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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해븐 박용호 대표, “다양함을 맛볼 권리, 관객들에게 있죠”

지난 4월 28일 ‘제 2회 더 뮤지컬 어워즈’가 그 화려한 막을 내렸다. ‘뉴스테이지’에서는 한국 뮤지컬 시장의 발전적 토대를 만들고 공정한 심사를 통해 우수한 뮤지컬 시상식으로써 자리 잡고자 한 ‘제 2회 더 뮤지컬 어워즈’의 영광의 수상자들과 작품들을 차례로 만나보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특히 올해의 ‘더 뮤지컬 어워즈’는 ‘베스트 소극장 뮤지컬상’을 신설하여 좀 더 다양하고 넓은 부분을 수용하였다. 이번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 뮤지컬상을 수상한 ‘스위니 토드’의 뮤지컬 해븐의 박용호 대표를 만났다. 박 대표는 시상식에서 “처음에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을 반대를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믿어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함께 고생한 스태프 및 배우들에게 특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화제를 만들었던 스릴러뮤지컬
2007년 뮤지컬에서 ‘스위니 토드’는 단연 화제였다. 이 뮤지컬이 스릴러라는 독특하고 새로운 장르인데다가 ‘피’를 무대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더 많은 이슈를 가져왔다. 이렇게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모험이 따르기 마련인데 어떻게 확신을 가지게 되었냐고 물었다. “사실 어떠한 것도 확신을 가지기는 힘들다. 그냥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조금 더 앞섰던 것이다. 성악을 공부할 당시에도 나는 남들이 잘 듣지 않는 클래식을 들었고 대학교 때도 다른 관점으로 문화 예술적으로 접근을 했다”고 했다.

박용호 대표는 뮤지컬을 처음 접했을 때 한국의 뮤지컬 시장은 너무 많이 출렁거렸다고 했다. “좋은 것, 나쁜 것 등 기준을 정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이상은 높고 현실은 각박하기 마련이다. 이상이 높다보니까 좋은 작품에 대한 욕망이 모험보다 훨씬 앞서더라. 이 작품을 해서 망할까 아닐까를 생각하기에 앞서 ‘이거 기가 막히다’라고 생각하면서 그 작품을 들여온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중의 취향이 한쪽으로 쏠려 있고 작년까지는 우리의 뮤지컬들이 대부분 그 취향에 따라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물론 아직은 그렇다. 하지만 대중들도 다양함을 맛볼 권리가 있다. 한국에서는 대중들이 작품을 선택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있는 것 중에서 골라서 볼 뿐이지 않나? 그게 한국의 현실이다. 내가 새로운 장르의 작품을 가져옴으로써 그것을 극복하는 것, 그것에 대한 욕망이 크다.”

스릴러를 선택했을 때 주위의 반대도 많았을 것이다. “그렇긴 했다. 내가 원래 외부의 말을 잘 안 듣는다(웃음). 그들과 처음부터 취향이 다른데, 그들에게 이 뮤지컬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뭐하나? 다들 부정적인 이야기밖에 안하는걸. 나는 일단 잡으면 뭐든지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박용호 대표도 처음부터 겁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들여올 때의 어려움은 없었다고 했다. “오히려 ‘맨오브라만차’, ‘나인’, ‘레미제라블’ 등 그런 작품을 더 쉽게 못 고른다. 사실 라만차의 캐릭터는 배우가 4,50대는 되어야 하는 캐릭터이다. 그 캐릭터가 머릿속에 쉽게 상상이 잘 안 되는데 어떻게 작품을 들여오나? 그래서 그런 작품을 쉽게 못 잡는다.”

△ 뮤지컬 ‘스위니 토드’의 한 장면


- 각색된 작품이라고? 전혀 아니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의 오리지널이 워낙 잔인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그 정서를 감안해 각색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박 대표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원래 대본은 똑같다. 사실 2,3곡 정도는 넣었다 빼기도 하는데 그런 것도 전혀 없었다. 만약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면 아마 2006년에 영국, 2007에 미국에서 했던 버전, 그러니까 오리지널을 완전히 바꿔서 10명의 배우가 악기를 연주하면서 공연했던 그 버전과 다르다고 할 수는 있다. 엄밀히 말하면 그 버전이 각색이 된 것이다.”

