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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로에 대한 이해와 수용의 결과물, ‘아시아·아프리카 댄스 익스체인지’

 

‘아시아·아프리카 댄스 익스체인지’는 올해로 11회를 맞이하는 서울세계무용축제(이하 시댄스(SIDance))가 마련한 또 하나의 특별이벤트다. 제 3세계와의 경계 없는 공동창작을 통해 국제교류의 새로운 항로를 개척해 온 시댄스의 다국적 레지던스 프로그램인 댄스 익스체인지는 올해 지속적으로 소개한 아프리카 무용 지식을 바탕으로 아시아·아프리카 공동제작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메인사진_왼쪽부터 이동원(한국), 임토춘(말레이시아), 무캄 폰캄(카메룬))

국적은 물론이거니와 언어, 피부색까지 외관상으로 어디 하나 닮은 곳 없는 가나·말레이시아·카메론·태국·한국의 젊은 아티스트들이 함께 모여 공동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춤, 그리고 춤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열정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6개월간의 한국 체험을 통해 한국의 문화적 전통과 현대무용의 기술, 여기에 세계적 정서까지 담아내려 노력 중인 ‘아시아·아프리카 댄스 익스체인지’의 주인공 무캄 폰캄(카메룬), 임토춘(말레이시아), 이동원(한국)을 만나 그들의 작업 이야기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소감을 나눠보았다.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6개월 동안 생각하면서 느낀 한국에 대한 인상이다. “(폰캄)다른 어떤 것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바로 한국사람이다. 카메룬에서 티브이같은 매체를 통해 접해왔던 한국사람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조용하고 내성적일 것 같았다. 그런데 직접 경험해보니 그 어느 나라보다도 열정적이고 다이나믹하다. 그런 이면적인 모습이 나에게는 굉장히 인상적이다.” “(임토춘)나의 경우 한국 생활이라고 하기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느끼는 것이 굉장히 많다. 한국의 전통을 하나하나 경험해가면서 단지 춤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주위의 기운들, 환경적 모습까지 경험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이다.”


타국에서 온 이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가 이지적이고, 신비로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2년째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안무가 이동원의 의견은 어떨지 궁금했다. “(이동원)작년에는 중남미의 친구들과 함께 작업했던 경험이 있다. 그때 했던 생각이 ‘앞으로는 절대 하지 말아야지’였다(웃음). 그런데 계속 하다 보니 나 스스로 얻게 되는 점이 많은 것 같다. 나와 비슷한 것들이 많은 곳에서는 나를 찾기가 힘들다. 국적도, 사상도 다른 이 친구들과 함께 작업을 하다보면 오히려 내 춤, 내 예술은 무엇인가를 찾기가 더 수월해지는 것 같다.” 물론, 너무나 좋은 취지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이고 스스로 얻는 것도 있지만 안무가 이동원은 더 나은 작업에 대해 갖는 조금의 아쉬움도 있다. “(이동원)물론 많은 나라가 한 곳에 모여 이렇게 협업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고, 너무 좋은 작업이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이 있다면 좀 더 심화된 작업이 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이런 작업을 진행하다보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에 각자에게 상처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흥미로운 작업이지만 작업의 깊이에 대해서도 조금은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다.”

오는 20일 공연될 ‘아시아·아프리카 댄스 익스체인지’에서 이들이 함께 공연할 작품의 주제는 ‘탁자 주위에(Around the Table)’이다. “(이동원)어쩌면 6개월간 함께 했던 우리의 얘기가 될 수도 있겠고, 아니면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당연스러운 얘기가 될 수도 있다. 테이블이라는 공연이 함께 얘기를 주고받는 화합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너와 나 사이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장소이기도 하다. 이중적인 의미를 갖는 테이블이라는 매개를 통해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자 다른 움직임을 갖고 있던 다국적의 젊은 아티스트들이 만나 공동 안무한 작품이기에 이들이 보여줄 공연이 갖고 있는 의미가 더욱 크게 느껴질 것만 같다.

물론, 예상했던 대로 공동 안무는 순탄치만은 않은 작업이었다. “(임토춘)첫째는 언어 문제요(웃음). 그리고 또 다른 것이 있다면 서로 다른 것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 가였다.” “(폰캄)나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의견과 생각 중에서 하나만을 뽑아내야 하는 것이기에 그것이 가장 힘들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한국 안무가 이동원의 의견도 비슷했다. “(이동원)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힘들지 않았나한다. 다른 움직임, 성향들을 서로가 받아주어야만 이 작업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세 명의 안무가가 말하는 이번 작업에 대한 어려움은 결국 서로간 소통의 문제와 의견 합치에 대한 얘기였다. 어려움이라고는 말하고 있지만 서로를 받아들이려고 애썼다는 이들의 얘기를 듣고 있자니 어쩌면 이것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오는 문제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이번 공연은 그 결과보다도 훨씬 중요한 작업이다. 그래서 함께한 이 시간이, 혹은 각자가 경험한 이 시간들이 서로에게 어떤 의미가 되었을지는 작품의 완성도보다도 훨씬 중요한 문제가 될 것 같다. “(임토춘)이번 프로젝트는 크게 세 가지 정도의 의미로 말할 수 있겠다. 배우는 것, 경험하는 것, 그리고 우리 프로젝트의 이름 그대로 익스체인지다. 큰 의미로는 국제적인 예술을 보는 시각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폰캄)그렇다고 나도 세 가지 정도로 말해볼까한다(웃음). 첫 번째로는 한국문화를 접했다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카메룬 문화를 전했다는 것, 마지막은 이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바에 부합하는 내가 되어가도록 스스로 노력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경험이 될 이번 공연에 대해 관람포인트를 물어보았다. “(이동원)솔직히 나의 경우에도 흑인이 폰캄과 자연스럽게 피부를 닿게 하는 데에 시간이 좀 걸렸다(웃음). 그런데 관객은 그렇게 오면 안 된다. 그냥 다른 공연 보듯이 봐주면 된다. 경험해본다면 다르거나 이질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관람포인트도, 주목해야 할 점도 없다. 그냥 객석에서 느끼는 대로 작품을 봐 주었으면 좋겠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들과 함께 나눈 대화에서 무엇보다도 크게 느껴진 것은 ‘긍정’이었다. 그렇기에 어떤 점에서건 마음의 문을 열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대하는 이 젊은 아티스트들이 공동 작업한 결과물이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문화동반자로서 함께한 이들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할 이번 공연은 오는 2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며, ‘탁자 주위에(Around the Table)’ 외에도 한국 안무가 박순호와 함께 작업한 ‘패턴과 패턴변수’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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