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0.11.25 수 21:58
상단여백
HOME 연극
[캐릭터 in] 억울해! 하던 그녀가 행복해! 하길 바라며……. 연극 ‘억울한 여자’의 그녀, ‘유코’

 

연극 ‘억울한 여자’가 지난 9월 4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극단 MONO의 대표이자 극작가인 쓰시다 히데오(土田英生)의 연극 ‘억울한 여자’는 2001년 일본에서 초연되어 ‘웃음 뒤에 숨어 있는 쓴 공감을 이끌어낸 작품’, ‘주연 배우들의 경쾌하고 훌륭한 연기’로 평가받으며 세계 각국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 작품은 현대의 남녀관계를 가볍게 풍자한 희극인 동시에 현실에 안주하는 집단과 거기서 소외된 한 개인의 대립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희극적인 무거움보다는 우리 일상의 소재를 친숙하게 그려내어 친밀감과 동시에 공감대를 형성시켜준다.

- 너무나 친절하고도 너무나 진지한 그녀!
그녀의 이름은 유코다. 극 초반에 보여진 그녀는 지극히 평범하고 친절한 여자였다. 그녀의 4번째 남자인 다카다와 결혼하기 전에는 극이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로 별다른 이상 없이 자연스레 흘러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결혼 후 그녀는 자기 내면의 모습을 하나씩 꺼내 보이기 시작한다. 그녀가 보인 친절함과 순수함이 과도하게 지나치면서 의처증과 의심을 만든 것이다. 항상 자기만의 생각 속에 갇혀 사는 그녀, 그녀의 문제점은 바로 이것이다. 남편이 무슨 말을 하면 항상 말꼬리를 잡고 의심하면서 사사건건 따지려고 든다. 또한 마을 사람들이 소문처럼 여기는 떨매미를 잡으려고 탐원 대원처럼 옷을 입고 떨매미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는 등 독특한 치밀함을 보이기도 한다. 유코의 그런 모습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괴짜 취급하며 이상하게 여긴다. 하지만 극 후반부에 갔을 때는 떨매미가 실제 존재한 것으로 나와 내용의 반전을 안겨준다. 우리는 작품을 보면서 유코라는 인물을 깊이 있게 바라보지 못한 채 그녀를 그저 비정상적인 인간으로 판단해버릴 수 있다. 극의 이러한 설정은 관객들의 판단력을 객관적으로 만들어버리지만, 그 안의 숨어있는 내면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또 다른 반전을 안겨준다.

- 억울해! 난 억울해!
그녀는 작품 속에서 늘 억울하다고 말한다. 타인과의 소통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그녀에게 남는 건, 또 한 번의 상처와 깊은 슬픔뿐이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매사에 진지한 그녀를 어느 누구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주인공 유코는 사람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바라본다는 생각으로 정신병원에 가본다. 하지만 그녀의 과도한 질문으로 정신병원에서 조차 이상이 없다고 치부해버린다. 타인과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이 사회, 이는 그녀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다. 이 작품은 바로 우리 현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물론 일본에서 만들어져 일본인의 특성을 풍자적으로 그려내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모습과 그다지 다를 게 없다.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 유코 뿐 아니라 7명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그들 역시도 자신과 타인과의 ‘다름’을 인정하는 듯 보이지만, 각자 자신만의 문제에 갇혀 타인을 이해하려 들 지 않는다. 우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신과 타인의 관계성에 대해서, 또는 나와 다른 타인의 모습에 대해서……. 이번 작품이 우리가 아닌 나 자신을 깊이있게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테이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