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문화교류회(회장 김성재)가 주최하는 2008년 ‘제5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의 본선이 지난 8월 19일부터 8월 26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과 유니버설 아트센터,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이번 본선 경연에서는 지난 5월과 6월에 치러진 국내, 해외 예선을 통해 선발된 진출자들이 한 무대에서 다시 한 번 뜨거운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콩쿠르에서는 현재 영국 로열발레단의 예술 감독인 웨인 이글링(Wayne Eagling)이 심사위원장으로 벌써 3년 째 심사를 맡고 있다. 웨인 이글링은 전 영국 국립발레단과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예술 감독을 역임했고, 세계 유명 발레단 작품을 직접 안무하여 무용인들에게 세계적인 안무가로 정평이 나 있다. 올해로 세 번째 서울국제무용콩쿠르의 심사를 맡고 있는 그에게 이번 서울국제콩쿠르와 변화되어 가고 있는 무용계의 흐름에 관하여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보았다.

-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서울국제무용콩쿠르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해서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기분이 어떤가?
한국에서 이렇게 큰 댄스경연대회를 갖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세 번에 걸쳐 국제무용콩쿠르 심사를 맡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더구나 이번 대회는 단순히 잘하는 사람에게 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무용수들을 고무시켜서 발전된 방향으로 이끌어주는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더구나 나는 서울 국제무용콩쿠르의 심사를 위해 3번째로 연이어 한국을 찾았다. 외국경쟁자들도 많이 오기 때문에 그들이 서로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작년에 그랑프리를 수상한 학생이 영국으로 간 것으로 안다. 현재 근황이 어떤가?
영국국립발레단과 로열발레학교로 간 학생들이 몇 명 있다. 그 중 작년에 그랑프리를 수상한 정영재가 영국국립발레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여자 수상자는 영국 국립발레단에서 1년 장학금을 받고 갔다. 정영재의 경우, 그는 굉장히 재능이 뛰어난 무용수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 군입대 문제로 인해 여러 가지 어려움을 안고 있다. 개인적으로 서울국제무용콩쿠르가 한국에서 큰 무용대회인 만큼 재능 있는 남자 무용수들을 잃지 않도록 군대면제에 관한 혜택이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마 내가 생각해도 런던에서 일하다가 행진하려고 다시 한국에 와야 하면 굉장히 슬플 것 같다.(웃음)

- 보다 나은 국제 무용콩쿠르가 되기 위해 전반적인 콩쿠르의 방향이 어떻게 이루어졌으면 하는지 궁금하다.
발레의 경우는 클래식발레에 더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발레가 현대무용과 섞여서 발레도 아니면서 현대무용도 아닌 독특한 무용 스타일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서울 국제무용콩쿠르는 민족무용, 발레, 현대무용의 분야가 확실히 구분되어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번 콩쿠르를 통해 각 분야가 더 특징을 살려주었으면 좋겠다.

- 이번 콩쿠르가 작년과 비교 했을 때 달라진 점이 있나?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다. 서울 국제무용콩쿠르 역시 세계적인 다른 콩쿠르와 기준은 같다. 왜냐하면 서울국제무용콩쿠르에 참여하는 심사위원들은 잭슨콩쿠르 등 세계적인 다른 콩쿠르에서도 심사를 맡고 계시기 때문이다. 올해도 보다 나은 무용수를 가려내기 위해 다른 세계적인콩쿠르와 같은 기준으로 엄격하게 심사를 볼 생각이다.

- 발레도 시대에 따라 흐름이 바뀌어 가는 것으로 안다. 현재 유럽 발레의 추세는 어떠한가?
고전 발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높은 테크닉 댄싱과 높은 퀄리티의 프로덕션이다. 내가 예술 감독으로 있었던 암스테르담의 경우 컨템퍼러리 발레를 하는 것이 추세였다. 그에 반해 영국에서는 고전적인 발레를 고집하는 경향이다. 내가 한국 발레계에 말하고 싶은 것은 고전에 집중하면서 컨템퍼러리 발레를 하는 새로운 안무가들이 나왔으면 하는 것이다. 발레는 로미오와 줄리엣 등 익히 아는 클래식 발레를 단지 재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 또한 계속 개발되어져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만 보는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이번 제 5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에 참가하는 무용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이 대회를 통해 다른 무용수들을 보면서 가능한 한 많이 배워라. 심사위원들도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21일에 첫 심사가 있고, 22일에는 그 첫 심사에서 떨어진 학생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할 것이다. 그들이 왜 통과하지 못했는지,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는 지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이 레슨을 통해 자신의 장단점을 제대로 배우고 보다 발전된 무용수로서 성장하길 바란다. 물론 나도 마스터 클래스를 할 예정이고 새로운 심사위원으로 온 프랭크 앤더슨(Frank Andersen) 역시 마스터 클래스에 참가한다. 프랭크 앤더슨(Frank Andersen)은 세계 유수 발레단의 오귀스트 부르농빌 발레작품 감독 및 연출을 맡으신 분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좋은 심사위원을 만나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이다. 더욱 많이 배워서 세계적인 무용수로 거듭나길 바란다.


백수진 기자/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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