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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민주 김재범, 2년 전 약속 지켜 한 무대

 
빨래를 통한 인간의 소통을 그린 뮤지컬 ‘빨래’
연출 추민주와 배우 김재범의 만남

여성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추민주의 작품 뮤지컬 ‘빨래’가 세 번째 무대를 갖는다. 뮤지컬 ‘빨래’는 매우 일상적이지만 그 안에는 특별하고 따뜻한 서민들의 이야기가 숨어있는 작품이다. ‘공길전’의 공길 역으로 매우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던 배우 김재범은 이번에 뮤지컬 ‘빨래’를 통해 몽골인 ‘솔롱고’ 역을 맡아 열연할 예정이다.

추민주 연출가와 배우 김재범의 인연은 대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종합예술학교 선후배(나이가 더 어린 김재범이 선배이다) 사이인 둘은 선배 또는 후배라고도 부르고, 이름을 부르기도 하고, 누나 동생하기도 한다. 서로의 작품을 봐오던 추민주와 김재범에게 뮤지컬 ‘빨래’는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 두 사람의 인연

▷ 제가 듣기로는 두 분이 함께 대학을 다녔다고 들었어요. 학창시절엔 어땠나요?
▲ 김 : 사실 저희 학교에서는 선후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프로젝트 별로 공연이 돌아가다 보니까 선후배보다는 동료 개념이 더 커요. 그리고 학과도 달랐기 때문에 그냥 좋은 누나 좋은 동생이었죠.
▲ 추 : 저는 김재범 선배에 대한 추억들이 많아요. 아무래도 신입생들은 학교가 낯설어서인지 선배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잖아요? ‘저 선배 멋있다, 저 선배 잘한다’하면서 후배 눈에 선배들은 더 빨리 인식되는 것 같아요.
제가 봤을 때 재범 선배는 항상 화장실 갈 때 노래를 부르면서 다녔어요. 화장실 바로 앞에 사물함이 있어서 자주 볼 수 있었죠. 그리고 연습실에서 재범 선배를 봤는데 북춤이면 북춤, 노래면 노래, 창이면 창 다 잘했어요. 특히 북춤을 정말 잘 췄죠. 그래서 저에게 재범 선배는 항상 노래를 부르고 다니는 노래 좋아하는 사람, 흥이 있는 사람이라는 기억이 있어요.
▲ 김 : 민주 누나는요(추민주 연출이 선배를 강조하자 배우 김재범은 누나를 강조하며 웃었다). 그냥 지금처럼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좋은 에너지를 내뿜고 다니는 그런 누나였어요.

▷ 학교 다닐 때 같이 공연을 해본적은 없나요?
▲ 추 : 서로 다른 공연을 했었죠. ‘빨래’를 졸업 작품으로 올릴 때 김재범 씨도 와서 봤고, 저도 재범 씨가 군대 재대한 후 처음 출연하는 공연을 봤었어요. 그러다가 2006년도에 서로 ‘빨래’를 같이 하자 약속 했죠. 그 약속이 2008년에야 지켜지게 됐네요.

▷ 김재범 씨가 보는 추민주 연출가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 김 : 거의 다 장점이죠. 잘 웃고 긍정적이에요. 연출 하시는 분들 중에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시는 분들이 가끔 있어요. 물론 제가 작업을 같이 했던 분들 중에는 그런 분들이 없었어요(웃음). 어디선가 힐끗 봤는데 그런 분들이 계신 것 같더라고요. 하하. 아무튼 추민주 씨는 제 의견을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게 도와주셨기 때문에 ‘빨래’는 곧 함께 만들어진 작품이에요.

▷ 추민주 씨는 김재범 씨를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추 : 재범이는 재밌는 사람이에요. 늘 재밌는 일을 하고 있어요. 연습 팀에 유행어나 유머를 퍼트리는 일이 많아요. 옆에서 보면 늘 농담하고 있어요.

-뮤지컬 ‘빨래’에 대해서

▷ ‘빨래’는 어떤 뮤지컬인지 극작가 이신 추민주 씨께서 좀 설명해 주세요.
▲ 추 : 뮤지컬 ‘빨래’는 서점에서 일하는 27살 선하영이라는 여자가 반 지하방에 이사를 와요. 그리곤 빨래 널어야 하는데 반 지하방에는 마땅치 않잖아요? 그래서 옥상에 올라가서 빨래를 너는데, 마침 옆집 옥탑 방에 사는 솔롱고라는 몽골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와 인사를 나누게 되요. 그리고 그 둘이 이웃에 살면서 서로 사랑을 싹틔워가는 이야기입니다. 낯설었던 이웃이 빨래를 통해 서로 이야기가 오고가고 서로 가까운 얼굴이 되는 소통에 관한 이야기에요.

