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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현 작곡가, “뮤지컬 넘버는 압축의 묘를 잘 살리는 게 중요하죠”

 

 

지난 4월 28일 ‘제 2회 더 뮤지컬 어워즈’가 그 화려한 막을 내렸다. ‘뉴스테이지’에서는 한국 뮤지컬 시장의 발전적 토대를 만들고 공정한 심사를 통해 우수한 뮤지컬 시상식으로 자리 잡고자 한 ‘제 2회 더 뮤지컬 어워즈’의 영광의 수상자들과 작품들을 차례로 만나보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뮤지컬은 작품성 있는 시나리오와 연출자의 구성, 배우의 연기가 적절하게 조화되어야 한다. 배우들의 심금을 울리는 연기도 관객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지만 뮤지컬을 보는 관객들에게 가장 오랜 여운을 남기는 것은 극중에서 배우들이 부르는 뮤지컬 넘버일 것이다. 뮤지컬 ‘라디오스타’에서 주옥같은 뮤지컬 넘버를 작곡해 이번 ‘제 2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작곡상을 수상한 ‘허수현’ 작곡가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허수현’ 작곡가는 중앙대 작곡과를 졸업했으며 수상작인 ‘라디오스타’ 이전에도 MBC 뮤지컬 ‘인어공주’, MBC ‘한여름밤의 꿈’, ‘슬픔 혹은’, ‘카르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많은 뮤지컬 작품에서 작곡과 편곡을 담당했었던 뮤지컬계의 잔 뼈 굵은 작곡가이다.

- 뮤지컬 ‘라디오스타’와 영화 ‘라디오스타’
뮤지컬 ‘라디오스타’는 지난 1월 26일부터 3월2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되었던 작품으로 ‘이준익’ 감독이 2006년 영화로 제작했던 영화 ‘라디오스타’를 토대로 제작된 무비컬이다. 영화가 개봉되었을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큼 뮤지컬로 제작된다고 했을 때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었다. 같은 원작을 둔 영화 ‘라디오스타’와 뮤지컬 ‘라디오스타’의 매체적인 차이점에 대해 ‘허수현’ 작곡가는 “영화는 리얼한 느낌을 살려서 서사적인 방식으로 표현됩니다. 하지만 뮤지컬은 판타지가 가미된 현실을 그림으로 그려서 관객들에게 쇼적인 재미를 줄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어 집니다.”라고 말했다.



- 별은 홀로 빛나지 않아
보통 뮤지컬이면 남녀의 사랑, 싸움, 극적인 부분 많지만 ‘라디오 스타’는 연애물이 아니라 남자들 간의 의리를 다룬 작품이다. 그래서 다른 작품에 비해 극의 갈등구조가 단조로운 편이다. 대립이라고 해보았자 ‘최곤’과 매니저가 잠깐 토라졌다 만나는 게 전부이다. 곡을 만들면서 어려운 점이 있지 않았냐는 물음에 ‘허수현’ 작곡가는 “주인공을 비롯한 주변인물과 작품의 배경인 영월의 주민들까지 따뜻하고 모가 나지 않은 인물들이 작품의 주를 이뤄서 음악 안에서 변화를 주기가 난감했어요.”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일반적인 뮤지컬은 주인공의 목소리를 통해 작품의 주제를 강하게 드러내지만 뮤지컬 ‘라디오스타’는 달랐다. 그 이유를 뮤지컬 ‘라디오스타’에서 테마곡 선정에서 찾을 수 있다. ‘허수현’ 작곡가는 “매니저 ‘박민수’가 부르는 ‘별은 홀로 빛나지 않아’가 메인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곡을 주축으로 다른 곡들도 구상했어요.”라고 답하며 뮤지컬 ‘라디오스타’가 던지는 ‘스타는 홀로 빛나지 않는다’라는 메시지를 주인공 ‘최곤’이 아닌 ‘박민수’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했음을 밝혔다.

