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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세계무용축제 맞아 한국 방문한 세계적 안무가 ‘이칙 갈릴리’

 

이스라엘은 오하드 나하린, 이마누엘 갓, 인발 핀토 등 보석 같은 무용수들을 배출해왔으며, 그 중심에는 단연 이칙 갈릴리가 있다. 북네덜란드 갈릴리 무용단 예술감독을 11년간 역임하며 세계무대의 주역으로 단련시킨 이칙 갈릴리는 ‘신체를 적재적소의 시간과 공간에 놓을 줄 아는 달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칙 갈릴리가 이끄는 네덜란드 갈릴리 무용단은 이번 서울세계무용축제를 통해 ‘카멜레온’, ‘영원토록’, ‘머리 혹은 꼬리’, ‘부디’ 등 4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갈릴리 무용단은 깊이와 통찰력 있는 신선하고 독특한 안무로 승부하는 한편, 다양한 장르를 접목시키는 시도를 통해 무용의 경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온 단체다.

이칙 갈리리는 먼저 “한국에서 공연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 사실 한국 문화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되는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앞으로 한국 문화를 배우고 알아가기 위해 한국에서의 공연을 결정한 것도 주요 이유 중 하나다”라며 한국에서 공연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또한 그는 “어제 도착했는데 사람들이 정말 친절 한 것 같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상이 모두 좋다”라는 개인적인 느낌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 공연을 위해 자신이 지금까지 안무했던 61개의 작품 중 4개의 작품을 선택한 이칙 갈릴리는 이어 한 작품 한 작품 시간을 들여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영원토록> 고레키의 음악에서 영감을 얻은 ‘영원토록’은 그의 감동적인 음악과 어우러지면서, 썰물과 밀물처럼 역동적인 흔적을 남기는 작품이다. “‘영원토록’은 1990년도 중반에 탄생했으며, 7명의 무용수들을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나는 전체 음악을 사용하기보다 음악의 부분 부분을 이용해서 작품을 만드는 편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최초로 전체 음악을 사용한 점이 특징이다. 또한 원래 성향에 따랐다면 원곡에 충실했겠지만, 이 작품에서는 원곡을 변형시켜 실험적인 시도를 해보았다. ‘영원토록’은 로맨틱하고 시적인 작품이기 때문에 한국 관객들이 깊은 감수성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더불어 10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점도 잊지 말길 바란다.”

<카멜레온> ‘카멜레온’은 케이지의 음악과 함께 어우러지며 도발적인 춤을 추는 무용수들이 여성의 존재를 폭로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세 명의 초보 무용수들을 위해서 만들었던 작품이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행동의 다양한 측면, 예를 들어 머리를 빗거나 립스틱을 바르는 행동 등을 나열했다. 외관상으로 봤을 때는 단순해보일 수도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깊은 상징성을 내포한 작품이다.”

<부디> ‘부디’는 강도 높은 피지컬 댄스로서 젊음, 생명력, 즐거움, 에너지를 그리는 작품이다. 2004년 ‘비평가들이 선택한 유럽 댄스’에서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 받았으며, 서울세계무용축제에서는 작품의 일부인 ‘드러밍 파트’를 공연할 예정이다. “이 작품 역시 다른 작품들과는 비교되는 매우 독특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부디’는 어떤 원소적인 느낌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은 내가 일련의 설명을 덧붙이는 것 보다 작품을 직접 대면하게 될 관객들 스스로가 느끼는 그대로 해석했으면 좋겠다.”

<머리 혹은 꼬리> 이 작품은 페르코사의 음악을 가지고 20명의 무용수와 8명의 뮤지션이 참가하는 대규모의 작품이다. 초연 이후 크게 성공을 거둔 이 작품은 2007년 1월 네덜란드 헤이그의 루센트 댄스 시어터에서 초연된 바 있다. 서울세계무용축제에서는 뮤지션을 제외한 11명의 무용수가 참가하는 짧은 버전으로 공연될 예정이다. “‘머리 혹은 꼬리’는 초보 무용수든 학생이든 전문무용수든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무용수가 누구냐에 따라 각각 다른 성향을 표출 한다는 점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이칙 갈릴리의 이력은 특이하다. 24세라는 늦은 나에게 춤을 시작한 것도 그렇지만, 특별한 교육과정 없이 독학으로 데뷔한 안무가라는 점이다. 또한 그는 1990년 데뷔 직후 ‘Old Cartoon’이라는 작품을 통해 안무대회에서 독창상을 수상하며 단번에 무용계에서 두각을 나타내었던 인물이다. 이러한 이력에 대해 이칙 갈릴리는 “내가 춤을 추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다. 자라오면서 춤에 관심이 많았다거나, 장래에 댄서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해본 적도 없었다. 순전히 우연이다”라며 자신이 춤을 추게 된 것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인생을 살아온 결과”라고 답했다.

이칙 갈릴리는 무용의 창작을 통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은 소통”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 무용의 경우는 스토리가 없거나 혹은 관객들이 스토리를 알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감동을 줘야한다. 따라서 무용은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끼리도 소통할 수 있는 예술 언어가 돼야 한다. 나는 문화적인 배경을 뛰어넘어 세계인의 언어로서 무용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칙 갈릴리가 서울세계무용축제를 통해 한국 관객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면서 바라는 것은 한가지다. 외부의 편견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눈을 통해 작품을 봐 달라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까지 20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해왔다. 내 작품들 가운데는 정말 훌륭했던 작품도 있고, 형편없는 작품들도 있다. 모든 작품은 남들이 바라보는 눈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는 것 같다”는 말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네덜란드 갈릴리 무용단의 공연은 오는 10월 19일, 20일 양일간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2008년 10월 19일 ~ 20일, 호암아트홀, 4시/ 8시, R석 70,000원/ S석 50,000원/ A석 30,000원)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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