사람들’이 태어난 지 20년이라고 한다. 그동안 많은 작품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왔지만 올해 야심차게 초연하는 이 작품에 특히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 연극 ‘몽연’이 이 시대에 던지는 사랑에 대한 그 슬프고도 철학적인 메시지, 함께 만나보자.

▷ 소극장 ‘모시는사람들’의 개관작으로 ‘몽연’을 선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이 작품은 김정숙 작가가 오래전에 쓴 작품으로 한 10년 가까이 된 작품 이예요. 그전부터 올리려고 많이 시도했는데 계속 상황이 안 되었죠. 그러다 마침 저희 극단이 20주년이고 또 소극장 ‘모시는사람들’을 개관하게 되어 그 기념으로 초연인 연극 ‘몽연’을 공연하게 되었습니다.

▷ 초연입니다. 이번 작품의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이 작품은 이 시대에 사람들이 어쩌면 생소하게 느낄 수도 있는 사랑에 대한 문법을 갖고 있는 작품입니다. 서정성이 뛰어나요. 한 여자가 사랑하는 남편을 잃고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에 괴로워하고 힘들어하고 결국에 그 남편을 쫓아가게 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 제목이 ‘몽연’인데 어떤 의미 입니까?
▲ 이 드라마는 매일 밤 잠자는 여자가 그 꿈속에서 사랑하는 그 남자를 만나 사랑을 전달하고 그 사랑과 함께 하고 싶은 그런 마음을 표현하는 작품입니다. 그 여자는 죽은 남편을 만나기 위해 매일 꿈을 꿉니다. 하지만 꿈이라는 것은 잘 꾸어지기지 않기도 하고, 꿈을 꾸었다고 해서 사랑하는 사람이 꼭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 하죠.

▷ 가을이 되면서 많은 작품들이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만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사랑을 다루고 있지만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죽음 이후에 우리는 무엇인가, 왜 생 다음에 죽음인가, 또 다음에 무엇이 있는가, 이런 존재론에 관한 이야기들을 심도 있게 다루었습니다.

▷ 그렇다면 일반 관객들은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 네. 관객들은 대부분 시추에이션 코미디나 러브판타지 코미디 등 리얼한 스토리텔링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연극적 문법에서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굉장히 쉬운 이야기예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매일 밤 꿈을 꾸는 이야기. 그 꿈을 꾸는 여자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과정과 만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것입니다.

▷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사랑’은 무엇인가요? 그것이 어떻게 인간의 존재론과 이어지나요?
▲ 내가 한사람을 ‘사랑한다’라고 하는 것은 ‘살아간다’는 말과 같습니다. ‘산다’에서 ‘사랑한다’는 말이 온 것이죠. 그것이 바로 삶이예요. 반대로 말하면 죽었다는 것은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내가 태어나는 이유는 누군가가 사랑했기 때문에 내가 태어났고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누군가를 사랑하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살아가는 것 또한 그가 나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 차 있죠. 꼭 남녀의 사랑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전체가 사랑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사는 것입니다.

▷ 이 작품에서 여자는 결국 죽음을 선택하는데요. 그것으로써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그 부분은 상당히 연극적인 부분으로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여자는 죽어서 남자 곁으로 가지만 그 남자는 여자의 절절한 사랑에 의해 무엇으로 태어날까하다가 결국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지만 그들은 다시 만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지금 사랑이 얼마나 소중하냐’에 있습니다.

▷ 현재 공연 초반인데 관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 반응은 좋아요. ‘감동적이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 이번에 오픈한 극장 ‘모시는사람들’은 어떤 극장인가요?
▲ 이전에 만든 오아시스세탁소 전용극장이 있기에 그 힘으로 저희 극단 20년을 세웠고 또 그 힘으로 소극장을 만들었습니다. 상업적인 느낌이 덜한 이 공간에서 새롭게 둥지를 틀고 보다 더 연극성이 짙고 관객들에게 다가가고 연극이 무대의 정서를 만끽할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꾸미려고 준비했어요.

▷ 김정숙 작가님은 따뜻한 이야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작은 좀 다릅니다. 어떤가요?
▲ 오아시스세탁소습격사건이 따뜻한 작품이라서 그렇게 보여 지는데 사실 김정숙 작가님은 꼭 그렇지 않습니다. 굉장히 사회 현실적인 그러한 작품들이 많아요. ‘블루사이공’, ‘꿈꾸는 기차’, ‘들풀’. ‘우리로 서는 소리’ 그밖에 다른 작들도 굉장히 엄정한 시선을 가지고 글을 쓰십니다.

▷ 여주인공으로 김지영 씨를 캐스팅하셨습니다. 지영 씨의 어떤 면이 이 작품과 잘 맞나요?
▲ 일단은 김지영 씨가 가지고 있는 섬세한 연기력과 호흡이 가장 컸죠. 그리고 이 역할이 남편을 찾아 떠난 여자로 연약한 것만이 아니라 나름대로 섬세하고 씩씩하기도 하고 건강하기도 코믹하기도 한 그런 것들을 김지영 씨가 갖고 있어요.

▷ 다른 배우들에게 연출가로서 요구하는 것이 있나요?
▲ 요구라기보다는 이번에는 ‘이것은 뭘까’하는 토론을 많이 했어요. 제가 답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간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죠. 답을 표출했을 때 그럼 어떻게 표현할까. 아이디어들을 서로 교류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그런 것이 힘들기도 했고 재미있기도 했죠.

▷ 일반적인 뮤지컬이나 소소한 얘기의 연극과는 다릅니다. 무대 위에서 보여 지는 특별한 특징이나 오브제가 있나요?
▲ 이 드라마의 무대는 막 하나로 말합니다. 무대를 가로지르는 큰 막이 하나 있는데 객석으로 보이는 막 안쪽은 저승이고 막 뒤 쪽은 이승입니다. 이승에 있는 여자는 그림자로만 노출 되요. 여자가 노출될 때는 꿈을 꿀 때 만이죠. 그런 문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극단 ‘모시는사람들’이 20년이 되었어요. 20년을 돌아보면 어떤가요?
▲ 20년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네요. 감회가 새롭네요. 하지만 또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20살의 기념작이 ‘몽연’이라면 그 후로는 새로운 20년을 준비하는 작품들로 채워야죠. 그리고 저희의 역사를 추억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롱런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 것입니다.


공정임기자 kong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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