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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홍기,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 수상은 “더 잘 하라는 노력상”

 

지난 22일 2008 요코하마 댄스 페스티벌에서 ‘미래로 가는 요코하마상’을 수상한 박홍기를 만났다. 직접 안무한 작품 ‘Ice or Water'로 상을 받은 그는 대구시립무용단의 차석 무용수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위해 이른 아침 대구에서 KTX를 타고 서울까지 온 박홍기는 구수한 사투리로 자신의 춤 세계를 거침없이 풀어내는 천생 경상도 사나이였다.


요코하마 댄스 페스티벌에서의 쾌거

12회째를 맞는 요코하마 댄스 페스티벌의 그룹부문 수상은 박홍기와 박영준이 한국 팀으로서는 처음이라고 한다. “저도 우연치 않게 자료를 보내서 응모를 하게 되었습니다. 164개 단체가 응모를 했다고 들었는데 거기서 파이널에 올라갈 수 있었던 것만도 영광이었죠. 제 이름이 들릴 때 깜짝 놀랐고 가슴이 벅찼어요. 제가 작업한 안무이지만 무대에 함께 오른 무용수들에게도 너무나도 감사하고 기분이 좋았어요.”


트로피보다 더욱 값진 것

국제대회에서 처음으로 상을 받은 박홍기에겐 트로피보다 더 값진 것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솔로 대상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에서 몇 번씩 수상을 했거든요. 하지만 제가 받은 상은 미래로 가는 요코하마상이라고 그룹 부문의 대상입니다. 제 이름으로 요코하마 레드브릭 웨어하우스에서 단독 공연도 할 수 있어요. 전용극장에서 하는 공연이라 주최 측에서 마케팅과 극장 대관 등 모든 걸 제 공연에 맞게 알아서 해주죠. 그 외에도 제가 이번에 프랑스 대표로 참가한 남자 무용수와 작품을 할 때 괜찮은 부분이 있어서 서로 컨텍을 하기 위해 연락처를 주고받았어요. 기획자들 같은 경우에도 DVD나 그 외 자료들의 정보제공도 하구요.”

그는 한국의 현대무용에 각별한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상기된 표정으로 심사위원의 심사평을 전했다. “지금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평론가 미후라 마사시가 심사를 하셨는데요, 저희 작업이 너무너무 놀랍다고 얘기를 하셨습니다. 그 작품을 준비한지 얼마나 됐냐고 물어서 약 한달 정도 얘기를 하고 무용수들과 작품을 한 건 두 달 조금 넘었다고 하니까 그렇게 어렵고 그런 작품을 그 시간 만에 만들 수 있냐며 너무 놀랍다고 하셨어요.”
그러나 그는 무용하는 사람과 관객의 입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현대무용의 수준차를 정확히 짚어냈다. “무용을 보는 수준은 그 친구들이 더 높아요. 확실히 관람문화는 일본이 앞서 있거든요. 그런데 춤 실력은 우리가 앞서 있는 것 같아요(웃음).”


수상작 ‘Ice or Water’

이번 요코하마 댄스 페스티벌에서 수상한 박홍기의 작품은 'Ice or Water'이다. 그의 작품은 기발하고 재미있는 계기로 만들어졌다. “제가 어렸을 때 하던 놀이 중에 ‘얼음 땡’ 놀이라는 게 있었어요. 술래가 ‘얼음’ 하면 멈추고 ‘땡’ 하면 흩어지는 놀이죠. 제가 작년에 스위스의 필립사례(Philippe Saire)라는 무용단에서 연수를 받았는데 그때 이 놀이를 하다가 어떤 연상이 딱 떠올랐어요. 그리고 우연히 저희 무용단의 감독님께서 춤도 춤이지만 항상 추는 춤 똑같은데 보는 입장에서 조금 더 신선하고 참신한 게 좋지 않겠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색다른 걸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이것저것 구상하며 멈춤과 움직임이 생기고 그런 것들이 타이밍을 맞춰 나가면서 아크로바틱 한 춤이 만들어졌죠. 하지만 땅바닥으로 딱 떨어지는 위험한 동작도 많고, 그것들을 계산 해 놓지 않으면 다칠 만한 동작이 많아요(웃음).”
박홍기의 수상에는 함께 작업했던 남자 넷에 여자 한 명인 다섯 명의 무용수들이 있었다. “저보다는 더 힘들었던 게 무용수들이예요. 육체적으로 정말 힘들거든요. 근데 힘든 걸 알면서도 잘 따라와 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문화도시 대구, 그리고 박홍기

박홍기가 춤을 추기 위해 해외로 나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작년에 이미 대구시립무용단에서 2007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꼭두각시’로 참가한 바 있다. “작년 에든버러 축제에 총 2050개 단체가 참가했는데 완전 전쟁터예요. 거기는 홍보도 홍보지만 정해진 시간 15분 내에 보여줄 수 있는 길거리 홍보도 있고 공연도 무용 연극 등 장르가 너무나 다양해서 정말 각양각색의 색깔들이 있는 곳 같아요. ”

지난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한 대구는 ‘서울 다음에 대구’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문화도시로서 발 돋음을 하고 있다. 그런 대구와 대구시립무용단, 그리고 무엇보다 대구시립무용단 최두혁 예술감독에 대한 박홍기의 사랑은 남달랐다. “저희가 무용단 최두혁 감독님이 올해 4년째 무용단에 계시는데 최고의 스타셨죠. 지금도 저희 예술감독 하시면서, 선생님도 어려운 부분들이 많으신데 저희들에게 기회도 많이 주시고 얘기도 많이 해주셔서 항상 감사하고 배울 점이 많아요.”


박홍기의 2008년 계획

박홍기는 올해 일본과 서울에서의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대구에서 갈고 닦은 실력으로 더 넓은 무대에서 춤추길 바라고 있었다. “내년에 일본에서 하는 공연이 두 가지가 있고, 올해 작품을 후반기쯤에 다른 것들을 만들어 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 작품을 대구에서만 보여줬고 대구에서만 두 번 공연을 했었거든요. 대구, 일본을 거쳐 이번에는 서울에서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좋은 일이 있을 것 같기도 하구요(웃음).”


박홍기의 최종 꿈

박홍기의 최종 목표는 박홍기만의 세계를 표현할 수 있는 안무가이다. 어떤 질문이든 거침없이 말하는 그의 성격답게 그는 안무가로서 자신이 준비해야 할 것과 앞으로의 청사진도 분명하게 제시했다. “저는 안무가가 되고 싶습니다. 아직까지 춤을 추고 있고 앞으로도 춤을 안 춘다든지 그런 건 아니지만 일단 제가 해야 되는 공부들은 안무에 관련된 것들입니다. 외국도 마찬가지지만 쉰이 넘어서까지 춤을 추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한국무용계에도 그런 분들이 꽤 있고요. 하지만 저는 안무가가 되는 게 꿈이고 목표예요. 그걸 위해서 제가 해야 되는 과정을 생각하고 제가 받은 상도 앞으로 안무자로 더 잘 해보라는 노력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안무가들이 있고 그들의 개성도 제각각이다. 박홍기가 되고 싶은 안무가에 관해 들어보았다. “물론 돈이야 많이 벌 수 있다면 좋죠. 하지만 저희가 돈을 먹고 사는 사람들은 아니잖아요. 제가 생각하는 안무는 제 이름에 맞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박홍기라는 안무가가 하는 안무는 조금 더 다른 부분이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공정임 기자 kong24@hanmail.net
정효진 객원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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