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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적인 춤의 접근, ‘베케트의 방’, ‘Einmal(단 한번의...)’의 안무가 김윤정(마코스 그롤레 공동안무)

 

지금 서울 곳곳의 극장에서는 지난 9월 18일부터 시작된 2008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2008, 이하 스파프)의 진행이 한창이다. 스파프는 오는 10월 19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며, 아르코예술극장,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서강대학교 메리홀, 드라마센터, 구 서울역사 등지에서 국내외 우수 작품들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

그 중에는 지난 2007년 예술의전당 자유젊은무용선정작으로 뽑힌 후, 작년 스파프에서 공연되어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베케트의 방’ 역시 포함되어 있다. 원 계획에 따르면 올해 스파프에서는 김윤정 댄스프로젝트와 독일 탄츠하우스(Tanzhaus)가 공동 작업한 ‘Einmal(단 한번의...)’ 신작만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작년 국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고 다시 한번 앙코르 공연을 결정한 것이다.

‘베케트의 방’과 ‘Einmal(단 한번의...)’의 안무가 김윤정은 네덜란드 안하임 예술대학에서 안무전공 학위를 받은 후 지난 2000년부터 독일에서 프로젝트단체를 만들어 활발한 창작활동을 해오고 있다. 자신의 이력에 대해 김윤정 안무가는 “여러 안무가들의 작품에 댄서로 활동을 하다가, 2000년부터 뒤셀도르프 탄츠하우스를 중심으로 안무작업을 시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윤정 안무가는 이번에 공동으로 안무작업을 하게 된 마코스 그롤레(Marcus grolle)의 이야기로 넘어갔다. 그녀는 “내가 댄서로 활동할 당시 마코스 그롤레 안무의 ‘레이디 맥베드’라는 작품에 출연한 적이 있었다. 그 후로 언제 한번 공동작업을 해보자고 약속했었는데, 이번 탄츠하우스와 스파프 공동프로덕션의 일환으로 함께 작업하게 된 것”이라며 마코스 그롤레와 공동작업을 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또한 그녀는 자신과 마코스 그롤레의 안무경향이 모두 연극적 성향에 가까움을 밝혔다. “마코스 그롤레의 작품은 연극적인 성향이 강했다. 나 역시 춤의 추상성이 갖는 미학에서 좀더 연극적인 움직임의 작업을 추구해 왔기 때문에 서로 잘 맞을 거라 예상했었다.” 그리고 이러한 공통점이 함께 작업을 하는데 더 플러스적인 요소가 되었다고 한다. “평소 서로의 작품 성향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사실 공동안무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작업시간을 들였고, 그 가운데 생각의 차이에서 발생한 갈등을 좋은 작품을 위해 잘 승화시켰다고 생각한다.”

김윤정이 이번 스파프 기간 동안 선보일 작품은 ‘베케트의 방’, ‘Einmal(단 한번의...)’ 두 작품이 각각 1부와 2부에 걸쳐 공연될 예정이다. 이 두 작품에 관해 김윤정 안무가는 “먼저 ‘베케트의 방’은 우리 일상의 부조리함을 ‘틱 장애’로 풀어보았다. 이러한 발상을 통해 모두 멀쩡하게 사회를 견디고 있어도 정신적으로는 누구에게나 장애가 있을 것이며, 우리 자아의 외적 정체성과 그 속에 들어 앉은 자아 본질의 괴리와 그들의 관계를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베케트의 방을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 작품 ‘Einmal(단 한번의...)’에 관해서는 “이 작품에는 쉽게 찾아온 사랑과 행운을 시험하기 위해 헤어졌다가 두 번째 운명적인 만남에서 죽음을 맞는 남녀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운명이라는 것이 내 손 안에 있는 것인지 그 운명을 따라가며 살아가는 것인지에 관한 생각을 풀어보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윤정은 현재 춤의 창작에 매진하고 있는 안무가로서 살아가고 있지만, 어렸을 적에는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았다고 한다. “나는 어려서부터 꿈이 많이 바뀌었었다. 문학을 좋아해 글을 써보고 싶었으나, 늘 좋은 책을 보며 감동만 받을 뿐이지 그 이상을 내가 해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림은 보기 좋았으나 정지해 있었기에 아쉬웠고, 연극은 너무 설명적이어서 내가 스스로 느끼기 전에 다 밝혀지니 부족한 느낌이었다. 음악 역시 듣는 것은 좋았으나 그 이상의 재능을 발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문학, 그림, 음악 등 예술계통에 관심이 많았던 것은 분명한 듯 보인다. 이어 김윤정 안무가는 “그런데 무용은 이 모든 나의 관심사가 하나로 모일 수 있게 해주는 통로 같은 존재였다”라며 현재 자신의 분야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김윤정 안무가는 이 작품을 보는 관객들에게 “두 작품 다 편안한 마음으로 봐주시길 바란다.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라 할지라도 내 안의 어떤 것과 연결돼 있을 수 있다. ‘베케트의 방’은 작품 안에 도사리고 있는 부조리함을 즐기시면 되고, ‘Einmal(단 한번의...)’같은 경우는 구체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연극적으로 접근했으니 일반 관객들이 이해하기 더 쉬울 것이라고 생각된다”라는 말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베케트의 방’과 ‘Einmal(단 한번의...)’은 1부와 2부에 걸쳐 진행되며 오는 9월 25일, 26일 양일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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