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장 김태언은 청주에 소재한 공군 항공우주의료원에서 공군병사들을 진료, 수술하는 의사다. 국내 유일의 공군 항공우주의료원에서 그는 국내유일의 공군 항공우주의료원 정형외과장인 셈이다. 그리고 그는 사진에 세상을 담는 사진가이기도 하다.

그는 초등시절부터 미술에 흥미가 있었고 특히 수채화에 재능을 보였다. “어머니께서 사진에 관심이 많으셨어요. 어린 저를 찍어주시던 그 카메라를 통해서 처음으로 사진을 알게 됐죠. 본격적으로 제가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대학시절 대학사진사의 학내사진을 보면서 부터였습니다.” 당시 그에게 학내사진은 남다른 영감을 줬다. “학내사진들에서 밝은 세상과 어두운 그늘이 공존하는 세상의 이면에 대한 젊은 감각의 접근을 보게 됐어요. 심미적 예술로써가 아닌 또 다른 사진의 세계를 접하게 되는 계기가 됐죠.”

하지만 그는 당시 학업에 밀려 사진에 몰두할 수 없었고, 사진에 대한 관심은 내부에서만 키워가고 있었다. 사진을 시작한 건 대학졸업 후 약 6년간의 수련과정을 모두 마친 이후부터였다. “드디어 제게도 일상에서 제 나름대로 운용할 수 있는 자유라는 시간이 생겼어요. 그리고 사진을 시작할 수 있었죠.”

그에게 있어 사진은 어떤 의미 일까? 그는 사진이란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전했다. 광고사진에는 현 사회의 자본과 가치관이, 예술사진엔 동시대적 작가사회를 바라보는 주관적인 관점이 담겨있다. 또 다큐멘터리 사진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간, 이곳에서 벌어지는 사회의 흐름을 거울처럼 투영해 보여주고 있다. 그는 그 중 다큐멘터리에 입각한 포토저널리즘에의 역할에 최대 관심을 갖고 있다. “항상 어떤 가식의 조미료도 첨가되지 않고, 거울에 비치는 순수한 그대로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사진을 얻고자 합니다.”

정형외과장 김태언. 그의 카메라의 뷰파인더엔 주로 ‘사람과 세상’이 담겨있다. “사람이 없는 사회에선 그 누구도 살아갈 수 없습니다. 또 사회를 이루지 못한 사람도 살아갈 수 없듯 이 사회를 살아가는 저 또한 그 사람들을 담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는 앙리까르띠에 브레숑의 사진을 보며 사진이 무엇인지 알게됐다고 말했다. 로버트카파의 사진을 통해선 포토저널리즘의 세계를 접하게 됐으며 최근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작품을 통해 사진에 대한 관점을 넓히려는 중이다. 하지만 이 중 가장 좋아하는 사진가는 단연 로버트 카파라고 전했다. “로버트 카파는 ‘사진이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으면 충분히 가까이 가지 않은 것’이라고 했어요. 그 말이 지금도 제 뇌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그가 안국갤러리의 ‘처방전(展)’에서 내놓았던 ‘Friends’란 작품은 흑백이며, 성당에서 두 아이가 이야기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것은 추억과 그리움이다. 그는 이 사진을 찍기 위해 어느 성당, 전면이 보이는 통유리 뒤에서 브레송이 말했던 ‘찰나의 순간’을 잡기위해 기다렸다.

“하늘 말씀이 전해지는 성스러운 곳에서 그 보다 더 중요한 친구와의 대화에 집중하는 두 아이들. 그들을 만나게 됐고, 그 장면을 놓칠 수가 없었다.” 그는 “친구란 의미가 퇴색돼 가는 21세기 모퉁이에서 어릴 적 순수한 맘으로 대해주던 친구가 있었다는 그리움에 아련한 마음이 들었다”며 “그 사진을 바라보는 누구나 사진을 보고 어릴 적 친구와의 도화지같던 시절을 회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문화 컨텐츠 속에 살고 있다. 과거 사진이 특수집단에서만 향유하는 문화영역이었다면 현재 사진은 일상의 기록이자 기억이 됐다. 그는 어느 사회든지 문화와 예술은 대다수 사람들의 ‘공감’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의 접근에 있어, 사진을 접하는 대중과의 ‘공감’은 지금까지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변찮는 진실일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예전 제주도 여행 때 김영갑 갤러리를 찾았습니다. ‘제주도’란 주제를 평생 관찰하며 그 속에 숨겨진 모습을 끊임없이 담아낸 작가의 모습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단작에 머물렀던 사진작업의 방향을 좀 더 넓게 펼쳐,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표현해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뉴스테이지 김미성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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