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김달중 연출을 만났다. 김달중 연출은 그동안 뮤지컬 ‘김종욱 찾기’, ‘헤드윅’, ‘쓰릴 미’, ‘댄서의 순정’, ‘스핏파이어 그릴’ 등 그 제목만 봐도 그의 연출력이 보이는 떠오르는 뮤지컬계의 인재다. 특히 지난 13회 한국뮤지컬 대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스핏파이어 그릴’로 연출상을 수상한 바 있다.
색다른 소재를 새로운 무대언어로 표현한 ‘샤인’, 관객들의 호평이 쏟아지는 그 이유를 함께 만나보자.
- 다큐멘터리를 뮤지컬로?
김달중 연출이 가장 걱정한 부분은 “혹시라도 잘 살고 있는 실존인물들에게 ‘피해가 되지는 않을까’에 대한 고민이었어요. 그래서 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죠.” 하지만 이 작품이 ‘색다른 소재’라는 점과 영화 시나리오가 함께 작업되는 것에 매우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작품은 내년이면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특히 ‘샤인’은 한국 창작뮤지컬계가 안고 있는 소재의 한계성에 깊은 화두를 던지는 작품으로 현재 전문가 및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 가장 고민한 부분은, 다큐멘터리의 힘과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잘 조율하는 일
그는 다큐멘터리가 가지고 있는 힘을 극으로 옮기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뮤지컬적 특성을 버릴 수는 없고 그렇다고 사실을 왜곡할 수도 없었죠. 그런 조율에서 어려운 점이 있었어요. 더군다나 사실이 갖고 있는 힘이 너무 강했죠. 이것을 뮤지컬이라는 장르로 관객에게 어떻게 일반적으로 보여줄까에 대한 고민이 컸어요.”
- 다큐멘터리가 갖고 있는 특성을 그대로 살리자"처음에 1차 크리에이터들이 모여서 한 말은 ‘다큐멘터리가 갖고 있는 특성을 최대한 살리자’였어요. 최대한 직접적인 화법으로 관객에게 이야기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죠. 기승전결에 맞춘 너무 드라마적인 요소의 삽입은 다큐멘터리의 사실성을 저해할 수도 있어서 그것은 지양했어요.”
- 무엇을 느끼고 갈 것인가는 관객 각자의 몫
이 작품은 참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 언뜻 보면 ‘가족애’를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또 ‘꿈’에 대해 말하고 있고, 또 ‘사랑’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김 연출은 “이 작품으로 관객이 만약에 ‘가족애’를 느꼈다면 그 분은 가족애가 부족한 것이고 ‘사랑’을 느꼈다면 사랑이 부족한 사람이 아닐까 해요. 관객들이 무엇을 느끼는가는 관객들의 몫이죠.” 이 작품 속 가족들은 ‘함께 있는 것’ 그 자체를 최고의 ‘행복’으로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김 연출은 이들을 보고 ‘우리는 무엇을 느끼고 있는가’를 물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 작품의 결말, 결론짓고 싶지 않은 부분이 있어
이 작품의 결론에 대해 그는 무척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지금 실제 성탄이는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요. 그 친구도 굉장히 고민이 많을 거예요. 그런 친구에게 ‘넌 이렇게 살아야 돼’ 하고 결론짓는 건 안되죠. 그것은 실제로 성탄이의 몫입니다. 저희들은 그들을 따뜻이 지켜볼 뿐이죠.” 이 작품은 실존인물인 그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 작품 속 Key men, ‘M’의 역할, 기존의 멀티맨과 달라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또 다른 캐릭터 M이 있다. M은 주인공 이외의 인물들을 1인 다역으로 풀어내는 역할로, 뮤지컬 ‘쓰릴미’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최재웅 씨가 맡아 열연 중이다. “M은 다큐멘터리에 나온 사람이 아니에요. 공연에서 보여줄 수 있는 판타지로 만들어 낸 역할입니다. 나머지 배우들은 캐릭터에 근거가 있었지만 M은 그렇지 않아요. 또 나머지 배우들도 M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되는 지 고민이 필요했죠.”
이 작품의 M은 기존의 멀티맨과는 차이를 보인다. “M은 Key men이라고 해서 작품의 형식의 키를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영종’의 상상 속 인물이 되기도 하고 ‘성탄’이의 자아가 되기도 합니다. 실존인물은 아니지만 무대 위에서 M이 나왔을 때 우리는 그것을 드라마로 받아들이죠. 그것을 만들어내는 작업에 많은 힘을 쏟았어요.” 특히 이 역을 맡은 최재웅 씨는 그동안의 강하고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좀 더 폭넓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 ‘샤인’의 또 다른 힘, 살아있는 연기력의 배우들이 작품은 최재웅 씨 이외에도 ‘영종’역의 배우 한성식 씨, ‘혜연’역의 양꽃님 씨, ‘성탄’역의 박인규 씨, 모두 이 작품에서 뛰어난 작품해석력과 연기력을 보이고 있다. 이 배우들의 힘은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창작초연인데다가 좀 더 자리를 잡기를 원해서 배우들에게 부담스럽지만 원캐스트로 가자고 했어요. 다행히도 저희 배우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어서 감사해요.” 사실 소극장 뮤지컬에서 자기 나이대를 연기하면서 뭔가 많이 보여주는 배우들은 많지 않다. 배우들의 풍부한 경험과 노련미가 주는 힘은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 ‘샤인’ 아직 완벽한 완성품 아냐
“제 개인적으로 보면 아직 ‘샤인’을 완벽하다 할 수 없어요. 처음 제작할 때도 적어도 3년은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초연에서 관객들이 전부 ‘싫다’ 그러면 못하는 거지만 그래도 기회를 준다면 3년 동안은 수정보완을 거쳐 음악과 대본을 만지고 수정해서 완성품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 관객과 가장 효과적으로 만나는 방법, 그것이 나의 가장 큰 고민
김달중 연출은 이번에 연출상을 수상하면서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상 수상은 기쁜 일이지만 그만큼 부담도 있어요. 저는 마이너톤이 강한 사람인데 메이저로 넘어 갔다는 느낌이 들어요(웃음). 아직 저는 하고 싶은 대로 작품을 만들 나이는 아니에요. 그래서 어떤 작품이든 제일 많이 하는 생각은 관객을 가장 효과적으로 만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에요.”
김달중 연출은 창작뮤지컬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였다. “연출가로서, 크리에이터로서 한국창작뮤지컬이 한국영화처럼 자리 잡기를 바라요. 창작자들이나 제작자도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만 관객들의 관심도 반드시 필요합니다”라고 마무리를 지었다.
세 가족의 따뜻한 감동이 함께하는 뮤지컬 ‘샤인’은 사다리 아트센터에서 2007년 12월 30일(일)까지 계속된다.
공정임기자 kong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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