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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뮤직 파티의 플래너 됐어요,” 뮤지컬 음악 감독 구소영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달고나’, ‘소리도둑’ 등을 통해 특유의 서정적이고 따사로운 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 음악 감독 구소영. 그녀가 지휘봉 대신 마이크를 잡았다. 음악과 토크, 그리고 와인이 함께 하는 살롱 콘서트 ‘구소영의 뮤직 파티’의 진행자로 나선 것이다. 대학로의 한 와인 바에서 격주 간격으로 공연이 없는 월요일에 진행되는 ‘뮤직 파티’는 9월 1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여섯 차례 관객과 함께 했다. 한 회, 두 회 공연을 진행하며 소통의 즐거움에 흠뻑 빠져 있다는 구소영 음악 감독. 그녀를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뮤직 파티’는 나의 로망

지금껏 뮤지컬 배우가 진행하는 토크 콘서트는 종종 있었지만 제작 스태프인 음악 감독이 전면에 나선 경우는 ‘뮤직 파티’가 처음이다. 하지만 이는 갑자기 기획된 공연이 아니다. 소박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살롱 콘서트 진행은 구 감독의 오랜 꿈이었다.

“제가 여행을 좋아하는데요. 체코 프라하에 가면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방문하기도 했던 유명한 재즈 클럽이 있어요. 대통령이 갈 정도니까 규모가 크고 화려할 것 같은데 작고 소박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와인 마시고 이야기 하면서 음악을 듣고 따라 부르고……. 참 인상적이었죠. 친한 사람들에게 그런 살롱 콘서트를 하고 싶단 얘기는 아주 오래 전부터 했었어요. 그러니까 어제 오늘 생각했던 것이 아니라 로망이었던 거죠. (웃음)
그러던 차에 지인들과 이야기 하다가 우연히 ‘우리 이런 거 한번 해볼까?’해서 나온 결과물이 ‘뮤직파티’에요. 매번 테마를 달리 해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는 색깔이 있는 살롱 콘서트. 그건 누구보다도 음악 감독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랜 꿈을 실천에 옮기면서 구 감독은 무언가 의미를 더하고 싶었다. 그래서 진행비를 제외한 공연 수익금 전액을 소외된 이웃을 후원하는데 사용하기로 했다.

“누구나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방법을 잘 모르잖아요. 그런데 ‘뮤직 파티’를 하면서 행복한 것이, 내가 할 줄 아는 건 연주하고 노래하는 것 밖에 없지만 그것으로 누군가를 위로하고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이런 재능이 있는 게 감사하고요.
그렇지만 너무 자선 콘서트에 초점이 맞춰지진 않았으면 해요. 우리가 김장훈 씨 같은 기부천사도 아니고……. 즐겁게 공연하고, 관객에게 기쁨도 주고 그러면서 좋은 일까지 한다면 일석삼조겠다 싶어서 시작한 건데……. 너무 과대평가도 하지 마시고, 색안경 끼고 보지도 마시고 그냥 기특하게 저런 생각을 했네 이런 정도로만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 고마운 나의 사람들

‘뮤직 파티’는 제작 스태프, 게스트 모두가 무료로 참여하는 공연이다. 때문에 구 감독은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은 상황에서도 자신의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단다.

“뮤직 파티는 100% 자원 봉사로 이뤄져요. 그래서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공연이에요. 근데 참 고마운 게 지금까지 섭외해서 싫은 내색하는 사람 하나 없어요. 엄기준, 최성원, 조정석, 배해선 등등 지금까지 출연한 모두가 진심으로 기꺼이 응해줬죠. 송창의, 신성록, 이주광 등 많은 지인들이 좋은 취지의 공연이라며 여건만 된다면 참여하고 싶다고도 하고……. 그러고 보면 공연예술 쪽 사람들이 순수한가 봐요. (웃음)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케줄이란 게 딱 맞는 게 아니잖아요. 우리는 두 주 전에는 게스트를 선정해서 티켓 오픈을 해야 하는데, 바쁜 사람들이다 보니 공연 당일까지도 바짝 긴장해야 할 때가 많아요.”

대본에 없는 돌발 발언과 예정에 없는 레퍼토리는 ‘뮤직 파티’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 1회와 6회 게스트이자 구 감독과 오랜 시간 인연을 이어온 배우 엄기준은 그녀가 자신의 많은 것을 알고 있어 위험한 진행자라고 농담처럼 말하기도 한다. 토크 도중 무슨 말이 나올지 알 수 없다는 것인데 그만큼 서로가 허물없는 사이라는 의미다.

