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13년의 끝이 다가왔다. 언제 왔나 싶게 떠나버리는 한해를 붙들고 싶어지는 때다. 부쩍 다가온 추위에 연말 계획을 세우는 이들도 늘고 있다. 가족과 연인, 친구와 함께 보낼 연말을 기획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공연’이다.

특수를 맞이한 공연계는 대형 공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따뜻한 분위기의 동화 같은 작품부터 스펙터클하고 웅장한 무대도 있다. 올 연말, 어떤 작품을 선택해야 실패와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온 가족이 즐기는 진정한 가족뮤지컬
뮤지컬 ‘위키드’ 
11월 22일부터 2014년 1월 26일까지

뮤지컬 ‘위키드’는 한국어 초연을 앞두고 있다. 200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뮤지컬 ‘위키드’는 10년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가 히트작이다. 작품은 대중에게 잘 알려진 ‘오즈의 마법사’의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품은 지난해 12월 오리지널 팀으로 내한공연을 펼쳤다. 내한공연은 공연 50여일 만에 15만 관객 돌파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우며 흥행 가도를 달렸다. 올해는 뮤지컬 ‘위키드’의 탄생 10주년을 맞아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공연이 확정됐으며 UK투어, 멕시코와 함께 한국 초연이 이뤄진다.

뮤지컬 ‘위키드’는 화려한 무대로 잘 알려져 있다. 총 350여 벌의 의상, 100여 개의 가발은 6개월에 걸쳐 제작됐다. 제작비만 해도 약 40억 원에 이른다. 한국 공연은 뮤지컬 ‘위키드’의 의상 제작을 맡아온 디자이너 ‘빌리 로치’가 제작부터 피팅까지 의상 전 제작 과정에 참여했다.

한국 공연은 국내 최고의 뮤지컬스타와 신선한 얼굴들로 무장해 관객을 만난다. 초연 결정 당시 가장 세간의 주목을 끈 것은 주연 배우 캐스팅이었다. 오디션은 2013년 1월부터 7개월간 7차례 이어졌다. 올해는 초록마녀 ‘엘파바’ 역으로 옥주현과 박헤나가 낙점됐다. ‘글린다’ 역은 정선아와 김보경이, ‘피에로’ 역은 이지훈과 조상웅이 캐스팅됐다. 그 외에도 남경주, 김영주, 조정근, 김동현, 이예은 등이 참여한다.

최근 뮤지컬 ‘위키드’는 배우들의 연습현장 공개로 화제를 모았다. 연습은 9월부터 시작됐다. 배우들은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연습 시스템 아래 강행군을 이어나가고 있다. 연습은 하루 12시간 연습, 36명의 배우 100% 참석을 철칙으로 이뤄진다. ‘엘파바’ 역의 옥주현은 “역대 가장 힘든 연습이다. 이제껏 했던 작품 중 가장 큐가 많은 작품인지라 지켜야 할 약속도 많고 정말 힘들다”고 밝혔다.

연말을 데울 따듯한 사랑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11월 13일부터 2014년 1월 2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1996년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된 뮤지컬이다. 작품은 이듬해 프랑스의 ‘토니상’이라 불리는 ‘몰리에르상’의 최우수뮤지컬상과 최우수연출상을 수상했다. 2002년에는 ‘아모르’라는 이름으로 상연됐고, 토니상 5개 부문과 드라마데스크상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작품은 20세기를 대표하는 단편 소설가로 불리는 ‘마르셀 에매’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각색은 ‘디디에르 반 코웰레르’가 각색하고, 영화 ‘쉘부르의 우산’, ‘007시리즈’,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등으로 세 번의 아카데미상과 다섯 번의 그래미상을 수상한 ‘미셀 르그랑’이 곡을 붙였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1940년대 프랑스 몽마르트를 배경으로 독특한 상상력을 녹여낸다. 주인공 ‘듀티율’이 어느 날 벽을 지나다닐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고 프랑스 전체를 들썩이게 하는 사건의 주인공이 된다는 내용이다. 작품은 유쾌 발랄한 재치와 유머를 잃지 않으며 따뜻한 감동을 안겨준다.

이번 공연은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이목을 끌었다. 벽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능력을 얻게 된 남자 주인공 ‘듀티율’ 역은 이종혁과 마이클 리, 김동완이 트리플 캐스팅됐다. 극의 웃음을 담당하고 있는 의사 ‘듀블’ 역은 고창석과 임철형이, ‘듀티율’이 순정을 바치는 여인 ‘이사벨’ 역은 최수진이 캐스팅됐다. 이외에도 이정화, 강연종, 성열석, 조진아, 심재현, 손승원, 정지환, 이경미 등의 실력파 뮤지컬배우들이 출연한다. 임철형은 이번 공연에서 배우뿐 아니라 연출도 함께 맡는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설앤컴퍼니, 쇼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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