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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겸손한 자세로 배우고 있는 ‘진정한’ 배우

 

 

 

2007년 연말, 청강문화산업대학의 이유리 교수와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아주 괜찮은 배우가 있다며 인터뷰를 권했다. 모든 배우들이 서울에서 무대에 서려고 그렇게 노력하는데, 대구에서 만든 창작 뮤지컬에 오디션을 보러 내려가서 거기서 작품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요즘 그런 배우가 드물다며 많은 칭찬을 하셨다. 작년에 ‘해어화’를 했으며 올해 팝페라 뮤지컬 ‘미스 피가로’와 겨울연가 콘서트 연습으로 정신없는 연초를 보내고 있는 이상현을 교대 연습실 근처에서 만났다.

- 데뷔한지는 꽤 된 것 같은데, 작년에는 '해어화' 한 작품만 했나요?
“그게 11번째 작품이에요. 2004년 렌트로 시작해서 노틀담의 꼽추, 겨울 나그네, 명성황후, 틱틱붐을 했었어요. 꾸준히 활동은 했었는데 겨울연가 때문에 1년 정도 공백이 있었죠.” 2006년에 일본에서 뮤지컬 겨울 연가를 공연했다고 한다. 지금은 용인에서 하게 될 겨울연가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겨울 연가를 좋아하는 일본팬들도 워낙 많고 뮤지컬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거기에 힘입어 한국에서 보는 겨울연가 콘서트를 기다리는 팬들도 많을 것이다.“겨울 연가이후에 2007년에 해어화를 했어요. 연습기간도 길다보니 다른 작품을 못했어요.”

- 대구까지 오디션을 보러가게 만든 뮤지컬 ‘화이트 데이’
지방의 공연 환경이 열악한 것은 누구나 다 아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현은 해어화 공연을 하루 쉬는 날 오디션을 보러 대구까지 내려갔다. “해어화를 하면서 여러 가지로 힘들어서 오토바이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어요. 그냥 소비만 하는 여행보다 문화적으로 무언가를 얻어 보자는 생각에 인터넷 검색을 하게 되었고, 지역에서 문화적인 활동을 하는 곳이 대구밖에 없더라고요.” 이상현은 마침 대구에서 뮤지컬 ‘화이트 데이’ 오디션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바로 내려갔다. “시놉시스를 봤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거였고, 너무 욕심이 나는 거예요.” 그래서 배우 오디션을 보러 대구에 내려갔더니 처음에 음악 감독직을 제의했다고 한다. 프로필을 보면 서울에서 워낙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 배우이기에 다른 배우들과 레벨을 맞추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어쨌든 그는 연습을 거쳐 공연을 하게 되었고, 아주 작은 액수의 개런티를 받았지만, 7일간의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서울로 올라왔다. 이상현은 ‘해어화’이후에 ‘위대한 캣츠비’, ‘달고나’ 등 탐낼만한 몇 가지 작품을 제안 받았지만 그 작품들을 포기하고 ‘화이트 데이’를 공연했다. 하지만 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을 느끼고 경험했고 또한 마음의 안식까지 얻었기에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었다고 단호히 말했다.

- ‘배우’는 늘 배우라고 ‘배우’인 것이지요.
“배우는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돌부리에 넘어지는 것도 경험이거든요. 어떤 경험이든지 상관없어요.” 선후배들이 왜 대구에서 뮤지컬 작업을 하냐고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는 작업하는 내내 행복했고 서울처럼 큰 작품은 당연히 아니었지만 ‘화이트 데이’는 그를 늘 기분 좋게 했던 작품이라고 했다. “배우들이 너무 순수해요. 계산을 하지 않아요. 그래서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는 것 같아요. 20살,21살밖에 안되었는데, 호흡이 너무 좋더라고요. 오히려 제가 너무 많이 배웠어요.”라고 겸손해했다.