“기준이가 그런 말을 했어요? (웃음) 사실 맞아요. 그래서 제가 이야기해도 되는 선을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하죠. 배우에게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이야기는 안 하려고요. 저는 공연 스태프로서 10년 동안 무대 위의 사람들을 빛나게 하는 역할을 해왔잖아요. 배우들이 빛날 때 제 작품도 살아나는 걸 뼈저리게 배운 사람인지라 토크를 할 때도 제가 주목을 받기 보다는 어떻게 해야 게스트의 장점을 드러낼 수 있을까를 본능적으로 생각하게 되요. 게스트와 신경전이나 기 싸움이 필요 없죠. 게스트들도 그걸 느끼기 때문에 완전히 오픈 마인드로 평상시 안하던 얘기를 하기도 하구요.”


- ‘뮤직 파티’, 공감과 소통의 장이 되길

구소영 감독은 아직까지 게스트를 친분으로 섭외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개인적으로 섭외할 수는 없는 일. 그녀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제가 풀어야 할 숙제 가운데 하나죠. 지금까지 모두가 흔쾌히 참여해 줬고 그래서 더욱 고맙지만, 사실 초대하면 거절하기 힘들 거란 거 저도 알거든요. 즐거운 마음이 아니어도 저 정도 선배가 부탁하면 올 수 밖에 없잖아요. 내 마음은 그게 아니지만 은연중에 그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을 거란 말이에요. 그건 저한테도 빚이잖아요.
그래서 요즘엔 후원이나 협찬을 좀 받았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요. 공연을 현 상태로 계속 밀고 나가기는 우리 힘으로는 역부족이거든요. 4개월 동안 6회까지 온 것도 기적 같아요. 다들 좋은 마음으로 모이는 건데 도움의 손길도 좀 더 모였으면 좋겠다 싶은 게……. 뜻이 있고 여유 있으신 분들이 조금만 도와주신다면 공연이 좀 더 체계가 잡히고 보다 많은 분들에게 좋은 추억을 드릴 수 있지 않겠어요.”

6회 공연을 이어 오면서 입소문을 타고 고정 팬도 많이 생겼다. 뮤지컬 배우 조정석이 출연한 3회의 경우 공지가 뜬지 20 여분 만에 티켓이 매진되기도 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구 감독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관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

“이렇게까지 사랑을 받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부담이 되네요. 처음에는 이렇게 벌일 생각은 아니었는데 많은 분들이 행복해 하시는 걸 보니까 계속 됐으면 좋겠단 생각이에요.
전 ‘뮤직 파티’가 경계를 허무는 역할을 하길 바라요. 뮤지컬 마니아만을 상대로 하는 공연이 아닌데, 뮤지컬 배우가 주로 게스트다 보니 뮤지컬 토크쇼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지금은 자리를 잡아가는 시점이라 어쩔 수 없이 게스트의 지명도나 뮤지컬 팬들에게 의존해 가는 면이 있지만, 자리를 잡고 스폰서가 생겨서 수익에 연연하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되면 클래식 연주자, 국악인, 홍대 인디밴드, 대중 가수 분들도 많이 초대하고 싶어요. 물론 제가 뮤지컬 음악 감독이다 보니 뮤지컬이 주가 되긴 하겠지만요. 공연을 보고 싶긴 한데 재즈나 클래식 전문 공연장은 왠지 부담스럽고 뮤지컬은 비싸서 망설여지시는 분들이 찾으실 수 있는 곳이 됐으면 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사랑을 받아 ‘뮤직 파티’는 자신에게 선물과 같다는 구소영 음악 감독은 인터뷰 내내 소통과 공감이라는 단어를 유독 많이 썼다. 그 동안 무대 뒤에서 관객과 떨어져 있다가 뮤직파티를 통해서 관객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교감하는 것이 마냥 행복하기만 하단다. 관객과 진심을 나누는 매 시간이 설레고 기다려진다는 구소영 감독의 눈빛은 따뜻하고 포근한 그녀의 음악만큼이나 정겨웠다. 부디 그녀가 오래도록 관객과 소통할 수 있기를……. 더불어 이러한 경험들이 녹아들어 더욱 깊어질 그녀의 다음 작품도 기대해 본다.

p.s. 김동률, 소지섭 섭외에 꼭 성공하시길!

* 구소영의 ‘뮤직 파티’는?
2,3 주 간격 월요일, 대학로 와인바 ‘떼아뜨론’ (02-766-8277)에서 만날 수 있다. 입장권 가격은 25,000 원이며 와인과 안주가 제공된다. 신청은 떼아뜨론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조수현 lovestage@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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