▷ 굉장히 일상적이고 소소한 이야기 같네요. 작품의 동기나 영감은 어떻게 얻으셨죠?
▲ 추 : 제가 서울에 처음 왔을 때 두 번째 살게 된 도네가 성수동이었어요. 그때는 잘 몰랐는데, 성수동에 공장이 많아서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살았던 모양이에요. 제가 반 지하방에 살았는데 빨래 널러 옥상에 갔다가 이주노동자를 만났어요. 그쪽은 총각이고 이쪽은 아가씨니까 총각이 먼저 말을 걸었던 거죠.

▷ 김재범 씨는 몽골인 ‘솔롱고’를 연기하기 위해서 특별한 분장을 했나요?
▲ 김 : 몽골 인들을 보면 한국인이랑 굉장히 비슷하게 생겼어요. 어떤 자료 같을 걸 봤는데 목소리만 내지 않으면 한국이라고 믿을 것처럼 똑같이 생겼더라고요. 근데 말투는 좀 어눌하게 하고 있어요.

▷ 김재범 씨가 보는 외국인 노동자의 특징은 어떤 것이었어요?
▲ 글쎄요, 특징은 그냥 외국인 노동자라는 것 자체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외국인 노동자 하면 좀 특별하잖아요. 하지만 몽골에서 온 솔롱고 입장에서는 자신이 특별하지 않는 사람이죠. ‘나도 여기 있는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인데 왜 다르게 다할까?’하고 생각하겠죠? 굳이 특징을 짓지 않아도 그런 인간관계에 있어서 벌써 차이가 생기는 거겠죠.
그리고 또 그 관계 속에서 특징을 더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 그런 관계를 표현하기 위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이죠?
▲ 김 : 일단 언어에요. 한국말 흉내 내기 말이죠. 몽골 사람들이 얘기 하는 것을 계속 찾아보고 듣고 있는데 사람마다 다 다른 것 같아요. 한국말도 어떤 환경에서 배웠느냐에 따라 다르겠죠? 그래서 많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 추민주 씨는 작품을 구상하면서 특별한 경험이 있었나요?
▲ 추 : 솔롱고 역할을 정하고 나서 몽골 인들이 모이는 카페에 글을 남겼어요. ‘이런 대본을 쓰고 있는데 몽골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 몽골청년 없나요?’하고요. 그랬더니 한 분에게서 메일이 왔어요. ‘당신이 찾고 있는 사람 누구입니다’ 하고요. 그 친구랑 많이 이야기를 나눴었어요. 지금은 몽골에 있는데 지금도 메일을 주고받는 친구로 남아있어요.

-앞으로의 계획

▷ 추민주 씨는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 계획인가요?
▲ 추 : 다음 작품은 두산아트센터에서 후원하는 연극작품을 만들 예정이에요. 제가 빵을 좋아하는데 빵을 먹으면 소화도 잘 안 되고 살도 찌잖아요? 그런데 건강한 유기농 밀가루로 웰빙 빵을 만드는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 빵은 거칠고, 덜 달고, 덜 예쁘게 생겼지만 유독 요즘 바쁜 생활과 빡빡한 인관관계로부터 숨통을 틔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더 그런 음식을 찾더라고요. 그래서 빵을 통해 천천히 가는 삶에 대해서 연극작품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 김재범 씨는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나 탐나는 역할이 있나요?
▲ 김 : ‘공길전’할 때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헤드윅’이나 ‘쓰릴미’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좀 이상하게 생각하시더라고요. ‘공길’이 남자를 좋아하는 여성성이 강한 남자잖아요? ‘헤드윅’도 트랜스 젠더이고요. 그래서 평소에도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그렇진 않습니다. 하하. 그냥 개성 있는 역할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 혹시 팬들이 김재범 씨를 어떻게 봐줬으면 하죠?
▲ 김 : 제가 낯을 가리를 성격이에요. 그래서 단체관람 후 뒤풀이를 하곤 하는데 가서 가만히 있다가 안주만 먹고 있을 때가 많아요. 근데 그런 부분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단체나 많은 선배님 들이 있을 때 ‘기분 나쁜가 보다’고 오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기분이 나빠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니에요. 제 성격이 이래서 얘기를 건네면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 추민주 씨가 작품을 보러오는 관객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 추 : 보시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그러니까 친구들도 좋고, 부모님도 좋고, 그냥 따뜻한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은 사람들과 오시면 더 즐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재범 씨는 ‘빨래’를 보러올 팬들에게 하실 말씀 없나요?
▲ 김 : 공연 내내 미소를 띠면서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따뜻해지는 작품이니까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부담 없이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추민주, 김재범이 함께 한 뮤지컬 ‘빨래’는 오는 3월 15일부터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에서 훈훈한 감동을 전해줄 예정이다.


김유리 기자 yuri400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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