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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성’이 빛나는 배우 고영빈, 그가 사랑받는 이유

 

 

지난 9월 오픈한 뮤지컬 ‘조지엠 코핸 투나잇!’, 한국에 모노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안겨준 매력적인 세 남자 임춘길, 고영빈, 민영기의 ‘조지엠코핸되기’는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그 중 가장 차분하고 중후한 ‘코핸’을 그려내고 있는 뮤지컬배우 고영빈 씨를 만났다. 그의 남성적인 이미지는 ‘바람의나라’에서의 ‘무휼왕’을 막 떠올리게 하지만 밝고 활달한 재간둥이 ‘코핸’과도 무척 잘 어울린다. 또한 고영빈 씨는 이달 17일부터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될 뮤지컬 ‘벽을뚫는남자’에서 주인공 ‘듀티율’역에 캐스팅되어 맹연습 중에 있다.
조곤조곤 풀어놓는 그의 뮤지컬 배우의 인생이야기는 오늘 주어진 그의 명성이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게 했다. 그의 부지런한 하루 일과부터 물어 본 인터뷰, 그의 차분한 매력 속으로 함께 가보자.

- 그의 일주일, 아주 ‘바쁨’
그는 일주일에 세 번 ‘조지엠코핸투나잇!’의 공연이 있고 그 외의 시간은 모두 ‘벽을 뚫는 남자’의 연습이 있다고 했다.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공연과 연습에 쉬는 날이 없다는 영빈 씨의 얼굴에 살짝 피곤함이 보였지만 다시 툭 털고 공연 준비를 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배우다. “배우가 바쁘다는 건 좋은 거죠. 지금처럼 한국 뮤지컬의 부흥기에 배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합니다. ‘이 부흥을 내가 끌어내리지는 말아야지’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작품에 임하고 있습니다.(웃음)”

- 스스로 아직 완벽한 ‘코핸’이라 생각하지 않아
‘조지엠코핸투나잇!’은 9월 초 시작해 이제 공연의 중반을 넘어섰다. “아직 저 스스로가 아주 완벽한 ‘코핸’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매번 조금씩 더 발전해요. 차츰 공연초반에 연습한 대로 잘 안 보여질까봐 걱정했던 두려움이 많이 없어졌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할 능력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실수가 있으면 극 전체가 흔들리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고. 그렇기에 늘 격려의 말을 해주는 주위 분들이나 팬에게서 큰 힘을 얻는다고 했다.

- 그 많은 대사와 노래, 어떻게 외웠나
이렇게 많은 대사와 노래는 그에게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했다. “대사와 노래는 연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외워지는 것인데 이번 작품 연습 때는 그게 안 됐어요(웃음) 대본을 외우는 데 스트레스를 받았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라며 그 힘들었던 과정을 상기하는 듯 보였다. “정말 다 외워졌다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또 아니더라고요. 공연을 한 달 앞두고는 ‘정말 이 작품 올라갈 수 있을까’하는 걱정까지 했었어요. 정말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나갔다를 수백 번도 넘게 한 거 같아요. 그러다가 신기하게도 어느 순간 다 되더라고요”라며 그동안 외워졌다 안 외워졌다 반복하던 것이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 이지나 연출과의 인연
지난 9월 초 이 작품의 프레스콜 때 연출을 맡은 이지나 씨가 갑자기 눈물을 쏟아 배우들과 기자들을 당황케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옆에 있던 영빈 씨도 함께 눈물을 보였는데 그 이유에 대해 물었다. “이지나 선생님께서 이 작품으로 저희들에게 ‘몹쓸 짓’하는 건 아닌가 하시면서 많이 걱정 하셨어요. 이 작품이 잘되고 못되고를 떠나서 본인이 가장 아끼는 세 배우들에게 이 작품이 큰 오점으로 남을까봐 많이 힘들어하셨어요.” 그때 그 마음이 보여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그만큼 준비하는 동안 참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이지나 연출과 고영빈 씨는 많은 작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춰왔다. “저에게 ‘끼 없는 배우’라고 하시면서 저를 많이 걱정하세요. 그러면서도 괜히 기교부리면서 바꾸려고 하지 말고 제가 가진 진실성을 놓지 말라며 도움도 많이 주세요.” 그런 점이 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지나 연출은 배우의 아주 작은 매력까지도 무대에서 빛나게끔 만들어주는 연출가로 유명하다. “일단 배우를 살려야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배우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가장 큰 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그런 연출가예요.”

