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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뮤지컬 ‘즐거운 인생’의 배우 정원영, “생애 첫 주역 맡아 책임감을 배워가는 중”

 

 

지난 11월 21일 뮤지컬 ‘즐거운 인생’ 프레스콜 현장에 모인 기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 이가 있었다. 이름도 낯설고, 얼굴도 아직 앳된 티가 역력했지만 노래를 듣고 나서는 ‘누구야?’ 하는 소리가 절로 새어나왔다. 제작초기부터 화제가 되었던 뮤지컬 ‘즐거운 인생’에서 가장 ‘소문 없던’ 배우 정원영의 진가가 수면 위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뮤지컬 ‘즐거운 인생’의 공연이 한창인 요즘 프레스콜 당시 기자들이 가졌던 ‘누구야?’의 의문은 관객의 몫이 되었다. 인터뷰를 위해 충무아트홀을 찾은 날도 하나둘씩 정원영을 알아보는 관객들로 복도가 잠시 소란스러워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알아봐주시는 분들은 조금씩 생기는데 아직 전 똑같은 것 같아요. 아직도 배울 일이 태산이라…….” 순수하게 던지는 첫 마디가 무대를 온통 휘젓고 다니며 관객석 곳곳에 꽉 찬 에너지를 전하던 그때 그 사람이 맞나 싶다.


- 첫 주인공의 기쁨과 부담감, 그리고 함께임을 알아가는 재미

배우 정원영은 요즘 첫 주역을 맡은 기쁨에 몸이 힘든 줄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공연 끝나면 항상 인터넷으로 관객 분들이 남겨주신 평가를 꼼꼼히 챙겨보는 편이예요. 진심으로 도움 되는 말씀들도 많이 해주시고, 이름도 알지 못하는 저를 보러 공연장을 찾아주시고 또 거기에 글까지 남겨주시는 걸 보면 굉장히 힘이 되거든요.”

오만석 연출로부터 처음 뮤지컬 ‘즐거운 인생’의 출연제의를 받았을 당시 정원영은 첫 주역의 기쁨도 잠시, 많은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 “처음에는 마냥 좋았죠. 우선 저를 믿고 맡겨주신 점에 대해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의욕이 넘쳤어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워낙 저희 작품 다른 배우님들이 베테랑들이시잖아요. 연습도 늦게 합류를 한데다가 작품에 폐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바빴죠.”

많은 부담을 털고 ‘하루 빨리 무대에 서고 싶다’는 욕심이 생길 때까지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것은 오만석 연출을 비롯한 뮤지컬 ‘즐거운 인생’의 배우들이다.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한 분들이죠. 저보다 훨씬 선배님들이시잖아요. 한 장면, 한 장면 끝날 때마다 ‘이런 점은 어땠고, 저런 건 어땠다’라고 꼭 조언을 해주세요. 실수를 해도 포용력 있게 토닥여 주시는 점이 제가 더 분발할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 무엇보다도 ‘책임감’을 아는 배우로 성장하는 중

사실 정원영은 오디션을 통해 하루아침에 발굴된 깜짝 신인이 아니다. 트리플 캐스팅된 배우 김무열이나 라이언보다는 많은 부분에서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기본기만큼은 어느 누구보다도 탄탄하다. 그간 뮤지컬 ‘대장금’, ‘뷰티풀 게임’, ‘소나기’, ‘내 마음의 풍금’ 등 굵직굵직한 작품에서 앙상블로 기본기를 다져온 탓이다.

“많은 작품에서 앙상블을 하며 기본기를 다지고, 그 순간 무대를 채우는 방법에 대해 배웠다면 지금은 작품에 대한 책임감을 배워가고 있어요.” 그는 처음 주인공을 맡은 ‘즐거운 인생’을 통해 작품 전체 흐름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가는 중이라고 얘기했다. “예전에는 무대에 오른 그 순간만 생각을 하면 됐는데 지금은 좀 다른 것 같아요. 제가 꼭 무대에 등장하지 않는 장면이더라도 극의 흐름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느껴가면서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려고 하고 있어요.”


- “요즘은 ‘정말 세기 같다’는 말이 가장 듣기 좋아요”

“사실 연습도 늦게 합류하는 바람에 모든 것이 힘들었지만 제가 노력 없이 이루어진 하나가 있다면 세기와 닮아있는 제 진짜 성격이예요. 학교 다닐 때부터 어디에서건 ‘정원영 = 가장 웃긴 아이’였거든요(웃음).”

이에 ‘개그맨 지망생인 고등학생 이세기와 기본적으로 가장 많이 닮아있는 사람이 바로 정원영이다’ 라는 얘기가 김무열의 입에서도 나온 적이 있었노라 전해주자 입가에 영락없는 장난꾸러기 미소를 띤다. “요즘은 ‘세기’를 닮았다는 말이 가장 기분이 좋아요. 배우한테는 캐릭터의 모습을 완벽히 재현한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칭찬 아닐까요? 저희 가족들도 공연을 보고 세기의 모습을 많이 닮았다고 응원해주시더라고요.”

이번 뮤지컬 ‘즐거운 인생’에서 트리플 캐스팅 된 쟁쟁한 배우 김무열과 라이언, 그들과 차별화 될 정원영의 무기는 ‘보호본능’이다. “두 분이 워낙 멋있으시잖아요. 그래서 전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세기’를 노린거죠(웃음). 그런데 얼마 전에 어떤 분이 써 놓으신 글을 봤는데 ‘안아주고 싶은 원영세기’라고 표현해주셨더라고요. 아, 됐다!! 했어요(웃음).”


- 설렘의 시간이 믿음이 될 때까지…….

꼭 한번쯤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냐고 묻자 정원영은 “너무 많죠”라며 기다렸다는 듯 많은 얘기를 풀어놓았다. 그렇지만 “어느 배역 하나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아직 해보지 못한 것이 더 많기에 더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 젊고 싱그러운 이 배우의 다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관객 분들이 채워주길 기다리는 배우가 아니라 저 스스로 나를 채워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또 무엇보다 자기 관리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건강해야 무대에도 오래 설 수 있으니까요(웃음).”


사실 지금 정원영을 처음 만나는 관객들이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새로운 발견에 대한 설렘’이 대다수일 것이다. 그러나 많은 시간이 지나 그 설렘이 배우 정원영이라는 이름 세 글자에 대한 ‘당연한 믿음’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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