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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연기 인생 노주현이 선택한 무대 그리고 도전,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

 
‘선라이즈, 선셋(Sunrise, Sunset)’의 애잔한 선율로 브로드웨이를 사로잡은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Fiddler on the Roof)’이 오는 연말 국립극장에서 막이 오른다. 우리에게는 영화로 더 잘 알려진 이 작품은 11개의 토니상과 3개의 아카데미상을 거머쥔 바 있는 세기의 마스터피스(masterpiece) 중 하나이다.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196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었으며, 국내에서는 1985년과 1998년에(연출 임영웅, 세종문화회관) 공연된 바 있다.

9월의 첫 문을 여는 9월 1일 압구정에서는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 캐스팅된 노주현의 단독 인터뷰가 진행됐다. 연기 인생 40년을 걸어가고 있는 노주현은 이번 작품이 뮤지컬로서는 첫 데뷔작이라고 한다. 그동안 중후한 이미지를 통해 ‘신사’라는 수식어가 붙은 그는 몇 해 전 시트콤에서 코믹 캐릭터로 파격 연기 변신에 성공하며 이른바 ‘제 2의 전성기’를 맞은 배우다.

인터뷰가 시작되자 가장 먼저 쏟아진 질문은 이 작품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40년 가까이 연기 생활을 해 온 그가 한 번도 뮤지컬 작품에 출연한 적 없다는 사실이 화제였고, 뒤늦게 뮤지컬 무대에 서게 된 그 속마음이 궁금했던 것이다. 이에 노주현은 “찬스가 왔을 뿐이다. 섭외 제의가 오자마자 바로 하겠다고 대답했다”라며 뮤지컬 작품에 대한 갈증이 많았음을 암시했다. 이어 그동안 한 번도 뮤지컬 제의가 없었는지 질문하자, “없었다”라는 짧고 호탕한 대답으로 인터뷰 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자신이 이 작품에 캐스팅된 이유에 관해서는 “일단, 내가 맡은 테비에라는 남자는 굉장히 부성애가 강한 인물이다. 겉으로는 강하지만 속은 비단결 같은 남자다. 이런 점에서 나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또 노주현이 뮤지컬 한다고 하면 이슈는 되지 않겠나”라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두 가지 이유에서 나를 섭외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대답했다.

캐스팅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간 끝에,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서 연기하게 될 테비에의 소개를 부탁했다. 이에 노주현은 “테비에는 몇 장면 빼놓고는 거의 무대 위에서 살아야 할 만큼 비중이 큰 인물이다. 또 드라마 자체가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더 없이 좋은 배역이다. 무대는 러시아의 유태인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유태인들의 정서가 우리 가부장 제도와 비슷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와도 잘 맞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 테비에는 아버지의 딸에 대한 사랑, 그리고 죄책감이 잘 섞여있는 인물이다. 부녀지간이 함께 관람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노래하고 춤추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지 묻자, “특별히 부담스럽지는 않다. 뭐 남녀 간의 사랑을 몸으로 표현하는 것도 아니고, 테비에 자체가 워낙 투박한 인물이기 때문에 율동 역시 투박하다. 괜찮다. 연기로 승부하겠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브라운관 속의 노주현은 중후한 신사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유태인이며, 노동자인 테비에 역을 잘 소화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도 제기됐다. 그러자 노주현은 “노주현만의 테비에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내 이미지가 화이트칼라(white color)에 가깝기 때문에 선입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줄로 안다. 확실히 내가 블루칼라(blue color) 역할을 거의 해보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연기자의 숙제다”라고 답했다. 이어 뮤지컬 데뷔에 관해 가족들 반응은 어떤지 묻자, “내가 뮤지컬 한다고 하니까 생일날 우리 아들이 ‘지붕 위의 바이올린’ 리바이벌 DVD를 선물로 주면서 절대로 무리하지는 말라고 했다. 가족들 모두 내가 무리하는 것을 걱정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대부분 젊은 남녀를 주인공으로 앞세운 뮤지컬이 많다. 하지만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중년의 아버지, 노주현이 작품의 중심에 있다. 이에 40년 동안 다져온 연기 내공과 함께 뮤지컬 신인의 풋풋함으로써 승부할 노주현은 한 평생 자신을 위해 살기보다 자식과 아내, 가족들의 인생을 위해 살아가는 우리시대의 아버지를 절절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이번 무대에 그가 걸고 있는 기대는 크다. 노주현은 “지붕 위의 바이올린이 끝나는 연말까지 다른 계획을 잡지 않을 이다. 지금 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어쩔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해 뮤지컬에 임할 계획이다”라며 이번 작품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러시아 어느 유태인 마을에 사는 아버지와 딸들의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오는 11월 21일부터 12월 27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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