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홍길동’이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홍길동’은 오백 년 전 이 땅에서 살다간 장성사람 홍길동의 삶과 행적을 재조명한다. 장성군은 그간 추진해 온 홍길동 문화콘텐츠 OSMU(one source multi use)전략 사업의 일환으로, 현존하는 유•무형 사료의 발굴을 통해 소설 속 홍길동을 ‘역사 속 실존인물’로 부활시키는데 앞장서왔다. 그간 출판만화, 음반, 극장용 및 방송 애니메이션, 온라인게임 등으로 제작된 바 있는 홍길동의 치열했던 삶을 이번에 장성군과 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의 민관합작으로 대형 창작뮤지컬로 제작하게 됐다. 뮤지컬 ‘홍길동’은 2010년 서울공연을 시작으로, 중국, 일본, 미국 공연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이 작품은 조선왕조실록 연산군 6년(서기 1500년) 10월 22일에 등장하는 홍길동이 허균의 국문소설 ‘홍길동’의 실제모델이었다는 학계의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 또한 홍길동은 실존인물이었음(장성군 황룡면 아곡리 390번지 태생)이 1997년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설성경 교수의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고증에 의하면 홍길동은 조선 초 15세기 중엽 명문가의 자제로 태어났으나 서얼출신의 관리등용을 제한하는 국법에 출세의 길이 막히자 차별 받던 민중을 규합해 활빈당을 결성, 사회정의를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 그 동안 홍길동의 실체가 왜곡되어 왔으나 이제 홍길동은 소설 속의 허구인물에서 역사상 실존인물로, 반역자에서 영웅으로 부활했다. 오백 년이 지난 현재, 장성군 황룡면 아치실에는 홍길동의 생가가 복원되어 있고 홍길동테마파크와 홍길동테마역이 건설되어 있다. 또한 매년 5월 홍길동 축제가 개최돼 국내외 많은 관광객들이 홍길동의 모든 것을 체험하고 있다.

오백 년 전, 홍길동 삶의 배경이 되는 조선은 삼백만 명의 인구 중 단 몇 만에 불과한 양반이 지배하는 나라였다. 당시 즉위한 왕은 기존권력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과 공포를 통해 복지부동하는 신하들을 장악, 확고한 왕권을 구축했다. 적이 없는 정쟁은 환락과 탐학을 부추기게 되고, 바야흐로 조선은 혼군의 시대가 시작됐다. 한품서용, 몇 만에 불과하던 양반사회는 기득권을 강화하기 위해 양반계층이 확대되는 것을 인위적으로 차단한다. 국법화된 신분거세법, 즉 양친 중 한쪽이라도 양반이 아니면 그 소생은 양반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로 조선의 양반들은 자신의 자식을 합법적으로 버릴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홍길동은 당상관이었던 함경도 경성 절제사홍상직의 아들임에도 천한 어머니의 신분에 따라 어린 시절 청관의 꿈이 좌절된다. 홍길동은 출가하게 되고 당시 과도한 납역을 피해 떠돌던 백성들을 규합, 자력갱생의 길을 열고자 했다. 일컬어, 활빈당이었다.

뮤지컬 ‘홍길동’은 활빈당의 활약 그 이후를 배경으로 한다. 이 작품은 기존에 접했던 홍길동의 재주와 모험 위주의 스토리가 아닌, 인간 홍길동의 사랑과 고뇌를 보다 실존적인 시작에서 다룬다. 장성군의 홍길동 생가, 백양사, 황룡강, 단전리 느티나무, 한자공방, 당상제, 입암산성, 축령산 조림지 등이 작품 속에 용해된다. 이가 무대에서 재현되므로 공연관람객이 작품의 배경유적지를 찾아 민중영웅 홍길동의 이야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홍길동의 삶과 사랑을 재조명할 뮤지컬 ‘홍길동’은 2월 18일부터 4월 18일까지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올림픽역도경기장)에서 공연된다.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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