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로베르토 쥬코’는 현대프랑스의 대표적인 연극 레퍼토리로 배우들에게 도전하고 싶은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작품은 프랑스 극작가 베르나르-마리 콜테스의 대표작이다. 1988년에 쓰인 이 작품은 실제 유럽에서 일어난 이탈리아의 연쇄 살인범의 사건을 다뤘다. 콜테스가 세상을 떠난 1년 뒤 페터 슈타인의 연출로 베를린 샤우뷔네 극장에서 독일어로 초연됐다.

이번 공연은 프랑스 연출가 장 랑베르-빌드와 스위스 연출가 로랑조 말라게라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장과 로랑조 연출은 이번 공연에서 “원작에 담겨있는 광기, 폭력, 비극 뿐 아니라 유머, 부드러움, 경쾌함까지 함께 보여주고자 한다”고 전했다.

연극 ‘로베르토 쥬코’는 현대사회의 타락과 모순, 자본주의에 토대한 난폭한 인간관계, 가족관계의 분열, 소통의 부재 등을 고발한다. 국립극단은 국내 배우들과 해외 연출의 협업을 통해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고전을 만들어 낼 예정이다. 김윤철 예술감독은 “한국에서 추상적으로 표현되기 일쑤인 세계고전을 구체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이번 공연의 도전”이라고 전했다.

무대는 빠른 장면전환을 위해 반원형의 일곱 개의 문을 설치했다. 한 명의 간수가 모든  수감자를 한눈에 감시할 수 있는 구조로 한국의 서대문형무소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로베르토 쥬코는 부모를 살해하고 갇히지만 몇 시간 만에 탈옥한다. 그는 떠돌아다니며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고 숨어 지내기를 반복하다 경찰에게 살인을 고백한다. 한편 쥬코에게 순결을 바친 한 소녀는 사창가를 헤매다 친오빠로 인해 사창가에 팔려간다.

연극 ‘로베르토 쥬코’는 9월 23일부터 10월 16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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