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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칼로그_살인하지 말라’의 지현준과 김홍부 “한 치의 거짓됨 없이 모든 것을 드러낸 솔직한 작품”

 

트러스트무용단은 한 가지 것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늘 다양한 시각과 안목으로 사물을 바라보며 몸소 체험한다. 그렇기에 오늘의 ‘데칼로그_살인하지 말라’가 완성된 것이다. 내면의 것을 끄집어 관객에게 과감히 펼쳐 보이는 이들의 정신은 무용전공자 뿐 아니라 연극하는 이들에게도 크나큰 도전을 준다.(메인사진_왼쪽부터 지현준, 김홍부)

여기! 두 명의 배우가 있다. 이들은 연기자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용에 과감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처음엔 망설였다. “내가 감히 잘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들에게 무용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보다 더 어려운 난관이 그들 앞에 부딪혔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자아를 깨뜨리고 부서야만 했던 인고의 노력이었다. 트러스트무용단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그들의 자아는 서서히 무너져 내려갔다. 그 후에야 비로소 자유로운 몸짓이 되어 세차게 하늘을 날아오를 수 있었다.

기자: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김홍부(이하 김): 저 같은 경우 트러스트무용단 워크숍을 통해 참여하게 됐어요. 이곳에서 즉흥춤과 같은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었죠. 너무나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저에게 맞는 배역들이 생겨서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지현준(이하 지): 저는 벌써 두 번째 참여하게 됐네요. 그동안 이윤택선생님이 계시는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찰나에 밖에 나와 보니 저자신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요새 흐름이 무용, 음악, 연극이 모두 하나로 뭉쳐지고 있는 추세잖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몸이 흡수된 것 같아요. 제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트러스트무용단은 정말 거짓말안하고 진실된 춤을 추는 무용단이라는 거예요.

기자: 두 분 모두 현재 배우로 활동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은 하고 있나요?

김: 이 작품에 참여하기 전 안산 국제 거리극 축제에서 공연을 했습니다. 무용 뿐 아니라 거리극, 야외극,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이 작품을 하게 된 것도 연극과 음악, 무용 등 다양하게 작업하는 단체라서 참여하게 됐어요. 지금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지: 저는 얼마 전 프랑스국립극장에서 공연을 하고 왔습니다. 연극이었지만 몸을 많이 써야하는 작품이었어요. 그 작품이 끝나고 인천엑스포에서 거리극을 하고 왔어요. 이렇게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자: 혹시 어렸을 때 무용을 해 본적이 있나요? 어떻게 어려운 무용에 과감히 도전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김: 저 역시 방금 기자님의 말씀대로 처음에 그렇게 물어봤어요. 무용은 테크닉적이고 어느 정도 배우고 난 후에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죠. 그런데 트러스트무용단 워크숍을 통해 가장 먼저 깨진 것은 우리 자신이 춤을 출 수 있다는 거였어요. 내 안에 어떤 것을 발견했을 때 그것이 움직임이 되고, 또 내가 흥이 났을 때 나오는 동작들이 즉흥이라는 것예요. 잘 훈련받고 난 후에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건 것들은 트레이닝을 통해 연습하면 되니까요.
지: 움직인다는 것은 배우로써 정말 중요한 거예요. 물론 트레이닝도 굉장히 중요하고 훈련을 하면 더 효과적으로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으니깐 반드시 필요하죠. 하지만 그보다도 먼저인 것은 솔직하게 내 자신을 꺼내보는 거예요.

기자: 앞으로도 계속 다 같이 병행할 생각인가요?

지, 김: 그렇습니다. 앞으로도 트러스트무용단은 데칼로그처럼 다양한 작품을 만들 계획이라서 기회가 된다면 계속 참여하고 싶어요.

기자: 두 분 모두 종합예술을 하고 계시네요. 그렇다면 각자가 생각하기에 무용이 가진 매력이라고 한다면 무엇이라고 할 수 있나요?

지: 제 기준으로 봤을 때 일단 몸은 거짓말을 못한다는 거예요. 그것은 무용을 가짜로 할 수도 없고, 가짜로 하면 다치기 십상이거든요. 그리고 무용을 연습 하다보면 말로 연기를 할 때와 많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말로만 연기를 할 땐 관객에게도 거짓말 할 수 있는 충분한 요지가 되거든요. 자기의 감정이 진짜라고 믿으면서 뭔가 혼자서 막 토해내는데, 몸은 절대 그렇지 않아요. 직접 와서 부딪히고, 깨지고 해야 더 알게 되요. 말은 몸에다 얹기만 하면 되는 것 같아요. 특히 항상 그 자리에 내가 몸을 던지면 받아줄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게 큰 의지가 되요. 그러한 신뢰는 몸으로 부딪히면서 알게 됐죠.
김: 연극이나 뮤지컬은 개인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경우가 많아요. 무용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전체적인 에너지를 크게 발산할 수 있다는 거예요. 아무래도 함께 움직이고, 땀 흘리고, 공유하는 것들이 많이 필요하기에 그런 것 같아요. 이런 에너지들이 서로 다르니깐 무척 새롭고 재미있어요. 이런 게 무용의 매력 아닐까요?

