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을무용단 제23회 정기공연 ‘귀신 이야기’가 6월 21일과 22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리을무용단은 ‘행장3-미친 치마 꼴라쥬’, ‘9COFFEES’ 등의 작품을 통해 가부장적인 선입견과 사회적 편견에 의해 고통 받아온 여성들의 삶을 집중 조명해온 단체다. 이어 발표되는 ‘귀신 이야기’ 역시 자신의 깊은 내상에 갇혀, 살아서도 죽어서도 극단적인 고통에 허덕이는 여성들의 아픔을 사실적으로 묘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풍장 1, 2’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철학적으로 성찰했던 이희자가 안무를 맡았다. 공연에 앞서 ‘몸’ 없는 귀신들을 ‘몸’으로 표현해 낸 이희자 안무자와의 인터뷰를 나눠보았다.
▷ 무용 공연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주제인 것 같다. 특별히 ‘귀신’이라는 소재를 사용한 이유가 무엇인가?
▲ 사실 출발은 이렇다. 작품을 기획하면서 ‘공포물 영화나 드라마는 넘쳐나는데 왜 무용은 없을까? 무용에도 공포적 드라마를 끼워 넣으면 재미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들을 했다. 이런 도중 아이디어 회의를 거치면서 ‘귀신’이라는 소재를 끼워 넣게 된 것이다.
▷ 그렇다면 ‘귀신’과 무용을 결합하면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였나?
▲ 위에서 공포물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답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어떻게 하면 한국 전통 춤과 현대 창작 춤의 경계를 허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귀신 하면 으레 흰 소복을 입고 칼을 물고 서 있는 여인을 떠올리지 않나. 이런 현대인들의 귀신에 대한 전통적인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하고 싶었다.
▷ 현대적으로 해석 된 ‘귀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귀신 이야기’에 등장하는 귀신은 어떤 스타일의 귀신들인가?
▲ 작품을 구상하면서 ‘귀신은 누구인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결과 그들은 ‘한(恨)’을 가진 영혼들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아픈 상처 때문에 편안히 잠들지 못하고 떠도는 영혼들이다. 더불어 ‘현대의 귀신들은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해보았다. 그 모습을 표현한 것이 ‘귀신 이야기’이다. 우리 작품에 등장하는 귀신들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전처럼 소복을 입고 나와 ‘내 한을 풀어달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내 가족이나 친구처럼 나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아픔이 형상화된 모습이다.

▷ ‘귀신 이야기’는 여성주의적 시각이 많이 담긴 작품으로 알고 있다. 귀신과 여성을 연결 지은 이유가 무엇인가?
▲ 나는 전문적으로 페미니즘을 공부한 것도 그것에 대한 지식이 높은 것도 아니다. 다만 주로 여자들 틈에서 자라왔고 활동중인 무용단 역시 여성들로 구성되다 보니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면서 여성에 대한 작품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 작품에 출연하는 무용수들 소개 좀 부탁한다.
▲ 총 11명의 무용수들이 참여한다. 각자 바쁜 시간 동안에도 열심히 만든 작품이다. 모두에게 감사한다. 특히 남자무용수가 한 명 나온다. 처음에는 여자들로만 구성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작업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여자들의 움직임은 남자들이 가진 역동성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내가 찾고 싶었던 귀신들의 부러지고, 돌아가고 하는 기괴한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남자 무용수를 초빙하게 되었다. 확실히 남자가 한 명 들어오니 작품이 더 역동적으로 변한 것 같다.
▷ 이희자 안무자만의 가 있을 줄로 안다. 안무를 짜면서 어떤 움직임을 표현하고자 하는가?
▲ 나는 무용수들과 함께 움직임을 찾는 스타일이다. 무용수들에게 여러 가지 주문을 하고 그 속에서 각자의 캐릭터에 맞는 몸 언어들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 언어들을 발달시켜 더 완벽한 작품에 다가가고자 한다. 또 나는 한국무용을 전공했기 때문에 옛 언어(춤)와 현대 언어(춤) 사이의 공통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계속적으로 한국무용을 현대적으로 이야기 하기 위해 둘 사이의 합치점을 계속적으로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 작품을 보는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가?
▲ 작업을 하면서 ‘그들은 왜 귀신이 되었을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아픔과 상처는 결국 내가 준 것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에까지 다다랐다. 관객들 역시 한 많은 이들의 움직임을 보며 그것이 언어적 폭력이든 육체적 폭력이든 ‘나도 누군가에게 상처 준 적이 없었나’라는 생각들을 해보았으면 한다.
리을무용단 제23회 정기공연 ‘귀신 이야기’가 6월 21일과 22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현대 일상 속 상처와 상실감에 빠져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는 영혼, ‘귀신’을 ‘귀신 이야기’에서 만나보자.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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