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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꿈이 궁금해지는 뮤지컬 ‘한밤의 세레나데’

 

흔히들 생각한다. 엄마는 태어날 때부터 엄마였고 할머니는 처음부터 할머니였을 거라고... 엄마는 할머니의 딸이고, 할머니는 엄마의 엄마이며, 그 위로 무수한 엄마와 딸들이 존재한다는... 그들 역시 반짝이던 꿈을 간직한 소녀 시절이 있었던 여자라는 너무나도 명확한 진리를 우리는 쉽게 간과한 채 살아간다.

뮤지컬 ‘한밤의 세레나데’의 지선 역시 마찬가지다. 인터넷 상에서 ‘한밤의 세레나데’라는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자칭 뮤지션(실상은 백수)인 지선은 순대국집을 운영하는 엄마와 사사건건 충돌한다. 30년 넘게 맡아온 순대 냄새가 지겹기만 한 지선에게 엄마는 자신의 꿈을 이해하지 못하는 잔소리꾼이며 도너츠를 파는 애인을 구박하는 못마땅한 존재다. 그러던 어느 날 감전 사고를 당해 과거로 간 지선은 그 곳에서 젊은 날의 부모님을 만나게 되고, 가수가 꿈이었던 엄마가 그 꿈을 포기한 채 자신을 홀로 키울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알게 되는데...

제목만 들어서는 대학로에 넘쳐나는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일거라 짐작하기 쉬운 ‘한밤의 세레나데’는 이렇듯 엄마와 딸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과거로 돌아가 엄마와 만난다는 설정이 언뜻 전도연 주연의 영화 ‘인어공주’를 연상케 하는 ‘한밤의 세레나데’는 엄마를 이해하기까지의 과정을 70년대 향수를 담아 경쾌하게 풀어낸다.

극의 전개를 주로 대사에 의지해 풀어나가는 점이 ‘대사 따로 노래 따로’인 창작 뮤지컬의 취약점을 답습하는 것 같아 조금 아쉽지만, 실제 엄마와 딸의 대화를 듣는 듯한 사실감 넘치는 대사,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치는 배우들의 연기, 성별과 나이를 초월해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멀티맨의 활약은 관객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순대국집 다락에 위치한 지숙의 방은 카페 DJ 부스, TV 가요 프로그램 무대 등으로 바뀌며 좁은 무대를 십분 활용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70년대 포크송 같은 뮤지컬 넘버들은 어디선가 들어본 듯 익숙하다 했더니 역시나 그 시대 히트곡들을 참고해 고증을 거쳐 탄생한 노래들이라 한다. 가사 역시 재기가 번뜩인다. ‘국어순화정책송’ 같은 노래는 박정희 정권 시절의 웃을 수만은 없는 시대상을 코믹하게 담고 있고, ‘삼땡이 가기 전에’는 이 시대 싱글들을 위로하는 노래이며,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 아니 성병 아니 사망한다”는 ‘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은 실연당한 친구에게 목청 높여 불러주고 싶은 노래다. 특히 잔잔한 기타 선율에 맞춰 무대를 채우는 ‘엄마 뱃속 딸, 딸 가슴속 엄마’는 여성이라면 콧날이 시큰거릴 수밖에 없을 만큼 애잔하다.
공연장을 다시 찾아 달라며 애교 있는 인사를 건네는 귀여운 커튼콜송을 뒤로 하고 극장문을 나서는데 왜 이리 엄마 생각이 나던지... 엄마를 이해하게 된 후 입에 대지 않던 순대국을 맛나게 먹던 지선처럼 항상 똑같다며 타박하던 엄마표 된장국 생각이 간절했다.  

부자(父子) 사이가 약간의 거리를 두고 달리는 평행선이라면 모녀(母女) 사이는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는 물결무늬 곡선이랄까... 뮤지컬 ‘한밤의 세레나데’는 한 걸음 다가선 지선과 엄마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끝났지만 이들은 또 갈등할 것이고 화해할 것이며 가까웠다 멀어지기를 끊임없이 반복할 것이다.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다 결국은 친구가 되는 엄마와 딸... 문득 묻고 싶어진다. “엄마, 엄만 뭐가 되고 싶었어? 엄만 지금 행복한 거야?”


조수현 객원기자
lovestage@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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