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7년을 돌아보면 무용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무용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은 일반관객을 수용하지 못했고 잠재되어 있는 관객조차 발굴하지 못했다. 하지만 공연시장 전체의 파이가 커지고 있고 한국 아티스트들이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인정받고 있어 관객의 무용에 대한 인식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관객뿐만 아니라 무용계 또한 그러하다. 특히 무용제작 방식에서 의식 있는 움직임을 보였다. 극장과 연계된 레퍼토리 작업이나 집중 육성이 생겨났고 해외 아티스트와의 공동작업도 활발히 늘어난 것이 그 예이다. 또한 순수 창작활동에만 머물러 있던 무용수나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기획이나 홍보에도 관심을 보이면서 신뢰도 있는 관객개발에 힘쓰고 있다. 무용평론가 및 한국춤정책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광열 씨를 만나 지난 2007년의 무용계를 돌아보고 2008년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 지난 2007년의 무용계를 돌아보면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 크게 춤 공연의 상품화와 대중화 노력, 무용공연 제작 시스템 변화 및 공연 유형의 다양화, 국제교류의 확장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 혹은 단체에 의한 순수 창작활동에만 머물던 무용 공연의 제작 관행이 극장이 직접 제작자로 참여하거나 단체와의 공동제작을 시도하는 등 다양화 되었습니다. 또한 여러 무용 축제들이 기획 프로그램을 확대하기 시작했고, 이는 무용가들의 공연 유형을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예술의전당의 자유 무용 시리즈가 시작됐고, 유니버설발레단이 발레 <춘향>을 고양문화재단과 서울발레씨어터가 <호두까기인형>을 성남아트센터와 공동으로 제작 초연했습니다. 경기도문화의전당과 이정희무용단, 아르코 예술극장과 안은미무용단, 게릴라소극장과 NOW무용단의 공동제작,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새롭게 시행한 서울댄스콜렉션 등이 그런 예들이지요. 이밖에 문화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예술강사제 등 무용예술을 통한 학교 및 사회 교육 프로그램이 확장되었습니다.
▷ 국가나 재단의 지원 또한 그 방식에 조금씩 변화를 보이고 있는데요.
▲ 네 정부나 공공기관에 의한 춤계의 지원 유형이 전문화 차별화 되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전문무용수지원센터가 재단법인으로 정식 출범하면서 본격 활동을 시작했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의한 공연예술집중육성사업과 새로 안무가집중육성프로젝트가 시행되었습니다. 이밖에 문화부의 중기 무용정책 개발을 위한 TF 가동, 그리고 춤공장 혹은 국립무용센터(가칭) 설립논의와 이를 위해 서울특별시가 700평의 부지를 제공키로 한 것 등은 무용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 2008년을 전망하자면 어떤가요?
▲ 지난해에 이어 무용 공연의 유형이 다양화 되고 대중화를 위한 노력이 거세지면서 춤 공연의 유통 역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예술교육으로서의 무용교육의 중요성이 입증되는 것과 함께 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입니다. 타켓형 무용작품 제작이 활기를 띨 것이며 국제교류의 유형도 더욱 다양해질 것입니다. 지난해 2억에서 5억으로 예산이 늘어난 (재)전문무용수지원센터의 활동과 올해 2년차를 맞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안무자 집중 육성 프로젝트, 무용의집(국립무용센터)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 올해 가장 기대되는 무용계 이슈는 어떤 것인가요?
▲ 무용예술의 상품화 대중화와 함께 가칭 무용의 집(국립무용센터) 건립에 관한 것이 될 겁니다. 서울특별시에서 부지를 내놓았고 올해 운영에 관한 용역사업이 시행되면 무용계의 관심이 더욱 증폭될 것입니다. 무용의 집은 무용인들을 위한 프로페셔널한 작업공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공간 운영과 무용 프로그램들이 집중적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춤계 발전을 위한 중요한 인프라가 구축되리라 기대됩니다. 또한 올해 시행 예정인 외국 무용단과 아티스트, 극장과의 공동제작을 통한 해외무대 진출 프로젝트도 주목을 받을 것입니다. 또한 새롭게 그랜드 페스티벌로 태동하는 Ballet EXPO Seoul 도 크게 화제가 될 것입니다.
▷ 현재 어떤 무용수나 단체가 해외 아티스트와 공동 작업이 진행되고 있나요?
