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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울국제공연예술제를 통해 신작 ‘갈라파고스’를 선보이는 안무가 안애순

 

대한민국 대표 안무가 안애순이 2008 서울국제공연예술제를 통해 오는 9월 28일과 29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신작 ‘갈라파고스’를 발표한다. 안무가 안애순은 그간의 작품 ‘7+1’, ‘백색소음’ 등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아왔기에 이번 신작 작품 역시 세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안무가 안애순을 만나 신작 ‘갈라파고스’에 대한 얘기와 그녀의 작품관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았다.

▷ 이번에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2008)에서 신작 ‘갈라파고스’를 발표하게 되었다. ‘갈라파고스’가 실존하는 섬이라 들었지만 좀 생소하다.
▲ ‘갈라파고스’는 에콰도르에 실존하는 섬이고, 다윈의 진화론을 처음 발견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작품에서 이 ‘갈라파고스’는 은유적인 장소다. 인간들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이고 평화로운, 완벽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어떻게 작품의 모티브로 삼게 되었나?
▲ 다윈의 진화론과 연결 지었지만 작품 자체는 사람 얘기를 하고 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상이 얼마나 지루하고 스트레스 쌓이는가. 그런 반복들 속에서 느닷없는 외부조건들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얘기한다. 갈라파고스에서 지진이 나고, 해일이 일어나면서 생존했던 모든 것들이 도태되고 살아남은 동물들이 진화하고 생명을 유지하는 모습들을 현대 사람들과 비유해 나타내보았다. 변화와 진화는 분명히 다른 것이지만, 작품 안에서는 갈라파고스 내에서 일어난 진화를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의 변화와 비유했고 거기에 초점을 맞춰 작업했다.

▷ ‘갈라파고스’를 통해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 총 4장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작품이 4장까지 진행되면서 인물들이 계속 도태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도 작품이 진행되면서 점차 무용수들의 수가 적어지게 된다. 지금 우리는 문화적으로 세련되었고 풍부한 정보 속에서 굉장히 감각적, 이미지적으로 훌륭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진정성 있는 진화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결국 우리가 갈 수 있는 진화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갈라파고스는 정말로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내 안에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 그동안 발표해 온 작품들을 보면, 연극적 요소나 설치미술 같은 요소가 많이 보인다. 이번 작품도 그런가?
▲ 이번 작품 역시 그동안 작업했던 스태프들이 함께한다. 일단 세트 자체도 작품의 큰 이미지를 차지할 것이다. 음악도 댄서들이 관절이나 몸의 어느 부분들을 움직일 때마다 각각 다른 소리들이 입력되어 소리 자체를 무용수들이 조작할 수 있게 할 것이다.

▷ 특이한 작업이 될 것 같다. 특히 무용수들의 움직임에 따라 음악이 라이브로 변형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 많은 스태프들에게 부탁한 것 중 하나가 자연재해처럼 느닷없이 찾아오는 상황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음악적으로도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다른 것으로 변화할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하였다. 음악과 세트, 영상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모두 다 관계를 맺는 작품이 될 것이다.

▷ 이렇게 다양한 시도와 장르간 결합을 시도하는 이유가 따로 있나? 창작자로서는 더욱 힘든 작업일텐데?
▲ 관객들에게 쉽게 전달해야 한다는 의미도 있겠다. 그리고 사실 무용은 종합예술이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점점 미술적, 이미지적으로 가야하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본다. 현대의 무용을 컨템포러리라고 말하지 않나. 앞서 이 시대를 반영하는 순수예술로서의 예술지향적인 그 무엇, 그것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한다. 어느 한 장르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 자체가 굉장히 폐쇄적이고 시대성에 맞지 않는 작업행위라고 생각한다. 좀 더 열려있고, 좀 더 긴밀하게 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번에 경복궁에서 공연된 뮤지컬 ‘대장금’의 안무를 맡았다. 그간 무용을 하면서 여러 뮤지컬 작품의 안무도 맡았는데, 그런 것도 열린 작업행위의 일부분인가? 아무래도 뮤지컬 안무와 순수무용과는 차이가 클 것 같다.
▲ 아까도 말했듯이 무용은 순수예술 지향적이고 난해한 부분이 있다. 실험적인 시도를 통해서 새 시대의, 새 것을 위한 것으로 가야한다면 뮤지컬은 다분히 대중들을 위한 일이다. 무용이 연구실 같은 곳이라면 뮤지컬은 그 연구를 좀 더 대중적으로 바꿔주는 공장 같은 곳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 그렇다면 이번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고 싶다. 국내 작품 외에도 많은 해외 작품들이 들어오는데 관객들에게 어떤 기회가 될 것 같은가?
▲ 개인적으로도 기대되는 작품이 많더라. 그러나 가끔 그것이 함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게 먼저일 것 같다. 새로움과 놀라움, 혹은 남들과 달라야 한다는 것 모두 작가로서 가지고 있어야 하는 부분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요즘은 너무 쇼킹한 것에만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부분이 좀 아쉽다. 물론 근본적으로 좋은 작품들이 들어오는 것이지만 그것이 단순히 광고 효과로서만 치부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작가로서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많이 힘들게 하는 부분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달라.


▷ 나도 같은 생각이다. 그렇다면 그 많은 작품들 속에서 안애순만의 색, 안애순만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이 있겠는가?
▲ 나 스스로 나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 너무 어려운 것 같다(웃음). 굳이 말하자면 나는 한 번도 유학을 가서 외부에서 영향을 받거나 한 작가는 아니다. 이것이 자랑이 될지 흠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이 가장 ‘나’그러운 것이 되는 것 아닐까한다. 컨템포러리라는 것이 결국엔 나의 역사, 나의 정서가 반영된 것이다. 외국적인 것에 영향을 받지 않고 나만의 움직임을 나만의 언어로 풀어내는 것, 그게 가장 나다운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나의 언어, 나의 어휘를 갖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것이 또 움직임의 매력이기도 하고…….

▷ 그런 이유로 매 작품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혹시 이번 신작 외에도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 있나?
▲ 내년 6월 LG아트센터에서의 기획 공연을 준비 중인데 구체적인 작품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비밀이라 말해줄 수 없다(웃음). 장기적으로는 2010년 유럽공연을 준비해 상,하반기 투어 공연을 하게 될 것 같다. 그 외에도 우리 무용단원들의 크고 작은 공연들이 계속 준비되어 있다.

▷ 마지막으로 이번 공연 ‘갈라파고스’를 관람하러 올 관객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 쇼킹하거나 버라이어티한 작품은 아니다. 어쩌면 사람들의 일상처럼 지루할 수도 있겠다. 다만 관객들과 인생에 대해 내가 가진 생각들을 편하게 대화하는 듯한 공연이 되었으면 한다. 일상 속에서 꾸는 꿈이라는 것에 대해 한번쯤 생각을 해보면서 공연장을 나갈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조용한 작품, 혹은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만족을 얻고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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