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27회를 맞이한 ‘모다페(MODAFE) 2008’은 해를 거듭할수록 아시아의 대표적 현대무용 축제로 한 발짝 더 다가서고 있다. 이번 ‘모다페’에서는 해외 초청단체를 개막공연으로 선정하였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공모를 통해 선정된 한국 현대무용 안무가의 작품을 통해 12일간의 여정을 지나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이번 ‘모다페 2008’의 개막공연은 황미숙, 이용우의 작품이 선정되었고 그 밖에 국내 초청작 역시 작년 10월, 11월 공모를 통해 선정 된 한국 안무가의 작품 총 8편을 선보이고 있다(메인사진 김성용 외, 국제레지던스.)
이번 기사에서는 ‘모다페 2008’의 폐막이 몇 일 남지 않은 가운데 얼마 전 본지에서 진행했던 ‘모다페’ 안무가 11인의 [기획인터뷰] 중 ‘안무자들의 춤 철학’을 다시 한 번 조명해보고자 한다.

황미숙 : 현대 무용은 서양에서 들어온 것이지만, 제 몸 안에는 한국의 문화적인 요소들이 잠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춤을 통해 한국의 미학을 많이 드러내고자 합니다. (노랑달팽이 / 5월 27일 ~ 28일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이용우 : 저는 주로 일반적인 것을 추구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작품을 구상할 때도 그냥 제 느낌을 많이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나라에 춤을 잘 추는 사람은 정말 많은데 그에 비해 표현력이 풍부한 사람은 좀 부족한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저만큼은 관객들이 작품을 접하고 생각을 하게끔 하는 표현주의에 근거한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The freedom of the will / 5월 27일 ~ 28일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남도욱 : 작품은 주로 자신의 심정이나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표현하는 대상은 여러 개가 될 수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참고 억제하고 있는 감정들이나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욕심껏 작품을 진행하는 것보다 안에 가지고 있는 것을 먼저 표현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과 어우러져 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삼류가 좋다 / 5월 31일 /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최재희 : 저는 안무가로서 춤이 보이지 않는 어떤 것,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보이지 않는 관념 같은 것을 눈앞에 형상화 시키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개인적인 생각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춤이란 몸의 언어를 통해 이러한 것들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침묵 / 5월 31일 /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김형남 : ‘춤’이란 굉장히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몸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춤’을 출 때에는 진실함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작품을 할 때 열린 몸을 만들고, 감정과 모든 것들을 이 몸으로 소화시켜서 표현하고자 합니다. 그렇기에 춤추는 공간에서의 ‘몸’은 열린 몸이어야 하며 ‘몸’에 대한 느낌이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혀 / 5월 31일 /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밝넝쿨 :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인생의 답을 정해놓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 세상을 많이 살아보지 않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너무 많은데 제가 스스로 ‘이건 이거야’ 하고 답을 먼저 내버린다면 앞으로 변해갈 제 모습에 무척 당황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결국 ‘언젠가는 죽게 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러한 생각들이 작업에서도 연장되는 것 같습니다. (Middle place / 6월 2일 ~ 3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이윤경 : 춤은 어려운 동작을 통해 표현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굉장한 것을 창조해낸다기보다 춤에서 춤을 만들어내며 인생을 몸으로써 표현해 내는 것, 결코 어렵지 않은 것, 그것이 춤이라고 생각합니다. (Waiting room 2, 6.2-3,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홍동표 : 현대무용은 순수무용이지만 저는 너무 무거운 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퍼포먼스 적이고 팝 적인 공연을 하고 싶습니다. (….on the defensive / 6월 5일 /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김남진 : 현대무용과 같은 예술을 하는 예술인들이 지속적으로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어떤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 시대는 점차적으로 무용을 하는 사람들이 없어져 가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현대무용이라는 것도 이제는 전문화가 되어야 하고 사회에서 인정받는 전문 직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story of B, 6.5,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방현혜 : 무엇보다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나’를 찾아는 것이 가장 힘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창작이란 작업은 보이지 않는 것을 형상화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 모두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가지며 창작을 하려고 합니다. (생각하는 눈, 6.5,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김성용 : 평소에 일상의 생활공간에서 접할 수 있는 사물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뒤집어서 생각하는 것을 즐깁니다(웃음). 예를 들면 TV의 일기예보를 보면서 ‘만약에 지금 TV가 거꾸로 뒤집어져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처럼 말이죠. (소리의 이미지 Image of It, 6.7, 서강대학교 메리홀)
이상의 인터뷰를 통해 진정 ‘몸의 철학자’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안무가 모두에게서 춤과 인생, 그리고 사회에 대한 농도 짙은 생각을 엿볼 수 있었으며, 이들의 답변은 하나같이 관객들과 더욱 소통하고자 하는 현대무용가들의 고뇌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것이었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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