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탤런트 박형재, 1995년 SBS 5기 공채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그동안 '옥탑방 고양이', '낭랑18세', '고향역' 등을 통해 얼굴을 알려왔다. 그가 올 가을부터 TV가 아닌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바로 로맨틱 뮤지컬 ‘호호’이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진한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포토그래퍼 ‘성용’역을 맡았다. 동성애의 감정을 살짝 엿볼 수 있는 이번 작품은 깊지도, 가볍지도 않게 그것을 그려내고 있다. 사랑인지 우정인지 알 수 없는 자신의 감정에 혼돈스러워 하는 ‘성용’, 박형재 씨는 이번 자신의 캐릭터로 동성애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성용’, 어떤 남자인지 함께 만나보자.
- ‘성용’은 반전을 지닌 인물, ‘어떻게 관객에게 다가서느냐’가 중요
극 중 ‘성용’은 무척 애매모호한 인물이다. 여자인 ‘은주’를 사랑하기도 하고 남자인 ‘보인’을 사랑하기도 한다. 극 중 ‘성용’은 그래서 더욱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지 않는다. “저도 처음에는 진한 우정이겠구나 하고 생각을 했었어요. 근데 나중에는 그게 아니더라고요. 그것을 어떻게 관객에게 다가서게 하느냐가 중요했어요. 그래서 저는 배우로서 그 인물에 과감히 다가서는 게 필요했죠.” 그는 극 중 ‘성용’이 남자를 사랑한다는 점을 아예 인정하고 작품에 임했다고. “사실 평소에는 그런 생각을 해 볼 일이 없잖아요(웃음). 이번 작품으로 한번 깊이 생각해 본 것 같아요. 그래서 배우인 저로서는 소중한 경험이죠.”
- 작가와 많은 대화, 극을 완전히 이해하려는 노력
박형재 씨는 다른 배우들과는 달리 작품의 연습 중반부터 투입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하고는 좀 다른 방식으로 작품에 다가서야 했어요. 대본부터 분석한 것이 아니라 극의 이해를 먼저하고 이미지로 작품에 다가갔죠. 그래서 작가와 연출가와 많은 대화가 필요했어요.” 그는 실제로도 작가와 많은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극적으로 다가서는 부분이 빨라졌다고.이번 작품은 초연인데다가 크리에이터 및 배우들 또한 이번 작품이 데뷔작인 분들이 많다. 초연이어서 힘들었던 점을 물었더니, “제가 TV활동 하면서 대본만 보고 연기를 하는 훈련이 되어 있어서 그런지, 초연이라서 힘든 부분은 별로 없었어요. 단지 이해가 안됐던 스토리나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배우 및 크리에이터들과 많은 대화가 필요했죠.”
- ‘성용’을 위한 변명
극 중 ‘성용’의 캐릭터는 멋있기는 하지만 혼란스런 자신의 가치관으로 ‘은주’에게 상처를 입힌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의 빈축을 사고 있는데, “(웃음) 그렇죠. 그래서 저 스스로도 ‘성용’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많이 했어요. 이 사람이 동성애자다, 혹은 양성애자다 하는 그런 점들에 과감히 다가섰죠. 그렇게 바라보니 대본이 좀 더 잘 풀리더라고요. ”
- 관객에게 내미는 카드, 점점 많아져
지난 11월 10일, ‘호호’의 첫 공연을 그가 열었다. “사실 작품은 첫 공연 20여일 전에 이미 완성이 됐어요. 그러면서 배우들끼리 콘티를 맞췄죠. 그런데, 첫 공연 후 그게 다 깨졌어요. 관객들은 우리가 ‘웃겠지’ 하는 부분에서 안 웃고, 안 웃어야할 때 웃더라고요. 첫 공연 후 연출님과 배우들과 그런 포인트를 잡아 나갔어요.” 공연 중반을 넘어선 지금, 이 작품은 극의 진행이나 스토리의 개연성 등이 많이 안정되었다. “저 스스로 생긴 점은, 공연 할 때 그 날 오프닝을 보고 관객의 반응에 따라 ‘성용’의 카드를 다르게 내민다는 점이에요. 공연을 할수록 그 ‘관객카드’를 조금씩 빨리, 많이 내고 있어요.” 그러면서 그는 그날의 관객의 성향을 적극적으로 파악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 내게 ‘무대’는 항상 꿈이었다 형재 씨에게는 이번 작품이 대학로 무대 데뷔작이다. “안 그래도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었어요. 이 작품이 좋은 기회가 되었죠.” 그는 연출(강민호)과 프로듀서(김태후)께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에게 이번 작품으로 무대의 어떤 매력을 느꼈냐고 물었다. “TV는 관객이 없잖아요. 촬영이 끝나면 방영을 기다리죠. 무대는 관객에게 박수를 받을 수 있어요. 한 번 그 박수를 받아 본 사람이면 이곳을 못 떠나요. 매번 공연 때 마다 관객의 코드가 바뀌고 그에 따라 내가 내미는 카드가 다르다는 점, 그게 무대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힘들지만 재미있어요.”
- 형재 씨 별명은 ‘회장님’
형재 씨에게 극 중 ‘성용’과 비교해서 실제 성격을 물었다. “제 와이프가 제 공연을 보더니 ‘폼 좀 그만 잡아’ 그러더라고요(웃음). ‘성용’은 베일에 싸여 있고, 아픔이 있고, 내성적인 성격이잖아요. 실제 저는 정 반대라고 생각하시면 되요(웃음). 오히려 극 중 ‘진심’역이 딱 저예요(웃음). ”
- ‘호호’는 사랑의 표현이 서툰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작품
형재 씨는 ‘호호’의 가장 큰 매력으로, ‘반전’을 꼽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것이 있다고 했다. “이 작품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서로 다른 세 남녀의 이야기입니다. 사랑은 표현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하잖아요. 그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은 꼭 와서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 방법을 ‘알려준다’기 보다는 그것에 대해 생각 해 볼 수 있게 해요.”
- 박형재, 탤런트가 아닌 그냥 ‘배우’로
최근 방송이나 무대의 영역의 벽이 허물어져 TV, 영화, 연극, 뮤지컬 무대를 종횡무진 하는 스타들이 많다. “연극과 뮤지컬도 좀 더 대중화 되었으면 좋겠어요. 문화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대중들이잖아요. 저도 무대예술에 이제 첫발을 내밀었지만 좋은 작품, 좋은 사람들 만나서 무척 감사해요. 앞으로 큰 스타가 되는 것도 좋지만 더 노력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수없이 많은 만남과 이별이 존재하는 현 시대는 그 속도가 무척이나 빠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들에게서 보이는 만남과 이별, 그리고 사랑은 사람을 막론하고 상처를 입히기 십상이다. 여기 서로 다른 언어로 사랑을 말하고 있는 세 남녀, ‘성용’, ‘보인’, ‘은주’, 그들의 이야기가 더욱 깊고 따뜻한 겨울을 말하고 있는 듯 하다. 뮤지컬 ‘호호’는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2월 3일까지 만나 볼 수 있다.
공정임기자 kong24@hanmail.net
사진_CE프러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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