- 실제 고영빈, ‘차 한 잔 마시면서 책보는 사람(?)’
고영빈 씨에게 ‘바람의 나라’때의 ‘무휼왕’의 이미지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실제 성격은 어떤지 물었다. “어휴, 저는 그렇게 묵직하고 용맹스럽지 못해요.(웃음) 또 ‘코핸’처럼 발랄하고 늘 자신감에 넘치는 사람도 아니죠. 실제 저는 그냥 ‘차 한 잔 마시면서 책보는 사람’이에요. 정말 재미없죠?(웃음)”라며 그런 자신이 지금 배우를 하고 있는 것이 스스로도 가끔 의심스럽다고 했다. “저는 정말 끼가 없어요. 애드립도 없고 실수도 별로 없죠. 작품도 연습 할 때와 실제 공연 때가 크게 다르지 않아요.” 하지만 그의 팬들은 그의 ‘한결같음’과 ‘고즈넉함’을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 그의 배우 인생, 지금이 오기까지
고영빈 씨는 대학교 2학년 때 우연히 나간 대학연극제에서 본인의 팀이 대상을 받으면서 배우의 큰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무대에서 박수 받는 것이 그렇게 좋더라고요. 그 후에 휴학을 하고 ‘아가씨와 건달들’이라는 작품에서 앙상블을 하며 배우생활을 시작했죠.” 그 후 5~6년 동안 진로에 대한 방황하다 27살이 되던 해에 시립뮤지컬단에 입단하여 본격적으로 뮤지컬 배우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그는 2003년 11월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어 한 마디 못하던 그가 일본행을 결심했던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저에게는 돈을 벌면서 무대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곳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던 어머니가 일본에 계셨죠.” 그는 일본에서 일본어공부와 극단생활을 동시에 하느라 무척 고된 날이 많았지만 그래도 크게 만족한다고 말했다. “외국 사람으로서 대사가 있는 배역을 처음으로 맡았어요. 그 후로 ‘시키’의 외국 배우들도 조연은 물론 주연까지 하게 되었죠. 그런 가능성을 열어주었던 것에 매우 만족해요.” 그는 입단 4개월째 되던 때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의 ‘시몬’역의 오디션을 통과해 만족스런 공연을 했고 그 후 여러 작품에서 실력과 경험을 쌓았다. 그때 인연이 되었던 일본 팬들은 아직도 그를 응원하고 있다고.

- 처음 대본을 받아 리딩 할 때의 첫 느낌이 가장 중요
배우들은 자신의 공연 때문에 다른 공연을 자주 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디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을까. “저는 처음 대본을 받아 리딩할 때의 첫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연습하면서 새록새록 새로운 느낌이 들더라도 나중에 ‘아! 이거다’ 싶은 것들은 그 첫 느낌이 맞더라고요.” 또한 그는 함께 일하는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저는 연기, 음악, 안무 등에서 아직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서로가 프로페셔널하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부분에서 서로가 도움을 주고 받아야하죠”라며 연출님, 음악감독님, 스태프 및 함께 일하는 배우들까지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스승이라고.

- ‘자랑스럽다’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힘이 솟아
그에게 슬럼프가 있었냐고 물었다. “슬럼프요? 저는 며칠에 한 번씩 오는 것 같아요.(웃음) 일본에 있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래요. 그래도 참 단순한 게 공연이 한번 만족스럽게 끝나면 그 힘들었던 모든 것이 사라져요. 그게 제 생활이 된 것 같아요”라며 그가 다시 일어서는 원동력은 역시 ‘무대’라고 했다. 또한 그는 ‘자랑스럽다’라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힘이 솟는다고. “그것이 빈 말이라 해도 무엇보다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는 것 같아요.”

- 차기작 ‘벽을뚫는남자’의 ‘듀튀율’, 그가 바로 나
“아마 저에게 배우가 아닌 다른 직업이 있다면 정말 무미건조하고 심심한 직업일거예요.”라며 차기작 ‘벽을뚫는남자’에서 맡은 ‘듀튀율’의 성격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했다. “참 재미없고, 소심하고, 쓸데없는 것에 신경 쓰는 그런 사람이죠. 이 ‘듀튀율’을 분석하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웃음)” 그는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이렇게 행복하게 웃으면서 살지 못했을 거라 했다. 그는 지금도 행복을 위해 더 많이 노력중이라고.

진실성이 빛나는 배우 ‘고영빈’, 무대의 간절한 부름에 공명하는 그의 시간을 팬들은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정상까지는 아직은 더 많이 가야한다고 말했지만 그 차분하고 나지막한 목소리에서 이미 그 행복이 그의 곁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조지엠코핸투나잇 11월30일까지 동양아트홀, 벽을뚫는남자 17일부터 동숭아트센터.)



공정임기자 kong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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