- 경쟁력 있는 문화도시 ‘대구’
오디션, 연습일정 등 창작 뮤지컬을 만드는 과정이 어느 정도 체계가 갖추어진 서울에 비해 지방은 환경이 좋지 않다. 또한 서울은 기업에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반면, 대구는 아직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더 힘들 수밖에 없다. 서울에서는 투자를 받아서 만든 창작 뮤지컬, 라이선스 뮤지컬이 너무 많아져서 이제는 포화상태가 되었다. “작품의 수는 많아지고 배우는 부족하죠. 그래서 배우들이 겹치기 출연을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작품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이런 상황이 계속 된다면 관객들은 등을 돌리게 되요.”
이상현이 대구에서 뮤지컬을 하면서 어떤 것을 느꼈을까?
“사실 체계적이지 못한 것은 맞아요. 하지만 그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 너무 좋고요. 인프라 형성이 너무 잘 되어 있어요. 지금 가진 인프라에 체계적인 교육을 더한다면 성장 가능한 배우들이 많아요.” 서울에서는 서울문화재단과 뮤지컬협회와 공동으로 외국강사를 초빙해서 기존의 배우를 트레이닝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대구에도 그런 프로그램이 있다면 배우들의 실력향상이 눈에 띄게 좋아질 거예요. 만약 그런 것이 만들어진다면 강사초빙을 하도록 하겠다고 대표님과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 프로그램의 육성과 문화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뮤지컬이 만들 수 있을 것이며 대구도 문화산업도시로 성장해나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 2008년의 선택, 팝페라 ‘미스 피가로’
팝페라 뮤지컬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3월에 공연예정인 팝페라 뮤지컬 ‘미스 피가로’는 아직 우리에게 낯선 이름이다. 서울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공연을 하게 되며 기존의 뮤지컬 배우가 아니고 팝페라 가수들이 배우로 열연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원래 ‘미스 피가로’는 대본을 쓸 때부터 작가가 남자 주인공을 이상현을 염두에 두고 썼다고 하니, 그가 거절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카르멘을 제작하신 김승원 감독님의 첫 연출작이에요. 첫 작품에서 도움을 드릴 수 있게 되어서 기쁘죠. 오디션부터 제 스케줄과 또 여러 가지가 맞지 않아서 힘들기는 했지만, 작년 말부터 합류해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 늘 새로운 것을 찾아서, 욕심 많은 배우 ‘이상현’
공연을 하지 않을 때는 여행도 하고 가끔 게임을 한다는 이상현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많다고 했다. “대구에서 한 작품 ‘화이트 데이’를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어요. 사실 그 작품이 시나리오가 좋았던 것만큼 공연이 아주 잘 나오지 않았거든요. 그 이유에는 조명, 무대 등 많은 원인이 있을 거예요. 그 시나리오를 토대로 뮤지컬 배우가 출연하고 배우가 연출하는 그런 뮤지컬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한국에서 몇 편의 뮤지컬 영화가 나오기는 했지만 흥행을 하지 못하고 묻혀 버렸다. 하지만 뮤지컬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제대로 만드는 뮤지컬 영화라면 새로운 무언가를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 힘든 2007년은 아듀, 2008년에는 새롭게,
짧지 않은 배우 생활을 하면서 그가 느낀 연기는 무엇일까? “외람 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 연기는 생활인 것 같아요. 물론 제가 계산을 철저하게 해서 보여줄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버스가 지나갈 때 내 눈에 버스가 보이면 관객에게도 보인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처럼 내가 무대에서 그림을 그리면 그게 연기가 아닐까요?” 무대에서 늘 노래를 했다는 이상현은 이제는 노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입으로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진정으로 연기를 하고 싶어요. ‘해어화’도 저를 많이 성숙하게 한 작품이었어요. 갑작스런 방송활동보다는 꾸준히 무대를 지키고 싶어요.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지요. 2008년에는 많은 작품을 할 겁니다. 지켜봐주세요.”

이상현은 현재 ‘미스 피가로’의 연습을 하고 있으며 뮤지컬 ‘겨울연가’ 콘서트 준비도 함께 병행하고 있었다. 새로운 팝페라 뮤지컬과 그를 만날 다른 작품에서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 본다.


뉴스테이지 백수진 기자 psj12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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