뮤지컬 ‘라디오스타’는 총 1막과 2막 으로 나뉘는데 1막은 도입과 전개 2막은 위기, 절정, 결말의 순서로 흐름이 잡힌다. 1막은 드라마가 펼쳐지는 공간적인 배경과 인물에 대한 잔잔한 묘사가 주를 이루며 2막은 인물들 간의 갈등과 화해의 스토리를 풀어가는 과정을 다뤘다. 물 흐르는 듯 서서히 진행되는 영화의 관점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을 법한데 ‘허수현’ 작곡가는 음악이라는 무기로 어떻게 ‘라디오스타’에 접근했을까? 원래 뮤지컬 ‘라디오스타’는 원래 지난 해 5월에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공연장 문제로 올 1월에 무대에 올리게 되었다고 한다. ‘허수현’ 작곡가는 “뮤지컬 ‘라디오스타’의 음악은 약 2달 반가량 동안 작업한 결과물입니다. 전체적인 그림을 압축시켜서 전반적으로 타이트하게 진행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영화에서는 조연의 역할이 자칫하면 얼굴만 스치고 지나가는 배역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뮤지컬은 음악과 춤으로 극을 진행시키기 때문에 앙상블의 역할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래서 극 중 출연 빈도수와는 관계없이 앙상블을 맡은 배우는 춤과 노래의 실력이 뛰어나다면 얼마든지 주목받을 기회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허수현’ 작곡가는 라디오를 진행하는 주인공 ‘최곤’이 라디오 프로그램 중 한 코너에서 청취자인 다방 아가씨 ‘김양’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예로 들었다. “영화에서는 ‘김양’이 전화로 ‘최곤’과 이야기를 주고받지만 뮤지컬은 ‘김양’이 ‘엄마’라는 노래를 통해 자신이 고향을 떠나 영월에서 생활하게 된 사연을 밝히죠” 라며 1막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김양’의 노래에 대해 이야기 했다. 또한 “1막에서는 ‘최곤’과 매니저 ‘박민수’가 영월로 갈 때 부르는 곡과 영월의 밴드인 ‘이스트리버’의 솔로곡도 반응이 좋았어요”라고 덧붙였다.



- 압축의 묘을 살리는 것이 관건
‘허수현’ 작곡가는 뮤지컬 음악을 만들 때 우선 대본을 보고 분석을 한 다음 작업의 ‘사이즈’를 정한다고 한다. 뮤지컬 ‘라디오스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우정을 다룬 공연인 만큼 별다른 반전이 없어 밋밋할 수 있는 내용을 보여주어야 했기에 음악이 너무 화려하거나 극적이면 작품의 분위기와 맞지 않았다. 일단 ‘별은 홀로 빛나지 않아’를 큰 사이즈로 설정하고 나머지 곡들을 작은 사이즈로 놓고 극의 곳곳에 배치하였다. 과유불급이라는 말도 있듯이 넘치는 것은 모자라느니만 못할 때가 있다. 그는 “뮤지컬 ‘라디오스타’는 ‘최곤’과 매니저가 얘기하고 영월로 가는 것도 한 장면에서 표현할 정도로 ‘압축의 묘’가 살아난 작품입니다.”라고 말하며 이번 ‘제2회 뮤지컬 어워즈’에서 다른 쟁쟁한 작곡가들을 제치고 ‘라디오스타’가 작곡상을 받은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리프라이즈(Reprise-주제 반복부분)’에 해당하는 곡인 ‘별은 홀로 빛나지 않아’가 좋았기에 점수를 많이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허수현’ 작곡가는 대학 졸업 후 가요나 CCM을 만들었던 음악인이다. 그 당시에 음악을 만들어서 주변인들에게 들려주면 ‘듣기는 좋은데 어렵다.’, ‘뮤지컬스럽다’라는 반응이 많았다고 한다. 10년 전 까지만 해도 뮤지컬 시장이 그리 넓지 않았기에 그는 뮤지컬 음악의 작곡보다는 편곡에 매력을 느껴서 편곡으로 뮤지컬계에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편곡은 작곡자의 그늘에 가려서 작품에 대한 많은 것을 공유하기 어려웠고 본인의 목소리를 행사하는 것이 힘들었었기에 늦게나마 작곡을 시작하고 싶었다고 뮤지컬 작곡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그러던 중 ‘허수현’ 작곡가는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기회를 보다가 우연찮게 ‘라디오스타’와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으니 그는 “뮤지컬 음악은 너무너무 매력적이라 계속 뮤지컬 곡을 쓰고 싶습니다. 뮤지컬 음악 작업에 전념해서 완성도 높은 뮤지컬 넘버를 많이 남기는 것이 소망입니다.”라고 담담하지만 강하게 이야기했다. 한창 열기를 띠고 있는 우리나라 뮤지컬계의 폭이 더욱 넓어져서 다양하고 좋은 뮤지컬 곡들이 관객들에게 제공되기를 바라며 ‘허수현’ 작곡가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 본다.


연분홍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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