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황정민의 컴백 뮤지컬 ‘나인’과 ‘마이 페어 레이디’의 여주인공 TV 공개오디션으로 각종 언론과 뮤지컬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오디뮤지컬 컴퍼니, 오랜 기간 다져온 내실로 쏟아내는 뮤지컬 수작들은 관객들의 신뢰를 얻기에 충분하다. 오디의 작년은 공연 콘텐츠의 다양화와 연극을 통해 배운 기본적인 작업, 그리고 아시아시장의 가능성을 알게 된 한해였다고 한다.
‘나인’으로 이미 무척 바쁜 2008년을 분주하게 시작하고 있는 오디뮤지컬 컴퍼니(이하 오디)의 신춘수 대표를 만났다. 신 대표는 올해부터 한국뮤지컬 협회의 사무국장까지 맡아 그의 어깨가 무겁다. 태동의 시기를 맞은 한국 뮤지컬계, 그동안의 눈부신 발전과 더불어 앞으로 더욱 발돋움할 한국 뮤지컬을 그와 함께 만나보자.
뮤지컬 ‘나인’, 3년을 기다린 작품
“‘나인’은 지금까지 보였던 뮤지컬과 다른 형식의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실력파 뮤지컬 여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고요. 주인공 ‘귀도’역의 황정민씨 또한 매우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인’은 알려진 바와 같이 1명의 남자 배우와 15명의 여자 배우들이 엮어내는 색다른 형식과 미학을 가진 뮤지컬이다. “이 배우들과 공연을 하고 싶어 라이선스 계약기간을 연장하면서까지 3,4년을 기다렸습니다. 가장 적합한 캐스팅은 아무래도 황정민씨죠. 이 역할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 판단했고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부응하고 있습니다.”
‘나인’은 영화를 보고 모티브를 얻은 것,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작품은 아니야
“제가 이 작품이 ‘특별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뮤지컬에서 다루지 않은 소재와 형식에 있습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1명의 남자와 15명의 여자, 보기 힘들었던 구성이죠. 스토리가 무겁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는데 그렇지 않아요. 여운이 남는 정도입니다. 무엇보다도 연극을 좋아하는 관객과 뮤지컬을 좋아하는 관객을 다 만족시켜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 합니다.”

▲ 뮤지컬 ‘나인’의 한 장면, 1명의 남자배우와 15명의 여자배우로 이루어졌으며 몽환적 모더니즘을 가진 뮤지컬이라 평가받고 있다(사진_김고운 vortexgon@korea.com).
라이선스지만 전혀 다른 프로덕션이라고 강조한다
‘나인’은 지난 1982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라이선스 작품이다. 하지만 신 대표는 라이선스도 구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우리가 생각할 때 라이선스라고 하면 다 외국 작품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계약에 따라 작품의 구성 및 제작이 달라집니다. 모든 연출, 안무, 무대, 디자인을 그대로 하는 작품이 있고, 공연할 권리만 가지고 와서 새로운 프로덕션을 꾸려 만드는 작품이 있습니다. ‘나인’도 미국에서 초연 때와 두 번째 공연의 프로덕션이 다릅니다. 저희도 ‘나인’의 새로운 프로덕션을 만든 것입니다.” 오디는 지난 기간 동안 줄곧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제작했다고 말했다.
2004년 엔드류 로이드 웨버가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는 작품을 라이선스만 가져와서 아주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많은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저희도 그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아직 완벽하게 새로운 프로덕션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목표로 작년의 ‘맨오브라만차’, 지금의 ‘나인’ 그리고 ‘마이 페어 레이디’까지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습니다.”
꽉 짜인 오디의 2008년,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해
오디는 올해 3개의 새로운 작품을 올릴 예정이다. 앞서 말한 ‘나인’과 ‘나쁜녀석들’, 그리고 ‘마이페어레이디’다. “‘나쁜녀석들’은 ‘Dirty Rotten Scoundrels’가 원제로 ‘지저분하고 더러운 사기꾼’이라는 뜻입니다. 브로드에서 3,4년 했던 아주 재미있는 작품이죠. 김도현, 김우형, 윤공주 씨가 캐스팅되었고 3월부터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할 예정입니다. ‘마이페어레이디’는 전국적으로 TV 공개 오디션을 통해 여주인공을 선발할 예정이며 8월부터 공연됩니다. 그 후는 저희의 대표작 ‘지킬앤 하이드’를 11월에 할 예정입니다.”
