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곡가 장소영, 그녀는 뮤지컬 작곡분야에서 앞선 감각으로 한국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이미 ‘하드락카페’, ‘와이키키브라더스’, ‘미스터마우스’, ‘하루’, ‘싱글즈’, ‘라롱드’에서 최근 초연된 ‘실연남녀’ 까지 경력만 놓고도 그녀의 역사가 충분히 증명 된다. 현재 한국 뮤지컬계가 지나치게 배우중심으로 치우쳐진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사실은 배우나 스태프 못지않게 중요한 사람이 1차 크리에이터들이다. 음악과 대본은 작품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특히 한국 창작뮤지컬 제작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인력 또한 작가와 작곡가 이다. 그렇기에 현재 젊은 작곡가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장소영 감독과의 만남은 더욱 의미가 깊다. 그녀를 함께 만나보자.
- 첫 뮤지컬 도전, 그 역사가 궁금해
그녀는 대학에서 서양 클래식 작곡을 전공했다. 졸업 후 주로 영화와 가요의 오케스트레이션 작업을 많이 해왔다. 그러다 2003년에 우연히 뮤지컬 ‘하드락카페’의 음악감독을 맡으면서 뮤지컬계로 입문하게 되었다. “‘하드락카페’는 제가 굉장히 사랑하는 작품예요. 10년이 넘은 작품인데 음악과 대본이 많이 보완되었죠. 2003년 당시 저는 이 작업을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사활을 걸고 작곡을 했죠(웃음).” 그 이후 그녀의 뮤지컬 음악 인생이 시작되었다고 했다.
- 작곡상 수상을 안겨준 ‘싱글즈’는 그녀에게 어떤 작품?작년 여름 초연된 뮤지컬 ‘싱글즈’는 29세 여성의 꿈과 사랑을 톡톡 튀는 감각으로 표현하여 관객 및 전문가의 호평을 받은바 있다. 장소영 감독은 이 작품으로 지난달 열린 제 13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작곡상을 수상했다. “상황에 맞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그리고 20대 후반 여성의 꿈과 사랑이 주제잖아요. 그 주연 배우 4명의 캐릭터가 음악적으로 표현되어야 했죠. 사실, 그 표현이 잘 된 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웃음). 그건 관객 분들이 평가해주시는 거죠.”
- 장소영 감독을 중심으로 전문 작곡팀 ‘TMM’ 결성
‘싱글즈’가 그녀에게 큰 의미로 남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싱글즈’는 그녀가 꾸린 전문 작곡팀 'TMM'이 제작한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저는 예전부터 음악도 분업을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같은 작곡을 하는 사람이라도 각자의 장점이 다 다르거든요. 제작자가 ‘어떤 음악을 해 주세요’ 하면 바로 나올 수 있게끔 그런 기획자의 역할도 필요해요. 장르를 떠나서 일종의 그런 ‘작곡공장’을 만드는 것이 제 꿈이었어요(웃음).” ‘TMM'은 True Music True Mind의 약자이다. “저는 이 팀에서 후배들을 키우는 것 보다 본인이 스스로 크는 데 어떤 발판이 될 수 있도록 해 주려고 해요.”
- 후배들을 키우는 것 보다 본인이 스스로 크는 데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원래 음악 하는 사람들의 특성상 '타협'이라는 것이 참 힘들다고 한다. “처음에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어요. 각자 테마를 나누는 기준을 정하고 편곡, 작곡을 바꾸어가며 각자가 가진 스타일을 존중해주며 작업했더니 결과가 점점 좋아지더라고요. 최근작 ‘실연남녀’도 그런 방법으로 만든 작품 이에요. 물론 이런 과정은 시행착오가 필요해요. 당장 마음 맞춰서 하기는 힘들죠. 저희는 그전에 한 3년 정도 그 준비과정을 거쳤어요. 지금은 즐겁게 일합니다.” 그런 그녀는 이런 팀 활동을 통해 후배들에게 기회의 장이 되도록 길을 열어주고 있다. “처음에 제가 가르치면서 팀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저보다 더 잘해요. 제가 오히려 배우죠(웃음).”
- 효자 작품 탄생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
재공연은 공연만의 특징이다. 최근 그녀의 작품 중 재공연 중인 작품만 해도 ‘싱글즈’, ‘미스터마우스’가 있고 ‘하드락카페’가 예정에 있다. “수정보완은 언제든지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작품전체를 봐도 장면하나 바뀌어도 음악은 수정되어야 해요. 이번에 ‘하드락카페’도 많이 바뀌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면서도 그녀가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은 ‘이 음악이 이 극에 맞을까?’라고 한다.
- 뮤지컬 작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극’과 ‘캐릭터’의 분석장소영 감독은 뮤지컬에서 ‘극’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음악이 너무 튀어서는 안돼요. 극을 방해해서도 안되죠. 그리고 배우의 음색이나 음역에 맞게 편곡이나 악기편성의 조정이 꼭 필요해요.” 하지만 늘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 만족한 음악이었어도 시간이 흐르면 아쉬운 점이 보여 늘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재공연이 꼭 필요하다고.
- 관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최근 창작뮤지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라이선스에 많이 쏠려있기는 하다. “제가 관객입장이라면 같은 돈을 낸다면 아무래도 검증된 작품을 선택하죠. 그냥 단순히 ‘우리 뮤지컬 사랑해 주세요’라고 부탁하는 것만으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어요”라며 어떻게든 경쟁이 되는 뮤지컬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관객들에게 “라이선스와 비교만 하지 말고 장점을 찾아보게 되면 훨씬 재미있게 보게 되지 않을까요?”라며 살짝 당부하는 말을 덧붙였다.
- 후배들을 위한 조언, “음악뿐만 아니라 극에 대한 끊임없는 공부를 해야”
장소영 감독은 아무리 뮤지컬에서 음악이 중요하다고 해도 스토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작곡가들도 연극을 배워야 합니다. 대사를 어떻게 했을 때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런 극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해야 합니다”라며 음악만 고집해서는 함께 작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뮤지컬은 종합예술이기 때문에 음악만 보여서는 안돼요. 또한 공동 작업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무척 중요해요. 음악, 안무, 극 모두가 조금씩 양보가 필요합니다.” 그녀도 처음에는 ‘양보’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지만 이제는 조율하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며 웃었다.
- “아직 갈 길이 멀어요!”
그녀는 34살에 뮤지컬을 시작해 그동안 고생도 많았다고 한다. “제가 잘 나가는지 아직도 사실 잘 모르겠어요. 제 꿈이요? 시간이 흘러서 제 환갑잔치에 많은 제자 음악감독이 참석해서 저를 위해 연주해 주는 거예요”라며 호탕한 웃음을 보이는 장소영 감독에게서 음악에 대한 애착과 프로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장소영 감독은 현재 ‘하드락카페’의 재공연 준비에 한창이며, 차기작으로 PMC프러덕션에서 장유정 작가와 함께 ‘형제는 용감했다’라는 작품을 준비 중에 있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큰 힘이 되고 있는 장소영 감독, 유쾌한 그녀가 있어 우리 뮤지컬계가 더욱 기대된다.
공정임기자 kong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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