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 서는 배우에게 캐릭터는 ‘옷’이다. 배우는 자신에게 주어진 옷을 입고 무대로 나가 자신이 걸친 옷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옷’이 배우에게 얼마나 잘 어울리느냐에 따라 관객은 작품에 매력을 느끼거나 실망하기도 한다. 그들에게는 빈티지룩이 잘 어울릴 수도 있고, 화려한 드레스가 잘 어울릴 수도 있으며 각양각색의 의상이 모두 몸에 꼭 들어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꼭 한 번쯤 입어 보고’ 싶은 옷이 있게 마련이다. 배우들이 꼭 한 번쯤 ‘입어 보고 싶은’ 꿈의 배역은 무엇일까. 최근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다섯 명의 배우에게 물었다.

“뮤지컬 ‘아이다’의 아이다 해보고 싶어”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삼총사’, ‘잭더리퍼’
배우 김아선

뮤지컬배우로서 정말 많은 것을 도전하고 싶다. 아직 해보지 않은 작품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뮤지컬 ‘아이다’의 ‘아이다’를 해보고 싶다. 이미지상으로 누가 봐도 김아선은 ‘암네리스’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하신다. 하지만 내 안에 있는 정서는 ‘아이다’다. 동생인 김우형 배우가 이 작품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김우형 배우가 뮤지컬 ‘아이다’의 ‘라다메스’를 하지 않을 때 도전을 해보면 어떨까 한다.(웃음) 또 한 가지는 이미 했던 작품이지만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을 다시 해보고 싶다. 2005년에 출연했었다. 무대에 서면서도 행복한 작품이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루시’ 하고 싶었다”
뮤지컬 ‘햄릿’, ‘렌트’
배우 윤공주

배우가 하고 싶은 작품을 꼽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고 싶은 역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정말 하고 싶었던 뮤지컬 ‘렌트’의 ‘미미’ 역을 했다. 예전에는 ‘지킬앤하이드’의 ‘루시’를 정말 하고 싶었다. 이미 많은 선배님들이 정말 연기를 잘해주셨던 역이다. 지금 ‘루시’ 역을 하게 된다고 해도 잘해야 본전일 것 같다.(웃음) 개인적으로 ‘New life’라는 곡을 좋아한다.

“뮤지컬 ‘모차르트!’, ‘난넬’ 역 탐나”
뮤지컬 ‘빨래’, ‘모차르트!’
배우 차미연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주인공 ‘볼프강’의 누나인 ‘난넬’이라는 역이 있다. 그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다. 뮤지컬 ‘모차르트!’의 초연 지방 공연 당시 ‘난넬’로 출연했던 배해선 배우님의 커버로 잠시 무대에 선적이 있었다. 그때 잘 해내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다시 기회가 된다면 좋은 무대를 만들고 싶다. 지금 뮤지컬 ‘빨래’에 출연하고 있지만 소극장 뮤지컬은 어떤 작품이라도 또 해보고 싶다. 정말 매력적이고 신나는 작업이다.

“처음으로 뮤지컬에 관심 갖게 한 ‘헤드윅”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 ‘쓰릴 미’
배우 강하늘

가장 하고 싶은 작품은 ‘헤드윅’이다. 작품에 나오는 ‘The origin of love’이라는 넘버를 참 좋아한다. 처음에는 연극에만 몰두했고 좋아했다. 뮤지컬 장르에 큰 관심은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헤드윅’ 영화를 보고 ‘이런 것도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때 처음으로 뮤지컬에 관심을 가졌다. 뮤지컬 ‘헤드윅’은 단 한 번도 보지 않았다. 나중에 내가 이 작품을 하게 됐을 때 따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릴 적 봤던 ‘브로드웨이 42번가’의 ‘페기 소여’, 잊지 못해”
뮤지컬 ‘코요테 어글리’
배우 장희영

어릴 적 가족과 함께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보러 간 적이 있었다. 작품을 보고 난 뒤에 어린 마음인데도 주인공 ‘페기 소여’를 정말 하고 싶었다. 정말 앙증맞고 예쁘고 귀여운 캐릭터다. 옥주현 선배님과 바다 선배님이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을 하는 것을 봤다.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 집에서 이 작품을 보고 집으로 돌아와 탭댄스를 따라 췄던 기억이 난다. 잊지 못할 뮤지컬이다. 기회가 닿으면 해보고 싶고, 해보면 정말 보람이 있을 것 같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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