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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인들이 美정치계 진출하면” 영화 ‘초선’ 전후석 감독 ①전작 ‘헤로니모’에 이은 두 번째 영화 ‘초선’, 11월 3일 극장 개봉
다큐멘터리 영화 <초선>의 전후석 감독 (제공: 커넥트픽쳐스)

“1992년 LA폭동은 미국 근대사의 가장 난폭한 시민폭동으로 꼽힌다.” 

자신의 다큐멘터리 영화 ‘초선(Chosen)’의 첫 장면을 이 문장으로 택한 전후석 감독. 뒤이어 영화는 LA폭동이 재미한인들에게는 ‘사이구’라고 불린다는 것을 알린다. 4월 29일에 폭동이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이구 정신이야말로 이 영화의 가장 저변에 있는 핵심”이라고 말하는 전 감독과 함께 11월 3일에 개봉하는 그의 두 번째 장편 영화 ‘초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초선> 포스터 [감독: 전후석, 제작: 디아스포라 필름, 공동제작: 포핸즈스토리, 배급: 커넥트픽쳐스]

영화 초반 이경원 기자님이 격분하시는 영상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영화 마지막에도 ‘이경원 기자님께 바치는 영화’라는 문구를 넣으셨는데. 그 분의 말이 어떤 의미에서 특별했나.

- 대학생 때 스스로의 재미한인이라는 정체성을 두고 고뇌를 많이 했었다. 그런데 그 해결의 실마리를 주신 분이 바로 이경원 기자님이셨다. 대학생 때 한 세미나에서 그분을 뵈었고, 영화 장면은 그 당시를 직접 찍은 영상이다. 그때 어린 대학생들 앞에서 막 호통 치시며 “92년 LA폭동 사건을 통해서 재미한인(Korean-American)의 정체성이 다시 태어났다.”며 가르침을 주셨고, 그 순간 나는 자신의 재미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비로소 깨달았다고 느꼈다.

‘초선’은 전작 ‘헤로니모’에 비해 정치적 이슈와 소재를 보다 전면에 드러낸 작품이다. 디아스포라 문제 중 특히 재미한인들의 선거출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뭔가.

- 처음 이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느낀 계기는 2년 반 전쯤 읽은 존 볼튼(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책이었다. 본문 중에 하노이 정상회담이 왜 결렬됐는지를 쓴 대목이 있는데 한반도의 국운이 미국정치인 3명에 의해 좌지우지됐었다는 내용이 참 안타까웠다. 그래서 만약 재미한인들이 미국정치인으로 진출해 있었다면 우리나라 한반도에 다른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마침 5명의 재미한인이 미연방하원직에 도전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저들이 해결책이 될 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한 것이 이 영화의 시작이었다.
 
찍는 대상이 정치인들이고 정치적 소재이다 보니, ‘초선’ 촬영 시 어려움이나 고민도 많았을 것 같다. 감독으로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 모든 인물을 인간화하는 과정에서 간혹 느껴지는 어떤 불편함이 있었다. 감독으로서 그런 것들을 꾹꾹 누르려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초선’을 통해서 더 사회가 양분되고 갈등이 심화된다면 처음의 의도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융합과 통합의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우리가 다름 속에서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영화 <초선> 스틸컷

반대로 ‘초선’을 촬영하면서 가장 보람되고 기뻤던 순간이 있으시다면?

- 보람찬 순간은 꽤 있었다. 나중에 후보 중 당선인 한 분이 중요한 자리에서 전통 한복을 입고 나오는 장면이 있지 않나. ‘초선’ 팀이 그 분의 그 모습을 촬영한 유일한 팀이었다. 팬데믹 때문에 출입이 통제된 상황에서 우리 팀만 촬영이 허락됐기에 운 좋게 그 장면을 찍을 수 있었다. 또, 백인 남성 정치인들 사이에서 아시안 여성 당선인들이 딱 서 있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오묘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데이비드 김 후보는 주류 언론에서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후보다. 우리가 그 후보의 여정을, 언더독의 여정을 담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촬영하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    

선거 활동 도중에 영화를 찍으면서 예상치 못한 돌발 에피소드는 없었나. 영화에 미처 담기지 않은 영화 밖 이야기를 듣고 싶다.

- 그 때가 백신이 나오기 전의 팬데믹 상황이었다. 2020년 여름, 그 당시 미국은 정말로 심각할 때라 촬영을 하며 마치 디스토피아 같은 느낌을 받았다. 팬데믹 상황도 심각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행동과 소수민족을 무시하는 발언들, 아시안 혐오범죄 사건 등이 마구 일어나고 있었다. 여기에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는 목소리가 미국 전역에서 들끓었다. 그런 시기에 5명의 정치인을 촬영한다는 것은 하루하루가 긴장감이 넘치는 일이었다.  

영화 <초선> 스틸컷

다섯 후보 중에서도 데이비드 김이 주인공처럼 느껴지는데. 주된 대상이 된 이유가 있나.

- 본질적인 이유와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현실적인 이유는 우선 데이비드 김은 촬영 전부터 같은 변호사로서 만남이 있었던 사이였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데이비드 김만이 제한 없이 모든 선거운동 촬영을 허락했기 때문에 촬영분량이 다른 후보에 비해 몇 배로 많았다. 그리고 근본적인 이유는 데이비드 김 후보가 상징하는 복잡성에 있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여러 갈등 구조를 한 사람이 내재하고 있지 않나. 사실 스토리텔러로서도 그는 매우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데이비드 김 후보는 영화를 통해 상당히 투명하게 자신의 많은 것을 공개했다. 그가 이 영화를 실제로 본 후의 반응이 궁금하다.

- 지난 6월, 한국문화원을 통해 LA전역의 재미한인 리더 백여 명을 초청해 처음 미국에서 이 영화를 함께 관람했다. 그 자리에 데이비드 김 후보가 있었는데 몹시 긴장을 하더라. 왜 그러나 했는데 그가 커뮤니티에 자신의 성정체성을 커밍아웃하는 첫 순간이었다. 처음에는 굉장히 두려워했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영화가 끝난 후에 여러 분이 오셔서 데이비드 김을 안아주고 응원해주셨다. 그리고 그 응원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가 나름 한인커뮤니티 내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믿고 싶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 제공_커넥트픽쳐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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