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성북동비둘기가 연극 ‘헤다가블러’로 돌아온다.

작품은 리얼리즘 연극의 시초라 불리는 헨릭 입센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부와 명예를 가졌지만 이상과 꿈, 현실 사이에서 한 여자가 겪는 근원적 딜레마를 다룬다.

극단 성북동비둘기는 주인공 ‘헤다가블러’를 제외한 모든 인물들이 ‘헤다가블러’를 ‘가정과 여성성’의 틀로 몰아세우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여자답게 굴 것’, ‘가족에게 충실할 것’, ‘다정할 것’, ‘영원히 아름다울 것’ 등의 끊임없이 요구 속에서 ‘헤다가블러’는 홀로 속박된다.

이번 공연은 원작을 실험실 속 대상자가 되어버린 ‘헤다가블러’와 그녀를 테스트하는 주변인들의 모습으로 담는다. 실험자들은 실험을 위해 ‘헤다가블러’의 앞에서 연극을 한다. 오직 ‘헤다가블러’만이 자신의 ‘현실’ 속에서 반응하고 고통받는다.

극단 성북동비둘기는 2005년 창단했다. 고전작품의 해체 및 재구성을 통해 작품의 실험적 탐색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런 작업을 통해 현대 사회에 필요한 새로운 문제의식을 고취와 혁신적인 연극적 형식 찾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공연은 12월 9일까지 연극실험실 일상지하에서 펼쳐진다. (문의: 02-766-1774)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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