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없이 부드러운 느낌을 가졌지만 어디선가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파사무용단장 황미숙을 만났다. 어느 지하 연습실에 앉아있는 단발머리의 이 중년 여인은 웃는 얼굴로 조근조근 이번 작품 ‘앵콜 2009 숭어(崇魚)의 하늘(The Firmament Of a Mullet)’에 대해 자세히도 이야기를 해 준다. 파사무용단은 3월 25일과 26일, 양일간에 걸쳐 ‘앵콜 2009 숭어의 하늘’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숭어의 하늘’은 지난 2006년에 서울특별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재)서울문화재단, 환경부의 후원을 받아 처음 공연되어 환경문제를 색다른 무대어법으로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은 바 있는 작품이다.
- 숭어의 진화에서 찾은 환경이야기
특이하다. 현대무용으로 환경문제를 논하는 것도 특이한데 그 소재가 ‘숭어’란다. 황단장은 2006년 이 작품을 만들 때 처음으로 태화강의 숭어에 대해 알았다. 이미 오염된 태화강에숭어가 모여들고 있었고, 그 오염된 강에서 숭어를 살아남게 한 힘은 바로 진화였다. 숭어는 밤이라는 일종의 모래주머니로 중금속을 걸러낼 수 있도록 진화한 것이다. “2006년에 서울을 벗어나 외곽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조금 서울에서 떨어졌을 뿐인데 출퇴근을 하면서 공기의 맛이 다르다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도시에 들어오면 어딘가 답답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는 숨이 트였습니다.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어요. 이것을 춤으로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마침 태화강의 숭어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인간보다 더 투철하게 진화한 생명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숭어가 하지 않아도 되는 고통스러운 진화를 해야만 하는 지금 우리 환경오염 문제를 떠올렸지요.”

- 80% 이상의 개작
황단장은 이렇게 늘 생활에서 작품의 소재를 얻는다고 한다. “어떤 평론가들은 제가 여자이야기만 하는 줄 알아요. 그 당시에는 제가 주부로 살면서 여자들과 만나고 생활하니 당연히 여자들의 이야기를 자주 했었지요. 그러나 이제는 저 자신이 성장하고 바라보는 세계가 넓어지면서 작품의 주제도 넓어졌습니다.” 스스로의 세계가 넓어지면서 좋은 변화를 겪은 황단장과 같이, 이번 작품도 변화하여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되살아난다. “2006년과 같은 레퍼토리지만 새로운 작품처럼 느껴지실 거예요. 80% 이상을 개작했어요. 2006년의 안무 구성법은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그 구성법을 그대로 살리면서 동작에는 변화를 주었지요. 한 신을 더 추가하고 영상을 삽입하여 2막은 마치 새로운 작품 같을 겁니다. 춤추는 무용수도 10명에서 25명으로 늘었고 음악과, 의상, 무대도 다 새로 제작했습니다. 내용적으로도 숭어에 비유하여 인간과 환경에 관한 부분을 더 상세히 다루었습니다. 숭어가 모천으로 돌아와서 다시 떠나는 모습과 한 마리의 숭어만 가지 못하고 살아남는 모습을 더 박진감 있게 보여 줄거예요.”
- 전시와 무용을 동시에 진행
이번 ‘숭어의 하늘’은 내용과 소재는 물론이며 진행 형식도 매우 특이한 작품이다. 무용과 전시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다. 이번 공연에는 황단장의 파사무용단의 무용공연과 더불어 무용과 모든 문화를 합쳐 한 가지 주제를 이야기 한다. 새로운 신에는 독립영화 감독 김윤태의 영상이 함께 하고, 무대 밖 로비에서는 버려진 물건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이슈화된 ‘곽열’의 로봇세계, 뉴욕 파슨스 스쿨의 유망주 ‘김혜원’의 환경을 주제로 한 의상, ‘상하이 일기’의 저자 ‘황석원’의 전시가 진행된다. “초연인 2006년에도 환경 포스터를 전시를 함께 했었습니다. 우리 공연이 환경에 관한 것임을 알리고 우리 주위 생활에 대한 것임을 경각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준비했었지요. 현대무용이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이 쉽게 작품의 주제를 알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공연의 모토이니까요. 그래서 영상도 기존의 무용영상이 아닌 영화의 한 장면을 선택했습니다. 무용영상은 이미지적이고 추상적인 경우가 많아서 더 현실적이며 춤과 맞물려 갈 수 있는 영상을 원했어요. 춤은 아무리 표현을 해도 추상적일 수밖에 없거든요.”

- 스토리가 있어 관객에게 다가가는 작품 만들고파
황단장은 이번 공연에 무용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현대무용은 난해하다는 이미지가 강해요. 그래서 저는 스토리가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스토리가 있어서 관객들이 이해하시기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요. 이번 작품도 무용을 잘 모르는 분들이 봤을 때, 추상적이고 힘들지만 그래도 타 작품보다 조금은 이해하기 좋은 그런 작품이 되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관객에게 더 다가가는 무용을 만들고 싶어요. 관객들이 이번 공연의 전시를 통해서는 직접적으로 환경에 대한 문제를 느끼고 객석에 앉아서는 무용의 몸짓과 내용을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숭어의 하늘’은 올해 ‘2009년 민간환경단체 환경보전활동 문화예술부분 선정작’으로 공연되며 환경부장관이 직접 공연 서문을 쓰기도 하여 그 의미가 남다르다. ‘숭어의 하늘은 2009년 3월 25일에서 3월 36일 이틀간 예술의 전당 토월 극장에서 공연된다.
조아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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