▲ 무용가 김윤진씨와 미국의 비디오아티스트 딘 모스가 함께 만드는 기생을 소재로 한 작품은 뉴욕의 키친 극장과 홍콩에서도 공연될 예정입니다. 이 작업은 일종의 co-프로덕션이지만 무용 대 무용의 결합이 아니라 무용과 비디오아트가 결합하는 일종의 크로스오버적인 작업이란 점에서 그동안의 공동제작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NOW무용단과 Dance Theater of Irerland와의 공동작업 역시 무용인들만의 합작이 아니라 라이브 연주를 곁들인 음악이 함께 합류하는 작업이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아일랜드와의 교류가 활발하지 않은 데다 아이리쉬 음악이 갖고 있는 세계무대에서의 영향력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입니다. 특히 이 두 프로젝트는 그 결과에 따라 해외무대에서 상품으로 유통될 가능성도 전망되고 있어 더욱 기대가 큽니다. 이밖에 LIG아트홀서 추진 예정인 극장간 공동 프로젝트도 새로운 기획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 그동안의 공동 작업이라 함은 무용 대 무용이었는데요, 시각의 다양화를 통해 세계적인 무대에 서고 있는 한국 무용계가 더욱 기대가 됩니다.
▲ 특히 이 두 프로젝트는 그 결과에 따라 해외무대에서 상품으로 유통될 가능성도 전망되고 있어 더욱 기대가 큽니다. 뉴욕에서 키친 극장이 갖고 있는 유명세와 유명 비디오 아티스트가 합류하는 작업이란 점이 그렇습니다. NOW무용단과 아일랜드 댄스 시어터의 공동 작업은 같은 주제로 두 개의 각기 다른 작품을 만들게 됩니다. 동양과 서양의 시각으로 같은 주제로 작품 2개를 만드는 것이죠. 이런 co-프로덕션은 처음입니다. 이 작업이 벌써부터 미국의 유명한 곳에서 동서양의 공동 작업이라고해서 하나의 상품으로 마케팅이 될 정도로 전략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한국무용만 가지고 해외무대로 진출했을 때 생기는 핸디캡을 co-프로덕션을 통해서 해소할 수 있습니다. 동서양의 화합을 통해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더 유리하죠.
▷ 무용예술 교육 쪽은 어떤 전망이 있나요?
▲ 예술 교육적인 차원에서 무용예술 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문화관광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예술강사 지원신청에서 올해 무용 쪽을 신청한 학교가 400개가 됩니다.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이제 무용예술이 학교교육이라든지 학교 밖 교육이라든지, 체험활동으로써 인정이 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무용을 접할 기회를 확대하면서 앞으로 무용관객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봅니다. 또한 기업과 공연장에서 무용공연을 수용하고자 하는 관심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 무용의 대중화에는 발레의 영향이 큰데요.
▲ 네. 그렇습니다. 직업발레단들의 역할이 굉장히 큽니다. 우리나라 무용의 활성화, 대중화를 주도하는 것은 직업발레단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레퍼토리의 상품화, 다양한 마케팅과 극장간 공동 제작 노력 등을 통해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 정부에서는 많은 예산을 문화예술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정책적으로 어떠한 변화를 주어야 하나요?
▲ 지금 우리나라의 정부 지원정책은 국민 총 생산량에 비해 결코 그 액수가 적다고 할 수 없습니다. 현재 창작 작업 쪽으로 집중되어 있는 것을 일반인들의 예술체험과 전문인력 양성, 예술작품의 유통 쪽으로 그 중심이 바꾸어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만들어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과 함께 이를 대중들에게 보급시키고 예술단체들이 일반인들에게 직접 체험을 통해 함께하는 개념으로 전환이 되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각 지역의 문화회관 또한 새로 자꾸 짓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신경을 많이 쓰고 돈이 그런 쪽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에서는 극장이 단순히 공연을 하고 공연을 보러오는 기능이 아닌 커뮤니티나 문화센터의 개념으로 많이 바뀝니다. 밤에는 공연을 보러가지만 낮에는 지역 주민들 예술을 체험하는 것이죠. 그 뿐 아니라 자기들이 공연을 준비해서 올리기도 하는 커뮤니티센터의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것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 문화회관의 활용은 지역문화 활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 물론이죠. 우리는 아직도 무조건 많이 지어놓고 보려고 해요. 각 지역의 문화회관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채우고 이를 통해 서울중심의 문화 쏠림 현상을 바꾸어야 합니다. 국고 지원을 받는 중요한 공연예술 축제들은 모두 서울에 집중되어 있고 내한하는 외국 유수의 단체들은 모두 서울에서만 공연하고 갑니다. 내한하는 외국 단체들도 서울 뿐 아니라 각 지역에서 순회공연 할 수 있도록 돈이 배분되어야합니다. 이탈리아, 프랑스 같은 경우도 문화격차 해소를 위해 외국의 중요 단체를 초청해서 문화소외지역을 집중적으로 투어하게 하는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이수근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평택아트센터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 성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