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 뮤지컬 제작사인 쇼틱커뮤니케이션즈(이하 쇼틱)의 김종헌 대표를 만났다. 그는 86년 배우로 데뷔해 10여 년 동안 경험을 쌓은 후 94년부터 송승환 대표와 함께 뮤지컬 '우리집 식구는 아무도 못말려’, ‘고래사냥’ 등을 제작했다. 그 이후 PMC프로덕션으로 전향하여 ‘난타’, ‘달고나’, ‘뮤직인마이하트’등 프로듀서 생활 10년 후 지난 2006년 창작기획사 쇼틱을 창업했다. 20여년의 현장경험을 통해 오랜 노하우와 감각을 익혀온 김 대표가 이끄는 쇼틱은 그동안 창작뮤지컬만을 제작해 왔다. 다음달 13일부터 충무아트홀에서 올려 질 ‘컨페션’과 내년에 올려 질 세편의 창작뮤지컬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종헌 대표, 국내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지표로서 더욱 발전할 쇼틱을 함께 만나보자.
-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 되어야죠”
쇼틱은 뮤지컬 ‘살인사건’, ‘키스미타이거’, ‘컨페션’, ‘첫사랑’ 등 창작뮤지컬만을 고집해왔다. 또한 향후 준비된 라인업 또한 창작뮤지컬이다. “제가 즐거워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우선은 자기만의 색깔이 중요해요. 그것과 대중들이 맞는 부분을 커뮤니케이션해야 하죠. 그런 부분을 생각해서 저희 쇼틱을 작지만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 그런 회사로 만들고 싶어요. 그래야 그 후에 좀 규모 있는 회사가 되더라도 더욱 발전할 수 있죠”라며 문화의 다양성과 소재의 다양성을 가진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자기만의 색깔’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로 그것을 대중의 기호와 잘 맞추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중극장 창작뮤지컬의 메카
3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창작뮤지컬은 소극장이 대세였다. 그때 우리 뮤지컬이 대형 라이선스 작품에 차별화된 의미로서의 소극장 뮤지컬을 개발했다면 지금은 다르다. “이제 외국 라이선스 작품도 소극장작품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요. 이미 검증된 작품에 우리 창작뮤지컬은 설 자리를 잃어갑니다. 왜냐하면 소극장 작품의 자본으로는 좋은 인력을 데려 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좋은 인력을 라이선스 뮤지컬에 뺏기게 되요.”라며 이제부터는 티켓박스를 좀 더 키워 중극장으로 작품을 올릴 예정이라고 했다.
- Showtime is creative!
김 대표는 ‘창작’의 즐거움을 크게 생각했다. “창작이 즐거워요. 우리의 우수 창작자들에게 그런 동기부여를 주고 경제적인 보상도 어느 정도 해 줘야죠. 저희가 다음에 올릴 작품들은 모두 배우나 스텝들이 그런 창작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년 4월 600석 규모의 중극장에서 올려질 뮤지컬 ‘소리도둑’은 남경주씨, 최정원씨 주연에 글 조광화, 작곡 김혜성 등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팀이 함께한다. 그리고 내년 7월에 올려질 ‘내 마음의 풍금’ 역시 오만석씨와 작곡가 김문정씨가 함께 하며, 이어 어린이극의 대가 이영란 씨와 함께 ‘행복한 왕자’라는 음악극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특히 이 작품은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동화 ‘행복한 왕자'를 이영란씨 특유의 상상력으로 채우며 무대 위 모든 사물은 종이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 작품 역시 작곡가 예민, 의상에 한젬마, 내레이션의 이금희 아나운서 등 최고의 인력이 투입되어 제작 중에 있다.
- 창작뮤지컬 제작은 ‘자식을 키우는 것’과 같아
“창작 콘텐츠는 어린아이의 탄생과도 같아요. 그 아이가 건강하게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밥도 먹이고, 공부도 시키고, 유학도 보내야하죠. 그 친구가 잘 성장해서 부모한테 효도하려면 그만큼의 시간과 끊임없는 애정이 필요해요”라며 콘텐츠도 하나의 인격이라고 강조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재 우리 공연계에는 한번 낳아놓고 끝인 ‘사생아’ 작품들이 많다. 김 대표는 그런 부분을 보완해서 우리 시장을 건전하게 성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도덕성과 책임감이 필요해요. ‘돈이 될 꺼야’라는 생각만으로는 안됩니다.”
- 1차 크리에이티브 팀의 ‘습작의 기회’를 늘려야
“우리 창작시장이 발전하려면 좋은 극장에서 젊은 친구들이 마음껏 작품을 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야 해요. 성공이라는 것은 실패를 한 다음에 하는 것이죠. 창작자들이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가지고 많은 습작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대형 프로젝트에 몇 십억씩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시적인 시각에서 창작자들의 제도적인 육성책이 필요합니다” 라며 수많은 진화 과정을 겪고 있는 그들에게 실패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좋은 프로듀서는 ‘좋은 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프로듀서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 “제 스스로 늘 채찍질하는 부분은 책임과 권한이에요. 책임은 프로젝트를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약속한 경제적인 보상이나 대우를 지켜야 되는 그런 펀딩의 책임이구요. 그 다음에 예술적인 안목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캐스팅한 작가 및 연출가들이 좀 더 자기 생각과 소신을 갖도록 도와주고 밀어주고 제안도 해주어야 합니다.” 김 대표는 그것은 앉은자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좋은 프로듀서는 좋은 발이라고 생각합니다. 발품을 얼마나 많이 팔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얼마나 많은 공연을 보느냐에 달려 있죠. 그런 평소의 공부를 바탕으로 좋은 인재를 보는 분별력과 안목을 키워야 합니다. 감각만 가지고는 안 됩니다”라며 그런 부분은 스스로도 많은 노력 중이라고 했다.
- 우리 뮤지컬은 지금도 변화 발전 중
“우리 뮤지컬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공연을 보는 20대의 젊은 관객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공연장을 찾기 때문입니다. 이에 창작자들은 자기 직업에 대한 신념이 명확해야 합니다. 자기 일을 천직으로 생각해 비가 오나 눈이오나 즐거워서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야 시장이 발전해요.”라며 지금 우리 공연은 지나친 과잉공급으로 몸앓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확산되고 있어요. 지금의 현실은 문화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 상황이라 생각하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예요. 거시적인 시각에서 보면 지금의 현실은 그런 타이밍인 것이죠”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디어 또한 당장의 빅스타에 집중하지 말고 거시적인 안목을 함께 가져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 “나의 정체성이 가장 중요”
김종헌 대표는 관객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야 쇼틱의 색깔이 생기고 그 색깔을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생길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창작뮤지컬은 지금 과도기적 상황으로 한쪽에서는 축배를 들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거품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시장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우리의 우수 콘텐츠를 양지로 끌어내고 또 우수 창작자들을 발굴 육성해야 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 중심에 쇼틱커뮤니케이션즈가 있다. 많은 경험과 노력에서 온 앞선 감각으로 쇼틱만의 색을 만들 날이 더욱 기대가 된다.
공정임기자 kong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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