미국시장 진입, 2008년에 반드시 이룰 것
“우리나라 뮤지컬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너무 작아요. 올 해 미국에 컴퍼니를 만들 생각입니다. 단순히 한국배우가 가서 공연하는 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뮤지컬을 만드는 것이죠. 저한테는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신 대표는 올 해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3,4년 전부터 꾸준히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올 해 작품을 현지 무대에 올리는 것은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지만 2008년 저의 기준은 그쪽으로 쏠려서 갈 듯 합니다. 거기서 프로덕션 만들어 작업을 해서 본고장에서 성공을 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웃음).”
창작의 기반, ‘이야기 발전소’로 한국의 디즈니를 만들겠다
신 대표는 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목표를 하나 더 귀띔해 주었다. “콘텐츠를 개발하는 다양한 그룹을 만들고 싶어요. 소재를 개발해서 원소스멀티유즈, 즉 한 콘텐츠로 영화도 만들고 뮤지컬도 만들고 다양한 제품도 만드는 ‘디즈니’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신 대표는 올해가 그 꿈에 한걸음 나아가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야기 발전소’라는 TF팀을 만들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사업의 확장은 아닙니다. 이것은 뮤지컬 프로듀서로서가 아니라 대표로서 생각하고 있는 또 하나의 그림입니다.”
또한 신 대표는 굉장히 큰 결심을 하고 오디 내의 마케팅 조직을 분리해 다른 법인 회사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저희 오디는 마케팅은 안하는 것이죠. 저희는 기획과 제작만 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공연을 만드는 사람과 마케터의 개념정리를 해야 합니다. 이것의 앞으로의 방향성은 확실해요. 그것이 산업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 뮤지컬 시장 한정된 인력에 양적팽창 中, 과제로 남아
신 대표는 올해부터 한국뮤지컬협회의 사무국장까지 맡았다. “우리는 지금 인력에 비해 너무 많은 작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거의 기계처럼 일을 할 수 밖에 없죠. 졸속제작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극복하려면 정말 빨리 인프라를 구축해서 뮤지컬의 다양한 인재들이 뮤지컬 쪽으로 오게 하는 것이 방법인데 이것은 굉장히 오래 걸릴 일입니다.”
그래서 신 대표는 뮤지컬 협회 차원에서 제작사, 극장이 다 모여서 질적인 성장을 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이 일단은 가장 빠른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속도 조절을 하자는 말이죠. 양적인 팽창도 중요하지만 질적인 성장도 중요합니다. 이런 것은 협회차원에서 많은 회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좀 더 적극적으로 정부의 지원이든 뮤지컬계 종사자들이든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많은 애를 써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구체적인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했다. 신 대표는 지금부터 할 일이 너무 많다며 웃음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마니아들은 시장의 다양성을 만들었다
신 대표는 우리나라의 뮤지컬 마니아들을 독특하게 해석했다. “마니아는 다른 말로 표현하면 비주류입니다, 비주류의 특성이 주류적인 부분과 다른 것을 추구하죠. 이런 한국의 독특한 관객들은 뮤지컬의 다양성을 만들어 냈습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우리뮤지컬을 이끌고 있는 것은 마니아가 아니라 일반대중이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마니아를 향해 마케팅을 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그들이 관객의 100중 70이면 그들을 쫓아야 하지만 그들은 10밖에 안되기 때문입니다.”
"Open the Door, 그 문을 열어드리겠습니다"
“저의 목표는 정말 ‘오디’의 이름을 갖고 있으면 정말 꼭 보고 싶단 생각을 가지게끔 신뢰와 믿음을 쌓고 싶어요. 더 나아가 저희를 주목하시는 분들께는 한번 본고장에서 하는 공연을 꼭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정말 쓴 약은 몸에 좋다잖아요. 저희가 못하는 부분은 다시는 할 수 없게끔 격려와 질타도 감사히 받겠습니다. 저희는 끊임없는 발전을 이루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공정임기자 kong24@hanam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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