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의 연출을 맡은 정영두 씨는 사실 현대무용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현재 ‘두 댄스 시어터’의 대표로 올해만 해도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서울공연예술축제(SIDance)' 등에 참여하며 굵직한 활동을 펼친 바 있다. 연극배우로 활동 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무용 공부를 마친 그는 2004년 ‘댄스 컬렉션’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는 등 순수예술 분야의 두드러진 활동을 보였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 뮤지컬 연출가로서 본격적인 데뷔를 알렸다. 순수예술가에서 이제는 대중예술로까지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본 사는 지난 11월 16일,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시연회에서 정영두 연출을 만나 데뷔 소감을 들어 보았다. ▷ 공연을 앞둔 기분이 어떠신가요? ▲ 두근두근하죠. 관객들한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긴장도 되고요. 애는 안 낳아봤지만 꼭 애가 나오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 이번에 뮤지컬 연출에 데뷔하셨는데 남다른 각오가 있나요? ▲ 저는 뮤지컬만 할 건 아니기 때문에 크게 각오까지는 없어요. 다만 이 작품이 코믹한 부분도 많고 재밌는 캐릭터도 많아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코믹으로 빠지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점차적으로 조금씩 필요 없는 부분들이 걸러지더라고요. 한 선배님이 시간이 좀 지나면 작품에 거품이 빠지고 정말 알짜들만 남을 것이라 말씀 하셨는데 저도 그런 생각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바빠서 한 작품에 몰두할 시간이 좀 부족한건 사실입니다. ▷ 무용은 작품 속에 안무가의 사상과 철학이 다 녹아있지만 뮤지컬은 그렇지 않는데 어떤식으로 작업을 하셨나요? ▲ 맞아요, 뮤지컬에선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긴 해요. 내가 원하는 것과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있잖아요? 그때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요. 내 무용단이었다면 다른 것을 선택했을 텐데 말이죠. 거대한 뮤지컬 시장 안에서는 많은 창작자 분들과 함께 작업하기 때문에 제 선택대로만 할 수는 없어요. 한편으로 좋은 것은 제가 가진 나름대로의 방법들을 도입했을 것을 주변에 다른 분들이 계시니까 평소에 고집하지 않았던 방법들도 접하게 되고, 거기에서 오는 성과도 있고 조언도 받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 ▷ 요즘 댄스 뮤지컬이 많이 나오는데 이런 현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 궁극적으로 저는 여러 가지 장르가 섞인다는 것은 좋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무용 자체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죠. 뮤지컬이 가진 프로덕션처럼 무용도 좋은 프로덕션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순수 예술이다 보니 기획이나 마케팅 분야가 뮤지컬처럼 활성화 되어있지 않아요. 그런 것들이 많이 생겨서 걱정 없이 공연하고 활동했으면 좋겠네요. 다만 진정성은 잃지 않아야겠죠. 무용이 갖고 있는 강한 정신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데뷔작으로 안무가 중요한 뮤지컬이 아닌 오페레타 형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죠? ▲ 사실 제가 선택했다기 보다는 저를 선택해 준 것이죠. 저는 그냥 재밌었어요. 우리 식구들과 함께 연극 연출과 뮤지컬 안무를 해 본적이 있어요. 하지만 공식적으로 이렇게 뮤지컬 연출을 하게 된 것은 처음이거든요. 내가 알지 못한 내 자신의 틀이 깨지기도 하고 전 좋다고 생각합니다. ▷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에서 활동하는 안무가 출신 연출자들처럼 춤 요소가 짙은 작품을 하실 생각은 없나요? ▲ 기회 된다면 당연히 좋죠. 노래와 춤을 잘 겸비한 무용수들과 배우들을 만난다면 더욱 좋고요. 저는 항상 무용적 움직임과 감정과 표현에 주목하고 고민합니다. ▷ 그럼 무용을 뮤지컬 스타일로 만들어 볼 생각은 없나요? ▲ 물론 그럴 수도 있겠죠. 지금 저는 특정한 양식과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지는 않아요. 다만 추구하는 부분이 있다면 제가 어떤 양식의 것들을 하든지 궁극적으로 몸만이 갖고 있는 그 어떤 것을 찾으려고 해요. ▷ 2008년 계획은 어떻습니까? ▲ 내년에 ‘노뜰’이라는 작품의 연출을 하게 될 것 같고요, 1월 달에는 무용공연이 하나 있어요. 3월에는 도쿄에서 무용 워크샵도 있고요. 또 뮤지컬 안무 작업이 하나 들어왔는데 아직 결정하지는 못했어요. 그리고 하반기에 여건이 되면 우리 무용단에서 연극을 하나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김유리 기자 yuri40021@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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