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무대를 뜨겁게 달구며 수많은 마니아들을 ‘쓰릴’하게 만들었던 ‘나’와 ‘그’가 갔다. 2009년 봄과 함께……. 동성애와 살인이라는 파격적 소재, 긴장감 가득한 스토리 등으로 2007년 초연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뮤지컬 ‘쓰릴 미(Thrill me)’는 3번의 시즌을 거치며 인기작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앞선 시즌들에 비해 많은 변화가 시도된 ‘쓰릴 미 시즌3’는 팬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 3월 7일 막이 올랐다. 변화를 낯설어 하는 이들도, 열광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역시 작품의 저력은 대단했다. 불황 속에서도 공연 기간 유료객석 점유율 90%를 기록하며 지난 24일 96회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 것. 가장 흥미로운 시즌으로 기억될 ‘2009 쓰릴 미’의 키워드.
- New Place
‘쓰릴 미 시즌3’는 신촌에서 만날 수 있었다. 젊음의 거리 신촌에 새롭게 문을 연 소극장 ‘더 스테이지(The stage)’의 개관작으로 선보인 것. ‘더 스테이지’는 가로 12m, 세로 19m, 높이 8.5m 규모의 가변형 무대와 접이식 객석을 이용해 무대와 천장 사이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이전 공연장인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이 좌우로 긴 반원형의 무대로 좌석에 따라 다양한 시선으로 작품을 볼 수 있었다면 무대가 한 눈에 들어오는 ‘더 스테이지’ 에서는 보다 전체적인 시각으로 관극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 New Casting
‘쓰릴 미’ 최대 화두는 뭐니 뭐니 해도 캐스팅이다. ‘쓰릴 미’ 인기의 최대 요인은 사랑 때문에 범죄에 동참하는 ‘나(네이슨)’와 초인론에 심취한 옴므 파탈 ‘그(리처드)’, 단 두 명의 남자 배우가 100분 동안 펼치는 치열한 심리전에 있기 때문. 그 동안 류정한, 김무열 등 최고의 남자 배우들이 거쳐 간 이 작품의 캐스팅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지사, 확 바뀐 ‘시즌3’의 캐스팅은 개막 전부터 뮤지컬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시즌1에서 ‘나’로 분했던 강필석이 다시 ‘나’로 돌아와 중심을 잡은 가운데, 시즌2에서 ‘나’였던 김우형이 이번에는 ‘그’를 맡아 ‘나’와 ‘그’를 모두 연기한 최초의 배우가 됐다. 여기에 미완의 대기였던 정상윤이 ‘나’로, 드라마로 익숙한 김산호가 ‘그’로 가세하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 갓 스무 살의 신예 김하늘이 최초로 ‘나’와 ‘그’ 역에 언더스터디로 캐스팅 되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들은 ‘강필석+김산호’, ‘정상윤+김우형’의 기본 조합에 몇 차례 파트너를 바꿔 열연을 펼쳤다. 때로는 달달하게 때로는 치열하게,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배우들의 연기 조합은 극을 몇 번이고 반복 관람하는 마니아들을 양산하는 원동력이 됐다.
- New Direction
공연장, 캐스팅과 함께 연출이 바뀌면서 극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시즌3를 맡게 된 이종석 연출은 이전의 김달중, 이동선 연출과는 다른 시각에서 ‘쓰릴 미’를 풀어냈다.
‘쓰릴 미’가 1920년대 미국에서 19살 청년들이 저질렀던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흑백 영화를 보는 듯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냈던 예전 시즌에 비해 이번 시즌의 ‘나’와 ‘그’는 좀 더 현실감을 획득한 느낌이다. 가사와 동선도 19살 청년들이 쓸법한 말들과 몸짓으로 변화를 주어 디테일한 재미를 더했으며 ‘나’와 ‘그’의 관계도 좀 더 동등해졌다. 제 3의 인물로 불리는 피아노는 무대 전면에 배치되어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 마지막 공연, 배우들의 마지막 코멘트
강필석- “두 달 반 동안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제일 큰형으로서 동생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이었다. 다음 ‘쓰릴 미’도 많이 사랑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김우형- “별 탈 없이 성황리에 공연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 매 공연마다 귀한 발걸음을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시즌2에 이어 역할을 바꿔 출연하게 되서 부담도 되었고 어려움이 있었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작업했던 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정상윤- “남자와의 사랑이 더 아프고 지독했던 것 같다. 네이슨과 함께 웃었고 울었고 아팠고 행복했다. 끝나서 너무 아쉽고 보내주신 사랑에 감사드린다.”
김산호- “좋은 작품에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해서 너무 좋았다. 이렇게 좋은 작품이 오래오래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너무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김하늘- “2009년은 평생 기억에 남을 해가 될 것 같다. 형님들이 너무 편하게 해주셨다. ‘쓰릴 미’란 작품을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었고 영광이었다.”
조수현 lovestage@empal.com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평택아트센터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 성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