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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와 한국적 아름다움의 만남, 국립발레단 ‘허난설헌-수월경화’8월 21일부터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사진_‘국립발레단 <허난설헌-수월경화(水月鏡花)> 포스터’ (국립발레단 제공)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강수진)은 오는 8월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솔리스트 강효형의 안무작 ‘허난설헌-수월경화(水月鏡花)’를 선보인다.

‘허난설헌-수월경화(水月鏡花)’는 조선 중기의 천재 여류 시인 허난설헌의 시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지난 2017년 초연 당시, 발레에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환상적으로 접목시키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허난설헌(1563~1589)은 여성의 재능을 인정받기 어려웠던 조선 중기 시대에 자신의 신념을 빼어난 글 솜씨로 풀어내 당대 문인들의 극찬을 받았던 천재 여류시인이다. 그녀가 남긴 많은 시들 중에서 ‘감우(感遇)’와 ‘몽유광상산(夢遊廣桑山)’이 안무가 강효형의 섬세한 감성으로 무대 위에 다시 피어난다. ‘시인(허난설헌)’ 역을 맡은 수석무용수 박슬기, 신승원의 강인하고 아름다운 춤과 강렬한 군무의 움직임들이 역동적이고 현란한 국악 라이브 연주와 함께 어우러져 눈과 귀를 모두 만족시킬 예정이다.

안무가 강효형은 ‘물에 비친 달, 거울에 비친 꽃’, 즉 눈으로 볼 수는 있으나 만질 수 없다는 뜻을 가진 사자성어 ‘수월경화(水月鏡花)’를 작품의 부제로 붙임으로써 ‘허난설헌의 시의 정취가 너무 훌륭해 이루 표현할 수 없다’란 의미를 담고자 했다.

강효형은 허난설헌의 시 ‘감우(感遇)’와 ‘몽유광상산(夢遊廣桑山)’ 두 작품 속에 등장하는 잎, 새, 난초, 바다, 부용꽃 등 다양한 소재를 무용수의 움직임으로 형상화해 허난설헌의 아름답고 주옥 같았던 삶과 시를 표현하고자 했다. 그는 안무를 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발레에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접목시켜 새로운 느낌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한국적인 소재를 사용하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관객들이 우리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에 매료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가장 중점을 뒀다”라고 밝혔다.

‘허난설헌-수월경화’에는 많은 장면들이 등장하는데 특히 여자 무용수들이 마치 병풍 앞에서 글을 써내려 가는 듯한 모습을 그린 ‘난’ 장면과 허난설헌의 고향인 강릉 앞바다의 파도를 보고 영감을 얻어 안무한 ‘바다’ 장면은 역동적이고 강렬한 군무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이다. 또한 스물일곱 어린 나이에 삶을 마감한 허난설헌의 안타까운 삶을 시들어가는 꽃에 빗대어 표현한 마지막 ‘부용꽃’ 장면은 쓸쓸한 음악과 어우러져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이번 공연이 2017년 초연과 가장 다른 점은 무용수들의 춤과 함께 국악 라이브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거문고 연주자 ‘김준영’이 음악감독 및 연주에 참여하여 생생하고 감동 있는 라이브 공연을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가야금 거장 故황병기 명인의 ‘춘설’, ‘하마단’, ‘침향무’ 등은 작품의 시작부터 끝을 잇는 튼튼한 이음새가 되어 감정선을 연결한다.

김준영 감독이 작곡한 ‘말없이 고이?!’는 ‘술대’라고 하는 대나무 막대로 거문고를 연주하며 붓 늘림에 비유되는 연주법을 사용하여 춤과 음악의 깊이를 더해준다. 또한 박우재 작곡의 ‘Bowing’은 거문고의 묵직한 지속음과 날카로운 활대질로 작품에 더욱 빠져들게 하며, 이 밖에도 한진, 심영섭 작곡가가 참여해 한국적 음색과 현대의 정서를 아우르는 음악들로 작품의 감동을 더한다.

총 110여 벌 이상을 제작한 의상 디자이너 정윤민은 전통적인 관습으로 자신의 재능을 펼치지 못했던 허난설헌이 작품 속에서나마 억압된 삶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전통한복의상 디자인을 탈피하고자 했다. 실크 오간자, 옥노방, 쉬폰 등의 원단을 이용하여 무용수의 실루엣을 부각시키고, 움직임과 함께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선을 보일 수 있는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

‘허난설헌-수월경화(水月鏡花)’는 이미 국내뿐 아니라 세계의 여러 무대에서도 극찬을 받아왔다. 2017년 초연 이후 같은 해 6월, 콜롬비아 보고타 마요르 극장에서 공연하며 국립발레단의 첫 중남미 공연의 주인공이 되었으며 그 뒤를 이어 9월, 캐나다 토론토와 수도 오타와에서도 초청되어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렸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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