이 뮤지컬에서 대본과 음악만을 가지고 오고 그 외에 모든 장치들을 한국에서 만들었다고 했다. “연출가도 영국에서 왔다. 하지만 그는 전혀 ‘스위니 토드’를 해보지 않은 사람이다. 이 뮤지컬을 만든 경험이 있었다면 뻔하지 않나? 대신 ‘스위니 토드’를 할 수 있을만한 기술을 가진 사람을 찾았다”고 말하며 “그는 아방가르드한 여러 연극작품을 해봤고, 오페라를 한 경험도 있다. 악기도 다룰 줄 알고 음악도 했다. 또한 그는 원래 영문학을 했던 사람이기에 인문학적 소양도 가지고 있다. 가방끈이 긴 사람이다”라며 웃었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가 끝나고 나서 2008년 초에 팀버튼의 영화 ‘스위니 토드’가 개봉되어 다시 화제를 불러왔다. 그는 아직도 영화를 못 봤다고 말하며 “영화보다 뮤지컬이 훨씬 낫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아무래도 라이브랑 영상이랑 틀리니까. 그 영화는 그냥 팀버튼의 스타일을 반영한 것이라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했다.

박용호 대표가 어려운 결정을 하여 2007년 ‘스위니 토드’를 무대에 올렸고, 그 이후로 점점 뮤지컬 장르가 다양해져서 2008년에는 관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졌다. 어떻게 보면 ‘스위니 토드’를 비롯하여 작년 몇몇 대작들의 영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뮤지컬을 본 사람의 대부분은 생각했던 거랑(것과) 좀 다르다고 하더라. 이 뮤지컬은 드라마가 명확하고 권선징악적이고 굉장히 밀도가 있다. 드라마가 복잡하지 않은 반면 아주 정교하다. 단순한데 정교하다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극적 구조로 본다면 이 작품만한 것이 없다. 음악과 드라마가 주를 이루는 뮤지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객들이 빠져든 것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 평생 감동을 가져갈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
관객은 만 원짜리의 공연을 보더라도 평생 감동을 가져갈 수 있다. 박 대표는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책임을 지고 작품을 만들어야한다”고 말하며 “좋은 작품을 만들었을 때, 마케팅, 홍보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고 작품이 좋지 않으면 어떤 것도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한국은 좋은 작품가지고 와서 마음대로 각색한다. 또한 스타를 넣어서 흥행을 시키고 또 다시 공연을 하곤 한다. 이런 것조차 과도기이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이 과도기가 왠지 좀 오래갈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그래도 이 과도기를 빨리 극복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라는 질문에 “관객의 힘이 첫 번째이다. 소비자들이 판매에 많이 현혹이 된다. 관객이 제대로 가면 배우, 제작사, 시상자 모두가 긴장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 관객을 이끌기 위해서는 먼저 제작사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냥 무조건 관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은 무책임하지 않을까? “관객에게 다양한 맛을 보여줘야 한다. 뭔가 맛을 봐서 깨달을 수 있도록 제작사가 노력해야 한다. 다양성, 작품성, 작품의 퀄러티가 함께 가야한다. 한 번 눈이 높아지면 관객은 까다로워진다. 지금의 관객은 까다롭지 않고 너무 제너러스하다. 어떤 것에는 이상하게 눈이 높다가 어떤 것에는 이상하리만큼 용서를 잘 한다. ‘유명하니까 유명하더라’라는 명언이 있다. 자꾸 그런 성향으로 가니까 관객들은 자기 기준에서 보지 않고 의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평범한 관객이 눈을 바로 직시하고 제대로 된 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관객이 있기 때문에 그래도 뮤지컬이 이만큼 발전한 것이 아닐까? 관객이 없는 무대는 있을 수가 없다. “물론 그렇기는 하다. 하지만 영화나 방송 등 대규모의 자본이 들어가는 것을 보면 생각보다 빨리 사라졌다. 지금도 영화를 보면 스타들의 몸값 때문에 제작비가 올라가고 몇몇 스타에 의해 뭐든 좌지우지 되지 않나? 사실 이런 나라가 없다. 뮤지컬도 이런 식으로 간다면 더 어려워질 것 같다. 이런 것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데, 점점 그렇게 되는 것 같아서 걱정스럽다.”

박용호 대표는 좋은 작품을 정말 잘 만들어서 관객에게 평생 감동을 안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믿고 사는 제품처럼 믿고 티켓을 구매해서 공연을 볼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외국은 이름을 걸고 회사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제작사를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프로듀서나 작품의 힘을 믿고 가야한다고도 했다. 박 대표의 말처럼 10년 후에는 그의 이름을 따서 정말 관객에게 평생 감동을 안겨 줄 뮤지컬을 만들기를 기대해 본다.


백수진 기자 psj12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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