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용은 ‘고상한 예술’ 이라는 상식을 깨는 파격의 발상으로 관객과의 교감을 자연스럽게 유도해 간다. <홀신-심청전>』 -성기숙 (댄스포럼 2003년 7월호)
『이경옥 다운 연극적 위트가 넘쳤다. 이경옥은 이번 공연을 통해 한국민속춤의 원래 정신인 놀이정신을 현대적으로 해석했고, 그 결과를 동화에 접목한 후 자신의 고유영역으로 다지는 작업에 성공했다. <장화홍련>』 -글/유인화 (몸 2004년 7월호)
안무가 이경옥은 지난 2002년 12월 동덕예술센터에서 콩쥐팥쥐와 신데렐라 이야기를 넣은 작품 ‘어른들을 위한 춤 동화 첫 번째 이야기 <홀신-심청전>’을 초연한 뒤 무용계에 거센 반향을 일으키며 문예진흥원 사후지원 심사에서 만장일치로 선정된 바 있다. 이어 지난 2004년 6월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는 ‘어른들을 위한 춤 동화 두 번째 이야기 <장화 홍련>’을 무대에 올렸으며, 2005년 6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어른들을 위한 춤 동화 세 번째 이야기 <춘향사랑놀음>’으로 서울무용제에 참가하여 연기상 수상과 2005년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하였다.
이처럼 꾸준히 새로운 안무작을 무대에 올리며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고루 받고 있는 안무가 이경옥은 이번 ‘제 11회 서울세계무용축제’를 맞이하여 미디어아티스트 최종범과 함께 ‘독(毒)·살(煞)·청(淸)’이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그녀는 이번 작품을 스토리적인 면보다 ‘독(毒)·살(煞)·청(淸)’이라는 세 단어에 주목했다. ‘독(毒)·살(煞)·청(淸)’ 이라는 작품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단어가 갖는 의미가 전부를 말해주고 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한다면 우리 몸이 사회적인 환경 요인들로 인해 가랑비에 옷 젖듯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을 독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무대에서는 과거의 이미지와 현재 상황들을 몸으로 표현함으로써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게 되는 모습들을 ‘독(毒)·살(煞)·청(淸)’으로 풀어내었다”
이 작품은 대구에서 먼저 공개된 후 강원도 사북, 서울로 무대를 이어가며 공연장에 맞게 세트를 변화시키고, 내용도 점차적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안무가 이경옥은 작품의 특징을 각각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녀는 “독(毒)은 자기도 모르게 쌓이는 몸의 나쁜 기운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살(煞)은 누군가를 해할 수 있는 의미를 뜻한다. 독이 몸 안으로 들어오면 서서히 몸 전체로 퍼져가듯 독의 기운으로 인해 자기도 모르게 몸에 베이고, 남에게 상처내고 하는 살(煞)의 의미를 가진다. 특히 이 작품은 그 상황에 따라 표현방식도 달리 하려고 했다. 이번 공연은 자유소극장에서 하게 되었는데, 이 극장 안에서는 모서리를 이용해서 공간을 나누어 풀어내려고 한다”라고 소개했다.
더불어 “청(淸)은 씻겨간다, 청명함 등의 의미를 가진 치유를 뜻한다. 예전에 야외에서 공연할 때에는 야외에 걸아가면서 새로운 공기와 바람을 마시며 나쁜 독과 살의 풀림을 표현했다. 즉 새로운 냄새와 향기로 몸 안의 나쁜 독과 살의 기운을 씻겨 내려가며 치유하는 것이다. 그래서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야외에 나가 공간을 이동하면서 생기는 감정을 청으로 느낄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이번 자유소극장안에서의 청(淸)은 또 다른 방식으로 풀어갈 것이다. 이번 무대에서 청(淸)을 어떻게 표현해내고 풀어내는지는 관객들이 직접 오셔서 보시면 알게 될 것 같다”라고 말하며 자신만의 안무적 성격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공에 영상을 삽입시켜 세 단어가 가진 의미를 상징적으로 나타내주었다. “보통 안무자들의 영상사용은 작품 안에서 뚜렷하게 나타내 보이려고 하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모든 무대는 공감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영상을 뚜렷이 보이게 하기보다는 공에 영상을 삽입시켜 움직이게 하였다. 그러면 영상이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져 작품을 훨씬 더 생동감 있게 전달해 줄 수 있다. 그래서 한마디로 말하자면 공에 의해 영상이 자유롭게 놀 수 있게끔 공이 매개체 역할을 한다고 말 할 수 있겠다.”
“항상 난 나이를 의식하면서 살려고 한다. 내가 안무한 자료들을 봤을 때 진부함이 느껴지면 어떡하나? 하는 나에 대한 우려만 있을 뿐 다른 사람의 작품을 보고 좋다 아니다 라고 판단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죽을 때까지 모든 예술가들은 탐험 아닌가?” 그녀는 항상 다른 작품을 보고 평가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작품을 채찍질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의 안무가 이경옥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안무가 이경옥은 관객들에게 “다음 것에 대한 기대를 관객들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그냥 본 것을 어떻게 보고 느끼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본 것에 대해 얼마만큼 느껴지는지, 얼마나 공감하고 이해하는지 그것만 봐 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이렇게 봐 주세요’ 라는 말을 하는 것 보다 그냥 보여지면 보여지는 대로 자연스럽게 느끼고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는 깊이 있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이경옥 무용단과 미디어 아티스트 최종범이 함께하는 ‘독(毒)·살(煞)·청(淸)’은 오는 10월 13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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