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극계는 주목할 만한 두 편의 작품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민감한 사회 문제인 ‘왕따’를 소재로 다룬다. 일본 작가 ‘하타사와 세이고’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국 현실에 맞게 새롭게 무대에 오른다. 연극 ‘The Lover’는 부조리극의 대가로 불리는 ‘해롤드 핀터’의 작품이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섹슈얼하고 대중적인 작품으로 불린다. 색다른 소재와 탄탄한 작품성을 원하는 관객이라면 극장에서 연극 한 편 만나 보는 것은 어떨까.

누가 우리 아이를 괴물로 만들었나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7월 29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2008년 일본에서 초연됐다. 한국에서는 지난 1월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으로 명동예술극장에서 첫선을 보였다.

원작자인 ‘하타사와 세이고’는 2006년 왕따 문제로 자살한 두 학생의 언론보도를 보던 중 가해 학생들이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데 모티프를 얻었다.

작품은 서울의 한 중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왕따’를 견디지 못해 한 여학생이 자살을 선택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학생들의 부모들은 상담실로 소집된다. 사건의 증거는 죽은 여학생이 주변 지인들에게 보낸 가해 학생들의 이름이 적힌 유서가 전부다. 부모들은 ‘설마’하는 생각에 밝혀지는 진실들을 외면한다.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한 여학생의 자살 사건으로 인해 한곳에 모인 가해 학생들의 부모들의 모습을 통해 냉정한 시선으로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을 들여다본다.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명배우들의 출연으로 공연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에는 손숙, 이대연, 서이숙, 김재건, 박용수, 길해연, 손종학 등 연기파 연극배우들이 함께한다. 이번 공연은 연극 ‘M.Butterfly’, ‘지하생활자들’, ‘주인이 오셨다’ 등의 김광보가 연출을 맡았다.

중산층 부부의 욕망과 경계
연극 ‘The Lover’
8월 13일(월)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연극 ‘The Lover’는 부조리극의 대가라 불리는 ‘해롤드 핀터’의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연극 ‘리턴투햄릿’, ‘M.Butterfly’에 이은 연극열전4의 세 번째 작품이다.

작품은 런던 근교의 평범한 가정집을 배경으로 한다. 남편인 리처드는 출근 준비를 하고, 아내 사라는 집안을 정리한다. 평범한 가정처럼 보이지만 리처드는 아내의 볼에 키스하며 ‘당신 애인, 오늘 오나?’하고 묻는다. 연극 ‘The Lover’는 평범한 부부의 이중생활을 통해 중산층 부부의 욕망과 경계, 사랑, 결혼, 소통에 대해 말한다.

연극 ‘The Lover’의 원작자인 ‘해롤드 핀터’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다. 그는 1959년 첫 희곡 ‘방’을 발표한 후 ‘덤 웨이터’, ‘생일파티’, ‘관리인’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해롤드 핀터’의 작품은 일상적인 언어 사용과 부조리한 분위기 등을 드러낸다. 특히, ‘해롤드 핀터’는 ‘핀터레스크’라는 용어를 탄생시킬 만큼 독특한 작품 스타일을 보여준다. ‘핀터레스크’는 구어체로 극을 이끌어 가면서 발생하는 ‘말과 말 사이의 생략’, ‘문장과 문장 간의 사이’, ‘오가는 대화 속의 침묵’ 등 ‘해롤드 핀터’ 특유의 모호한 어법이 가미된 스타일을 통칭하는 말이다.

이번 공연은 극단 이안 대표인 오경택이 연출을 맡는다. 그는 연극 ‘레드’, ‘갈매기’, ‘피아프’ 등을 연출했다. 연극 ‘The Lover’의 중산층 가정의 가장 리처드 역에는 송영창이, 부인인 사라 역에는 이승비가 출연한다. 부부의 욕망을 이끌어 내는 우유 배달부 역에는 김호진이 함께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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