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에게나 상을 받는 것은 특별한 일이고, 기쁜 일이다. 그러나 ‘제 38회 동아무용콩쿠르’ 한국무용 창작 남자부문 금상을 수상한 변재범(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재학)에게 이번 수상은 조금 더 그 의미가 크다. “이번이 4번째 도전이었어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출전했는데 결과가 좋아서 너무 기쁩니다.” 여기에 변재범은 “이번 입상을 경험삼아 공부도 더 하고 싶고요, 학교의 후배들한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떳떳한 선배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번 ‘제 38회 동아무용콩쿠르’에서 변재범은 ‘요술지게’라는 제목으로 고려장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였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풍부한 표현력으로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전달하였다는 평가를 받은 변재범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수상의 이유에 대해 묻자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이번에는 정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욕심을 버리고 무대에 올랐는데 그게 큰 힘이 된 것 같아요”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또, “제가 버려진 아버지의 입장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그 느낌으로 춤을 췄습니다. 아마 그런 진심이 전해져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합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번 콩쿠르에서 선보인 ‘요술지게’는 변재범과 예전부터 친형제처럼 알고 지내던 고마운 선배 ‘김 현’의 작품으로 인간의 희노애락이 표현된 한국적인 작품이었다. “일단 큰 주제는 고려장입니다. 이보다 한국 정서, 한국의 한에 맞는 콘셉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작품 주제 선택의 이유를 밝힌 변재범은 “결국엔 공수래공수거의 인간사와 같은 허무한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고 작품에 대한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의상과 소품, 표현력 등에서 모두 독특한 설정이었지만 이번 그의 콩쿠르 무대에서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점은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와 같은 귀에 쏙쏙 들리는 음악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놀이로 불려왔던 그 노래를 신나게 다시 한 번 각색해보려고 해금을 이용하여 음악을 편집했습니다. 정말 간단하면서도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음악과 더불어 소품의 사용에 대하여 말하던 변재범은 “규정 때문에 바뀐 부분들이 좀 있어서 아쉬워요. 원래는 제가 다른 무용수에 의해 지게에 업혀 나오게 연출되어 있었거든요”라며 콩쿠르라는 무대이기에 갖게 된 규정으로 인한 아쉬움을 표했다.
“지금은 이렇게 웃으면서 말할 수 있지만 사실 콩쿠르 전날까지도 안무가 수정되는 과정을 거치느라 맘고생 좀 했죠(웃음).” 콩쿠르를 준비했던 시간들을 떠올려보던 변재범은 안무자와 만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부족하여 작업이 늦어졌던 것이 가장 큰 고비였다고 한다. 콩쿠르에 네 번째 도전하면서 얻은 점 또한 남다를 것 같아 물어보았다. 이에 변재범은 “그런 과정을 거치고 게다가 마지막 콩쿠르라는 생각에 대회 당일까지 많이 불안했었는데요. 마음을 비우고 그냥 작품을 섬세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욕심을 버리고 무대에서 나를 보여줄 수 있었던 점은 앞으로도 저에게 큰 교훈이 될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초심을 잃지 않는 춤꾼이 되고 싶다는 변재범은 한국무용이 가진 매력에 대해 인상적인 답변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을 가지고 그것을 바탕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이 너무 많다는 것이죠. 그것을 굳이 몸소 배우지 않더라도 항상 접해왔던 것이기에 더욱 뜻 깊고요, 너무나도 많고 좋은 소재들이 있어서 계속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수상의 기쁨도 잠시일 뿐 벌써 본분으로 돌아가 다른 공연준비와 졸업 작품 준비에 여념이 없는 변재범의 끊임없는 노력에 앞으로 그의 무대가 더욱 기대된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제공_댄스포토 사진작가 이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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