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뜻한 겨울을 녹여줄 뮤지컬‘틱,틱...붐!'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브로드웨이에서도 전회 매진행렬을 이어간 이 뮤지컬은 렌트와 더불어<젊은 예술가의 사랑과 희망>을 그린 휴먼뮤지컬로 열광케 했다. 한국에서는 7년만에 다시 ‘틱,틱...붐!'의 주연을 맡게 된 이건명과 배해선이 따뜻한 겨울을 만들어줄 것 같다. 어떤 뮤지컬을 만들어갈 지 그들의 이야기를 주목해보자.
▷ 이번에 ‘틱,틱...붐!’의 주연을 맡으셨는데, 어떤 작품인가요?
▲ 해선 : ‘틱,틱...붐!’은 인생의 과도기에서 겪을 법한 그런 고민을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이에요.
▲ 건명 : ‘렌트’를 만들었던 조나단 라슨이 옛날에 워크숍을 할 때 1인극으로 올렸던 작품이에요. 그 후에 라슨의 이야기를 작가가 새로 작업을 해서 3명의 이야기로 다시 엮은 작품입니다.
▷ 어떤 역할인가요?
▲ 건명 : 저는 ‘존’ 역할이고 해선씨는 저를 사랑하는 여자친구 ‘수잔’역할이에요.
▲ 해선 : 수잔은 뮤지컬 작곡가입니다. ‘렌트’같은 록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고 싶어 하죠. 옛날에는 록과 뮤지컬을 결합하는 것을 상상 못하던 시기였잖아요.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하고 좋은 반응을 보여주지 않지만 젊은 패기와 신념을 가지고 뮤지컬을 만들려고 하는 인물이에요.
▷ 어떤 등장인물이 등장하나요? 3명이 전부인가요?
▲ 건명 : 수많은 등장인물이 있는데 3명이서 모든 배역을 소화해내는 거죠. 이 작품의 재미가 바로 그거예요. 롤플레이를 하는 겁니다. 저는 존과 사회자역할을 맡았고요. 다른 사람들 또한 주 배역을 두고 여러 인물을 계속 바꿔가면서 연기를 하는 거예요.
▲ 해선 : 제가 대극장 배우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으세요. 저의 출발 무대는 바로 연극이었고 소극장이기 때문에 저는 소극장에 대한 향수가 있어요. ‘틱,틱...붐!’처럼 역할을 바꾸면서 연기하는 연극적이고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작품을 좋아합니다. 세트전환도 특별하지 않고, 의상도 특별하지 않지만 많은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나거든요.
▷ 관객들이 보고 어떤 것을 느껴갔으면 하나요?▲ 해선 : 제가 이 공연을 봤을 때 배우이기 때문에 크게 공감을 했어요. 하지만 배우가 아니어도 누구나 겪게 되는 삶의 불완전한 시기가 있는 것 같아요. 맹목적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향해 달려오다가 어느 순간 벽에 부딪히고 확신이 없고,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는 시기가 오거든요. 이 극을 쓴 조나단도 젊은 나이에 죽었지만 ‘렌트’라는 훌륭한 작품을 남겼죠. 조나단도 우리와 똑같은 고민을 했을 거예요. 이렇듯 이 공연은 20대 초반, 30대, 나이 든 분들도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인 것 같아요. 끊임없는 선택에 대한 조건, 그런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할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아요.
▲ 건명 : 해선씨가 말했듯이 정말 모두가 느낄 수 있는 내용입니다. 서른이 되기 싫어하는 조나단의 이야기거든요. 열심히 살기는 하지만 너무 조급하고 성급하게 하지 말고 조금 여유 있게 가자라는 내용인데, 어린 친구들이 와서 많이 느꼈으면 합니다.
▷ 과거와 현재 배우의 환경은 어떤 것 같나요?
▲ 건명 : 외적으로 많이 달라졌어요. 7,8년 전에 택시를 탈 때 기사님이 직업이 뭐냐고 물으시면 ‘뮤지컬 배우입니다’라고 말하면 뭔지 모르는 분들이 많았죠. 하지만 요즘에 뮤지컬 배우라고 말하면 ‘우와, 사인 한 장 받아야겠는데요’라고 말하는 시대가 왔으니 그것만 해도 많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죠. 작품수도 많아져서 배우들이 설 자리도 많아졌고요. 하지만 너무 순간적으로 커지다 보니 속 알맹이 없이 겉포장만 예쁘게 하는 시장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한편으로 씁쓸하기도 해요.
▷ 지금까지 작품을 해오면서 내적 성장을 가져다준 특별한 작품이 있나요?▲ 해선 : 한 작품만 말하기는 좀 어려워요. 매 작품마다 특별하고 정말 다양하게 저를 바꿔준 작품들이 많아요. ‘토요일 밤의 열기’의 경우에는 큰 부상을 입고도 공연을 했어요. 의사들도 무대에 6개월 이상 설 수 없을 거라고 말했고, 관리를 잘못하면 2년 정도 제대로 못 걸을지도 모른다고 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이었거든요. 지금도 오른발이 좋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간 내에 극복을 해서 공연을 했으니 그 작품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저를 많이 성숙시킨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또한 ‘맘마미아’의 경우에는 저를 대중적으로 알리게 해준 작품이에요. 배우는 매 작품마다 무언가 배워가요. 배우는 양파처럼 껍질을 벗겨도 끝이 없는 것 같아요. 한 작품마다 저에 대해 껍질을 벗기기도 하고 또는 제 자신을 발견하는 것 같거든요. 특히 30대에 만났던 작품들이 저를 깊고 진하게 만들어 준 것 같아요.
▲ 건명 :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공연기간도 길고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연습을 하기 때문에 잘 잊히지 않아요. 그 중에서도 조나단이 만든 ‘렌트’는 저를 수면 위로 올려준 뮤지컬이에요. 제가 고등학교에서 연극반하면서 배우는 관객에게 주는 사람이고 관객은 받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하지만 저는 ‘렌트’를 하면서 관객이 나에게 주고 있고, 나는 그것을 되받아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사실 제가 할 말만 한다면 이렇게 벅차지 않을 텐데, 관객과 배우가 그런 방법으로 같은 공간에서 소통을 하고 있으니까 이렇게 충만하고 터질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거라는 것을 알게 해준 작품이었거든요.
▷ 많은 관객들이 ‘틱,틱...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 해선 : 많은 분들이 뮤지컬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영화나 티브이보다 비싼 뮤지컬 공연을 많이 보러와 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공연을 보면서 그 돈이 아깝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저희는 너무 기쁘고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 저희도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저희가 그리고자 하는 ‘틱,틱...붐!’이 어떤 것인지 지켜봐주세요.
▲ 건명 : 7년 전에 ‘틱,틱...붐!’을 할 때도 겨울이었는데 올해도 겨울에 하게 되어서 너무 기쁩니다. 이 작품은 눈이 녹아내릴 만큼 따뜻한 작품입니다. 꼭 보러 오셔서 여유로움과 따뜻함을 흠뻑 가져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백수진 기자 psj12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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