기자: ‘데칼로그_살인하지 말라’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지: 일단 데칼로그는 십계명이란 뜻이에요. 이 작품은 성경의 이야기고 그 안에서 살인이라는 주제는 늘 계속적으로 일어나요. 이러한 성경 안에서의 힘 역시 원초적이고 근본적인데, 이제까지 그런 종교적인 색깔을 가지고 공연한 것들은 모두 다 실패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생각했던 종교인들은 늘 흰옷을 입고나오고 몸도 성스럽게 움직이죠. 저는 늘 그런 점이 불만이었어요. 왜냐면 정확히 얘기해야하고 요새 분위기에 맞게 자세히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잖아요. 그러나 이번 데칼로그는 정말 종교적이면서 원초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멋 부리지 않고 제대로 표현해냈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하죠.
김: 살인이라는 것은 육체적이고 물리적인 것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일어나요. 말로써, 혹은 행동으로, 시선으로, 어떤 한 사람과 집단을 파괴해버릴 수 있어요. 그래서 이 작품은 살인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죠. 관객들도 이 작품을 통해서 살인에 대해 뭔가 가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기자: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소화해내기 위해 특별히 노력한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김: 작품에서 선지자처럼 선포하는 부분과 낙태사건이 등장하는데 그 장면자체를 계속 느끼려고 했어요. 또 그 사람 개개인의 눈빛이나 움직임을 생각하면서 노래를 불렀고요.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그려지더라고요.
지: 저는 일단 성경을 봤어요. 그리고 그 주변의 상황과 연결된 모습들을 성경의 앞부분에서 찾았어요. 그러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세상에서 진정 중요한 게 뭐고, 하다못해 지나가는 바람에도 잠깐 멈춰 설 수 있는 여유가 있으면 그 느낌을 정확하게 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해요. 또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중이구요. 주변의 모든 사물을 그냥 지나치기 보다는 한 번 더 생각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기자: 각자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요?

김: 저 같은 경우는 안산 국제 거리극 축제와 춘천 마임 축제 때 작품을 했었어요. 그때 했던 작품을 그것을 가지고 8월 달에 루마니아와 터키에 해외 공연을 나갈 계획이에요. 끝나면 하반기에 창작뮤지컬이 들어가요. 어떤 창작뮤지컬일지는 아직 준비중이구요.
지: 저는 인천엑스포에서 거리극을 하고 이윤택선생님과 작업하게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명동예술극장 개관공연작품 ‘베니스의 상인’ 공연에 들어가요. 아마 끝나면 내년 초에 연극이 하나 더 있을 것 같고 프랑스에도 갈 예정이에요.

기자: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지: 꼭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이 더운 날 맹목적으로 땀 흘리고 연습한건 아니거든요. 그보다 관객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 정말 열심히 준비 한 거예요. 예전에 연극을 하면서 가장 와 닿는 말이 있었는데 ‘세상이 빨라질수록 예술은 느리게 가야한다’라는 거예요. 급격히 변화되는 세상 속에서 예술 역시 좀 더 화려하면서도 가볍고 재미있는 것을 추구하게 되잖아요. 하지만 그보다도 중요한 건 느리게 가더라도 이 세상에서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표현하는 게 진정한 예술이 아닐까 합니다. 지난 번 강릉에서 공연했을 때도 많이 걱정했지만 관객들이 울면서 함께 공감했거든요. 절대 후회되지 않는 공연이 될 겁니다.
김: 이 작품을 하면서 제가 개인적으로 느낀 것들을 관객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어요. 지금 너무나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이잖아요. 이 작품을 통해 약간의 쉼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리고 무용 공연이 어떨 땐 너무 어려웠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이라는 좋은 무대에서 트러스트 무용단의 데칼로그를 관객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요. 보시고 좋은 글, 나쁜 글 모두 다 남겨주세요.

트러스트무용단의 ‘데칼로그_살인하지 말라’는 오는 7월 1일부터 5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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